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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일탈(逸脫)을 꿈꾸는 아이들의 선택 ‘조퇴’와 ‘외출’

월요일 퇴근 시간, 한 어머니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무엇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 어머니의 목소리가 상당히 격앙되어 있었다. 그리고 신분을 물어보기도 전에 다짜고짜 물었다.

“선생님, 병 조퇴의 기준이 뭔가요?”

어머니는 학교의 병 조퇴 기준이 어떻게 되는지를 자세하게 물었다. 그리고 학생이 병 조퇴를 할 경우, 부모에게 연락을 해주는지도 물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었지만, 아프지도 않은 아이가 질병 조퇴를 빙자하여 집에 와 있는 것에 화가 난 어머니가 전화한 것이었다. 그것도 일주일이 시작되는 월요일부터 말이다. 우선 학교 규정에 나온 질병 조퇴의 기준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난 뒤, 좀 더 알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담임과 통화해 볼 것을 권유했다. 그제야 학부모는 마음이 진정된 듯 죄송하다며 전화를 끊었다.

최근 단순히 학교에 있기 싫다는 이유만으로 일탈(逸脫)을 꿈꾸는 아이들이 더러 있다. 질병과 관련된 조퇴, 지각, 결석, 결과 등은 대학입시 출결점수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아이들은 그들의 일탈 방법으로 질병 조퇴나 외출을 선택하곤 한다. 무엇보다 아파서 병원에 가야겠다는 아이를 그대로 내버려 둘 수 없는 처지에서 교사는 할 수 없이 조퇴나 외출을 허락해 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는 불필요한 외출과 조퇴로 발생할 수 있는 것이 아이들의 수업결손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런 식의 수업 결손은 결코 보충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이들의 수업 결손을 막기 위해서라도 학교 차원에서 철저한 교육과 관리가 필요하다. 질병의 경우, 단지 학생의 이야기만 듣고 조퇴나 외출을 허락하기보다 학교 보건 교사의 소견을 듣고 조퇴를 허락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데 가끔 외출 나간 학급 아이가 제시간에 돌아오지 않아 걱정하는 담임 선생님을 볼 때가 있다. 따라서 본의 아니게 정해진 외출 시간을 넘긴 아이들은 전화를 걸어 늦은 사유를 이야기해 줌으로써 담임 선생님의 걱정을 덜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외출 시, 꼭 필요한 볼일만 보고 제시간에 돌아오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히 평일 학생이 학교에 있을 시간에 교복을 입고 쓸데없이 시내를 배회하는 것 자체가 남들 눈에는 이상하게 비칠 수가 있다. 외출도 일과 시간의 연장인 만큼 학생들은 가능한 외출 시간을 반드시 지켜야 할 필요가 있다.

아침에 등교하여 아무런 탈 없이 귀가하기를 바라는 것이 자녀를 둔 모든 학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그리고 그 아이들을 잘 보살펴 무사히 집으로 귀가시키는 것이 학교의 책무가 아닌가 싶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나라 학부모 대부분은 학교로부터 걸러 온 전화를 그다지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더군다나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거의 학교를 방문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소통의 부재로 학교와 학부모 간 적지 않은 벽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학교생활 중 급한 사안이 발생했을 때는 반드시 학부모에게 그 사실을 알려 아이들이 아프다는 것을 빙자하여 수업을 빼먹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절제된 생활을 통해 학교생활을 충실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일부 아이들의 무절제한 행동이 가끔 성실하게 학교생활을 잘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선의의 피해를 주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피해와 수업 결손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본교는 일과 시간 중 ‘외출 안 하기 운동’을 벌였다.

일과 시간, 불필요한 조퇴나 외출을 삼가 시켰으며 부득이 외출이나 조퇴를 꼭 해야 하면 본 수업시간을 피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가벼운 질병이면, 학교 보건 교사의 처방을 받아 보건실에서 잠깐이나마 쉬게 함으로써 수업 결손을 최소화시켰다. 이 운동을 시작한 이래로 많은 아이들의 불필요한 외출과 조퇴가 많이 줄어들었다.

아이들의 외출이 일탈(逸脫)의 수단으로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 절제된 생활에서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진정 올바른 청소년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따라서 교사의 관점에서 아이들이 일상(日常)을 현명하게 잘 극복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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