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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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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옥잠화가 주는 교훈

어제 새벽은 제법 시원함을 맛보았다. 맛보기였다. 폭염은 계속 되고 열대야는 끊이지 않지만 곧 머지않아 아침저녁으로 시원함을 맛보게 될 것을 예고해 주었다. 기다림이 좋은 이유는 바로 맛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오늘도 뒷산에 올랐다. 산에 오르면 간간이 부는 바람 때문에 산을 찾는지도 모른다. 이 자연의 바람은 에어컨바람과 비교가 안 된다. 선풍기도 마찬가지다. 자연이 주는 바람만이 참 바람이다. 신선한 바람이다. 상쾌함을 느끼게 된다.

거의 매일 오르는 산이지만 오늘에 옥잠화가 눈에 띄였다. 옥잠화가 예쁘고 하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옥잠화가 주는 교훈이 있었다.

옥잠화가 자라는 곳은 열악한 환경이다. 햇볕이 잘 드는 곳이 아니다. 그늘에서만 자란다. 음지에서만 자란다. 그 외의 곳도 자라긴 하지만 환경이 좋지 않다. 그래도 이러한 환경을 탓하지 않았다. 불평하지 않았다. 원망하지 않았다.

우리들이 배워야 할 점이다. 우리들은 조금만 환경이 나쁘면 원망하고 불평한다. 마음이 완악해진다. 행동이 거칠어진다. 그런데 옥잠화는 그 반대다. 환경이 좋지 않은데도 불평이 없다. 원망이 없다. 오히려 그곳에서도 뿌리를 내리며 잘 적응을 하고 있었다. 잎도 넓적하게 푸르게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환경을 핑계하는 이는 못난 이다. 환경 때문에 공부를 못했다. 환경 때문에 살맛이 나지 않는다. 환경 때문에 제멋대로 산다. 이러면 자신의 꿈을 이룰 수가 없다. 옥잠화의 꿈은 하얀 꽃을 피우는 것이다. 때가 될 때까지 참고 또 참았다. 드디어 때가 되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맥문동도 옥잠화와 비슷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그늘에서 자란다. 음지에서 자란다. 환경이 열악하다. 그래도 분홍색의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얼마나 대견스러운지 모른다. 환경을 꿈을 이루는데 아무런 상관이 없다. 오히려 꿈을 이루는데 큰 힘이 된다.

옥잠화는 꿈이 있었다. 소박한 꿈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는 그런 꿈이 아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하얀 꽃을 피우는 것이다. 이를 참고 또 참았다. 밤에도 낮에도 꽃같은 환경 속에서 자랐지만 오직 목표를 향해 나아갔다. 마침내 꿈을 이루었다.

학생들 중에는 환경이 열악한 이가 너무 많다. 부모님의 결손가정, 가난으로 인한 어려움, 건강 때문에 힘들게 청소년을 보내는 이도 있다. 그래도 꿈을 잊지 않고 환경을 잘 극복하면 옥잠화와 같은 꿈을 이룰 수 있다.

좋은 환경을 가진 이를 부러워할 필요는 없다. 좋은 환경이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꿈과 의지와 노력, 그리고 인내가 있으면 사람다운 사람으로 우뚝 설 수 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된다. 알아주고 말고는 아무 의미가 없다. 자아성취를 통한 행복을 누리면 된다.

요즘 휴가철이다. 여행철이다. 많은 돈을 소비한다고 행복한 것이 아니다. 적은 돈으로도 더 많은 행복을 얻을 수가 있다. 산을 찾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옥잠화를 보는 것도 기쁨이고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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