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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사교육비도 한몫…입시교육에서 벗어나야

우리 나라 교육현실을 가리켜 '교육포기'와 '공교육탈출'이 팽배한 교육일탈의 장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러한 교육현실은 결국 공교육의 신뢰를 떨어뜨려 사교육 기관에 의존하거나 이것도 부족한 경우 조기유학과 교육이민을 택하고 있다. 교육이민, 조기유학의 원인을 알아보고, 그 대책을 살펴본다.

이현청(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



근자에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조기유학의 붐이 일고 있고, 이에 따른 한시적 가족 해체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심지어는 자녀교육 목적으로 교육이민을 떠나는 가정도 늘고 있다. 이러한 조기유학과 교육이민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한마디로 우리 나라 교육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우리 나라 교육에 대한 실패론자들은 한국의 교육현장을 ‘학교붕괴’ ‘교실붕괴’ ‘교단붕괴’ 등으로 표현하면서 공교육의 위기를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학교와 공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는 실제적으로 외국 교육제도하에서 자녀들의 교육을 시키겠다는 부모들의 ‘탈한국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조기유학의 경우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교육인적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 나라 총 유학생 15만7천여 명 중 ’97년 이후 2001년까지 약 55,222명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지나친 조기유학은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나 우리 나라 교육의 미래를 위해서 결코 바람직한 일만은 아니다. 조기유학을 통해 교육기회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획일화된 입시위주 교육 때문에 신장시킬 수 없었던 잠재 가능성을 개발하는 장점도 없지는 않으나 지나친 조기유학이나 무분별한 교육이민은 결국 우리 나라 공교육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21세기는 ‘보내는 유학’의 시대이기도 하지만 ‘받아들이는 유학’이 더 중요시되는 ‘교육이동의 세기’(century of educational mobility)이다. 이 점에서 볼 때 교육이민과 조기유학의 원인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결코 방관할 일도 아니며 대책이 시급한 사회문제라 볼 수 있다.


교육이민, 조기유학의 원인

흔히 우리 나라 교육현실을 가리켜 ‘교육포기’와 ‘공교육 탈출’이 극도로 팽배한 교육일탈의 장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현실은 올바른 교육활동의 저해를 의미하며 학생들의 경우 학습의욕을 상실하거나 학교체계에 부적응한 상태이고 교사들 또한 학생들과의 문화적 세대격차와 함께 신인류적 사고를 지닌 학생들에게 전통적 교육 방법을 적용할 수 없어 교육 포기상태에 빠져있는 현실이 오늘의 교육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공교육의 현실은 결국 공교육의 신뢰를 떨어뜨려 사교육 기관에 의존하거나 이것도 부족한 경우 조기유학을 택하게 된다. 물론 조기유학이 해법이 아니라는 일부 학부모들의 경우는 아예 교육이민을 택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교육이민, 조기유학의 원인은 몇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공교육 부실 현상과 사교육비 증가

우선 조기유학과 교육이민의 첫 번째 원인으로서 초·중등 교육의 위기와 교실붕괴 현상을 들 수 있다. 특히 대입준비에 치중하는 중등교육에 대한 신뢰 실추를 들 수 있다.
암기식 입시 위주교육으로 비판을 받아왔던 우리 나라 중등교육은 이제 수업자체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교실붕괴’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러한 교실붕괴 현상은 일부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중등교육 전반에 걸친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실버만(Silberman, 1970)은 이러한 교육의 위기를 구조적 정책적 문제로 진단하면서 학생들에게 순종과 침묵을 강요하므로써 자발성과 창의성을 저해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사회적 평등 기제로서의 공교육의 위기는 교실과 학교의 현실을 무시한 교육개혁의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결론짓고 있다.
또한 스티븐슨(Stevenson)과 스티글러(Stigler, 1994) 역시 미국교육의 위기는 훈육의 부재와 학부모 등 가정 역할의 붕괴, 학교체제의 비효율성, 그리고 교사들의 동기 부족 등 구조적 틀 속에서 기인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교실위기의 문제는 효율적인 수업활동이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으로 총칭할 수 있으며 학생의 동기부족과 교실 내 행동상의 일탈, 교사의 의욕상실, 교과 내용이나 방법상의 결함 등 제반요인들이 복합적으로 문제상황을 야기한 경우라 볼 수 있다.
흔히 우리에 앞서 서구사회나 일본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왕따, 원조교제, 교사폭행, 교실 내 무질서 등이 모두 교실붕괴론의 제현상이라 볼 수 있다. 흔히 21세기를 ‘지식기반사회’ ‘지식정보화 사회’ ‘사이버 사회’ 그리고 ‘학습자중심 사회’ 등으로 지칭되는 것만 보아도 경직된 교과내용과 폐쇄적인 학교체제로서는 시대적 요구와 다양한 교육욕구를 충족할 수 없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구조적 측면에서의 교실붕괴 요인을 지적해보면 다음과 같다.
*지식양의 폭발적 증가
*지식 전달체계의 변화
*열린 교육시스템의 확산
*급속한 국제화의 확산
*교육이동의 가능성 증대
*교수방법의 변혁
*급격한 문화이식과 문화접변의 증대
*탈캠퍼스화의 증가
*재택학습 등 대체학습의 확대
*자율화 경향의 증대
*시장경쟁원리의 확산
*학부모의 인식 변화
*사이버체제의 대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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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학습참여자의 측면에서 교실붕괴 요인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교사사기의 저하
*교사 역할의 변화
*교수방법 및 절차 기법의 변화
*교사의 경쟁력 저하
*학생특성의 변화(의식, 태도, 가치)
*학생의 N세대적 행동특성의 심화
*학생의 세속화 현상 확산
*교사-학생의 세대간 격차
*사교육/입시 지향적 사고의 심화

또한 교육내용의 측면에서는 교육내용 자체가 삶과 직결되지 못한 입시준비형 교육내용으로 변모됨으로써 인성교육은 물론 진정한 의미에서의 교육적 의미를 담고 있지 않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교육내용의 측면에서 교실붕괴의 요인을 지적해본다면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비실용적 교육내용
*암기위주 교육내용
*쓸모없는 지식내용
*시대변화에 맞지 않는 내용

한편 교사들의 인식을 볼 때 교실붕괴 요인은 아래와 같다.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이 어렵다.
*교사권위가 실추되었다.
*공교육체제의 위기구조가 있다.
*학교 교육기능의 마비로 보고 있다.
따라서 교사의 측면에서는 권위가 실추된 점, 책임감과 긍지가 상실된 점, 사랑과 헌신이 부족한 점 때문에 교실붕괴 현상에 일조하고 있고, 학생은 학습동기가 낮고 교사에 대한 존경과 학생으로서의 순종적이고 배우는 자세가 부족하며 인내와 노력이 없어서 교실붕괴에 일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결국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려 조기유학과 교육이민의 직·간접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교실붕괴의 구조는 초등에서 대학까지 상호연계고리를 지니면서 구조화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표>에서 교실붕괴의 구조를 나타낸 것처럼 교실붕괴의 현상이 있다면 중등교육에서 갑자기 나타난 현상이라기보다는 유치원, 초등교육과정에서의 예비적 과정을 거쳐 심화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부모의 교육 의식적 측면과 ‘恨풀이 교육’

우리 나라 교육에서 먼저 논의되어야 할 사항이 ‘누구를 위한 교육인가?’하는 문제이다. 과연 우리 나라 교육에서 교육이 이토록 과열되어 있는 원인이 어디에 있으며, 이렇게 과열된 교육현상이 바람직한 것인가? 하는 부차적 질문에 대한 논의도우리 나라의 교육구조와 현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관건이다.
과연 자녀를 위해서 교육에 헌신적으로 기여하는 부모들의 교육소원(educational wish)은 무엇이며 이 교육소원을 통해 자녀를 어떠한 방향으로 양육하고자 하는가 하는 논의가 곧 한국교육문화를 이해하는 첩경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과열교육현상은 긍정적인 측면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교육의 본질적인 관점에서 볼 때에는 비정상적인 현상임에는 틀림이 없다. 우리 나라 교육현실을 감안해 볼 때 ‘부모 자신들을 위한 교육인가?’ 그렇지 않으면 진정 ‘자녀를 위한 교육인가?’를 냉철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 나라의 경우에는 입시가 인간자격 내지는 성패의 관문이 되어 있고 학교는 ‘입시인간’ 이라는 상품의 생산장소이며 ‘입시’와 ‘공부’는 고등학교 청소년들의 삶을 가장 심각하게 지배한다. 따라서 대학입학까지의 삶은 한 가지 목적과 한 형태의 ‘강압적 정형화(定型化)’의 유형을 탈피하지 못하게 된다. 이 점에서 학생들의 경우는 성적에 대한 한(恨)이 지배되는 성적문화권에서 탈피할 수 없고 부모들 역시 자기 스스로의 교육적 소원 때문에 자식들을 통해 교육적 소망을 성취하려는 한풀이 형태가 될 수밖에 없다. 특히 부모의 교육소원 → 자녀의 교육소원 → 부모의 제2교육소원 → 2세 자녀의 제2의 교육소원 형태로 순환되기 마련이다.
이 점에서 우리 나라의 교육구조는 교육의 본질을 벗어난 ‘입시문화 교육사슬’의 구조적 속성을 가지고 있다. 이 입시문화 교육사슬이 함축된 교육구조는 ‘한풀이’ 교육구조이다.
부모의 교육소원이 스스로의 교육적 ‘恨’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자녀를 통해 교육적 대리보상을 받고자하는 경향이 짙다. 이러한 부모의 교육적 ‘恨’은 소위 4과현상이라 할 수 있는 과잉교육, 과열교육, 과잉경쟁교육, 그리고 과잉보호교육으로 나타나게 되고 이러한 과도한 형태의 교육열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됨으로써 온통 대학입시에 모든 교육활동이 집중되는 왜곡된 교육문화 현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물론 대학입시의 성공과 실패는 인생의 실패와 성공의 도식으로 지나치게 해석되게 되고, 많은 경우 직업선택이 적성과 흥미를 본위로 한 자기성취의 의미로서가 아니라 교육실패의 결과로 인식되기도 하는 왜곡된 직업관과 연관되게 된다. 한마디로 교육학대(educational abuse)와 교육방임(educational neglect)의 양면적 교육문화를 공유해왔다. 물론 이러한 과정을 거침으로써 자녀 스스로 제2의 교육적 ‘한’을 지니게 되고 구조적 교육문화로 정착되게 된다.
우리 나라의 ‘한풀이’ 교육의 구조가 지니는 과도한 현상은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 입시지옥, 입시가족, 입시문화, 입시학원 등의 기현상을 유발시키면서 결국 온 사회가 ‘교육에 취한 사회’ (educohoic society)를 면치 못하게 만든다. 학생들도 ‘시험에 취한 학생’(testholic student)이 됨은 물론 학부모 역시도 ‘과외에 취한 학부모’(tutorholic parent)의 모습을 나타내어 인격양성과는 거리가 먼 맹목적인 입시위주의 교육문화에 몰입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미성숙된 교육의식은 결국 조기유학계를 조직하는 형태로까지 발전되어 유학 도미노현상을 촉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PAGE BREAK]사교육비 부담

조기유학을 택하는 학부모들의 조기유학선택의 이유를 보면 보다 나은 교육을 위해서라거나 입시위주의 교육탈피를 위한 이유 외에도 사교육비 부담 때문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더라도 2001년의 경우 직·간접 사교육비 규모는 16조~20조로 추정하고 있을 정도이기 때문에 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은 분명 조기유학이나 교육이민의 직·간접적 동기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사교육비 부담이 증가한다는 것은 교육의 구조적인 문제로써, 공교육의 부실과 입시위주교육구조가 엇물려 있는 데 기인한다. 이것은 결국 우리 나라 교육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부모들의 의식을 자극했을 것이며 오늘날과 같은 교육이민이나 조기유학 등의 돌파구를 찾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교육정책의 일관성 결여

우리 나라 공교육과 교육 전체를 외면하게 만든 중요한 요인들은 낮은 교사의 질, 열악한 교육여건, 입시위주 교육 등 많은 이유가 있으나 그 중에 한 요인은 일관성 없는 교육정책이라 할 수 있다.
일관성이 결여된 조령모개식 교육정책은 교육현장의 혼란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로 하여금 학교교육을 불신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 볼 수 있다. 예측할 수 없는 교육은 자녀교육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게 만들고 결국은 도구적 수단적 준비교육에 집착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해방 이후 입시정책만 해도 크게는 14번, 세부적으로는 35번이나 바뀌었다는 사실만 보아도 학부모들이 이 나라 교육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을 갖게 한다고 볼 수 있다.

대학 경쟁력의 부족과 취업구조

조기유학을 보내게 되는 또 다른 원인 중의 하나는 대학경쟁력의 부족과 졸업해도 제대로 취업이 되지 않는 취업구조를 들 수 있다. 일부 부모들의 경우 우리 나라 대학경쟁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결국 대학이나 대학원은 외국으로 유학 보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을 수도 있다. 더구나 일류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제대로 되지 않는 현실을 직시하지 않을 수 없고 이러한 제요인들은 결국 조기유학과 교육이민을 택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게 된다.

외국어교육 열풍과 세계화

또 다른 요인 중의 하나는 조기 영어교육 등 외국어교육 열풍과 세계화 추세를 들 수 있다. 조기유학을 보내는 부모들의 경우, 외국어 하나라도 제대로 하도록 하기 위해 조기유학을 보낸다는 주장이 많다.
특히 우리 나라의 외국어교육열은 지나치다 못해 외국어 중독증 현상에까지 갈 정도로 확산되어 있다. 이러한 외국어교육을 위해서는 필시 사교육비가 필요하고 원어민 등 양질의 외국어교육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현실 속에서 앞서 제시한 여러 이유들과 복합되어 외국행을 택했을 것이다. 우리 나라 일부 학부모들의 외국어교육 열풍은 ‘yes 엄마’, ‘no 자녀’로 지칭될 정도로 부모와 자녀 모두 영어에 집착되어 있다는 비판이 일 정도이다. 이러한 현상은 교육이민이나 조기유학을 촉진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교육이민, 조기유학의 대책

교육이민과 조기유학의 원인은 우리 나라 교육구조와 문화, 그리고 부모의 교육의식에 이르기까지 교육사회의 총체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합당한 대책이 쉬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원인이 있으면 어느 정도의 대책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우선 외국교육과의 경쟁력을 배양하는 일로부터 교사의 질을 향상시키는 과제, 그리고 부모의 교육의식의 재정립 등 총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교육이민과 조기유학의 대책은 우리 나라 교육 정상화를 위해 절실한 과제이기 때문에 단순한 논리로 해결할 수 없겠지만 공교육에 대한 신뢰회복과 학력 및 학벌 풍토개선, 그리고 대학경쟁력 강화 등 초등에서부터 대학교육에 이르는 교육시스템의 정상화를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교육이민, 조기유학의 대책으로서는 다음 몇 가지를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공교육에 대한 신뢰회복을 들 수 있다.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학교교육의 질을 제고하는 방안이 적극적으로 강구되어야 한다. 교사의 질을 제고하기 위한 재교육프로그램의 내실화, 교수방법의 개선, 교과내용의 합리화, 교육환경과 여건의 개선 등 전체적인 재구조화가 필요하다. 한마디로 공교육이 제기능을 할 수 있고 충분히 국제경쟁력을 갖추도록 정비를 하여야 한다. 학급당 인원수의 감소와 교사의 충원 등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진행되고 있지만 교사의 사기진작과 교사를 존중하는 풍토, 그리고 시대에 맞는 교육을 할 수 있는 교수방법의 혁신적 개혁 등이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둘째는 국제화와 세계화에 부응하는 유학대체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 교과과정을 국제화하는 과제와 교사의 어학 능력 배양, 외국어교육의 강화와 내실화, 국제화와 세계화에 부합되는 학교와 프로그램의 신설 등 과감한 국제화와 세계화 정책의 추진이 필요하다. 이때 유의할 점은 우리 것을 존중하고 토대로 하되 선별적으로 전략적 국제화를 추진하는 지혜라 볼 수 있다. 즉 자국화와 세계화의 슬기로운 접목을 통한 조기유학과 교육이민의 대체효과를 얻도록 해야 한다. 21세기는 교육쇄국주의도, 교육식민지주의도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입시위주 교육의 탈피와 학력 및 학벌 풍토개선을 들 수 있다. 우리 나라 사회에서의 고질적인 병폐 중의 하나는 능력보다는 학벌, 학력 중시 풍토라 볼 수 있다. 이러한 사회문화 현상은 결국 일류대학과 비일류대학의 이분법적 사고를 갖게 만들어 교육자체가 도구적 수단이 되고 그 방법이 사교육을 통한 입시과열 현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학력 및 학벌 풍토개선이 시급한 대책 중의 하나라 볼 수 있다.
네 번째는 대학경쟁력의 제고이다.
모든 대학의 국제경쟁력 제고 문제는 입시위주교육을 해결하는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 대학의 국제경쟁력은 결코 바람직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대학경쟁력을 제고하여 세계 유수대학들과 견줄 수 있는 수준이 되었을 때 자연 교육이민과 조기유학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공교육 정상화와 교육정책의 일관성 유지, 국제화의 촉진을 통해 유학대체 정책의 정착, 대학 국제경쟁력의 제고, 그리고 학부모들의 의식 재정립 등의 총체적 노력이 있을 때 교육이민과 조기교육 현상은 진정될 것이다. 더 나아가 ‘보내는 유학국가’(sending country)에서 ‘받아들이는 유학국가’(receiving country)로 바뀌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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