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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금연운동 전개하는 유인종 서울시교육감 / 이낙진

금연 바람이 심상치 않다. 많은 애연가들이 연초면 금년을 '새해다짐'으로 삼아 담배와의 전쟁에 들어가지만 곧 시들해져 1-2월에 줄어든 담배 판매량이 3월이면 회복되는 것이 그 동안의 추세였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라지고 있다. 코미디언 이주일(본명 정주일)씨의 암 투병기에서 충격을 받은 애연가들이 금연의지를 더욱 불사르는가 하면 학교를 비롯한 공공건물은 아예 금연구역으로 지정, 담배를 물고는 설 자리조차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1월 2일 시무식에서 '흡연과의 전쟁'을 선포, 신학기부터 본격적인 '학교금연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유인종 서울시 교육감을 만나 흡연예방 및 금연교육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들어봤다.<편집자>

교육감 님도 가끔 담배를 피우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요즘은 완전히 끊으신 겁니까?
“저는 대학에 있을 때부터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많이 피운 것은 아니지만 주로 논문을 쓸 때나 친구들과의 모임이 있을 때면 종종 피우곤 했지요. 주변의 권고도 있고 해서 끊어야겠다는 생각도 여러 번 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교수 시절 강의가 끝난 후 막걸리를 앞에 놓고 학생들과 격의 없이 자유로운 토론을 할 때는 분위기에 젖어 담배를 피우기도 했지요. 올해 학교 금연운동을 시작하면서 지도자부터 솔선 수범하는 차원에서 완전히 끊었습니다.”

소위 금단현상이라는 것이 나타난다던데 어떻게 극복하고 계십니까?
 “담배를 피우다 끊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저도 쉽지는 않았고 지금도 가끔 유혹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때마다 학생들과 교직원의 금연운동을 성공시키려면 나부터 성공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각오를 새롭게 하고 있습니다. 저는 담배 생각이 날 때마다 오히려 자주 주변사람들에게 금연을 이야기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저 자신도 스스로 말을 하면서 의지를 새롭게 하고 주변 사람들도 함께 금연에 동참하게 됩니다. 또한 금연에 관한 책과 언론 기사들도 스크랩하면서 금연 의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교육감님께서 금연하자 많은 직원들이 동참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가 일선 선생님들께도 전달되고 학생들도 따르게 하자는 것이 '학교 금연운동'이겠지요.
“그렇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 나라 청소년들의 흡연율은 세계에서 가장 높습니다. 특히 여학생과 초등학생에까지 확대되고 있어 그 폐해가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청소년 흡연은 비행 및 다른 유해 약물 복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 이를 막지 않으면 심각한 사회문제로 나타날 것입니다. 본래 학교 금연운동의 취지는 건강한 심신을 지닌 청소년을 육성하는데 있습니다. 그러나 학교 금연운동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학생들을 지도해야 할 교직원들의 솔선 수범하는 자세가 절실합니다. 교직원들의 금연에는 또 하나 근본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교직원들이 건강해야 활발한 교육 및 지원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신년사에서 교직원들의 금연운동 동참을 호소하였고 많은 분들이 이에 적극 호응하고 있어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모 중앙일간지에서 지난 1월초에 인터넷을 통해 설문조사를 했는데 서울시교육청의 학교 절대금연지역 지정에 대해 68.44%라는 절대 다수의 찬성이 있었습니다. 우리 교육청은 정부의 국민건강증진법의 개정에 맞추어 교육청 및 산하기관, 각급 학교를 절대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학교 금연운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입니다.”[PAGE BREAK]초·중·고학생들의 흡연 실태는 어떻게 파악하고 계십니까?
 “그 동안 우리 교육청에서도 학생들의 흡연 실태를 조사하여 왔지만 학생들의 흡연 중 적발 건수에 한한 것으로 전체적인 흡연 실태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작년에 한국금연운동협의회가 발표한 흡연율 통계에 따르면 남학생은 중학생 6.0%, 고등학생 27.6%이고, 여학생은 중학생 2.0% 고등학생 7.5%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청소년보호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초등학교 고학년의 경우 남학생 12.3% 여학생 3.4%가 흡연 경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우리 교육청에서도 올해부터는 전문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하여 정기적으로 청
소년 흡연 실태를 조사할 예정입니다.”

학교 금연교육의 구체적인 방안을 말씀해 주시지요.
 “학교 금연운동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 우리 교육청은 각종 지원 활동을 강화할 것입니다. 이미 우리 교육청에는 학교금연운동추진팀을 구성했습니다. 이를 중심으로 국내외 금연교육자료를 조사·발굴하고 흡연 예방 및 금연교육 지도자료를 개발·보급할 것입니다. 또한 교육청 홈페이지에 금연운동 홈페이지를 연계·설치하고 금연운동 중심학교를 지정·운영하여 전 학교에 일반화되도록 유도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교육청 산하 학교보건원과 청소년상담센터의 금연교실 운영을 활성화하고 금연운동 사회·시민단체 등과 공동으로 금연운동 캠페인을 전개할 것입니다. 그리고 각종 교직원 연수시 금연 관련 내용을 포함시키고 청소년 선도방송에도 집중적으로 금연 계도 내용을 담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금연 100% 실천 우수기관에 대하여 특별 표창을 할 예정입니다. 이 밖에도 많은 계획을 갖고 있습니
다만 시작 단계인 만큼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학교 단위에서는 어떤 프로그램을 추진하게 됩니까? 학교급별 내용이 다르겠지요.
 “우리는  초·중·고교 학생들이 교내에서 절대 금연하도록 흡연 예방 및 금연교육 활동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학교 금연운동을 체계적으로 추진하도록 학교 교육계획과 교육과정 수립시 충분히 반영하도록 할 것입니다. 학교별로 재량활동 시간 등을 이용한 흡연예방 교육 시간을 별도로 확보하여 체계적으로 실시할 것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학교급별 특성이 다른 만큼 초·중·고교별 특성에 따른 흡연 예방 및 금연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적용할 것입니다. 흡연은 조기 예방교육이 매우 중요합니다. 선진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흡연 예방교육을 철저히 실시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의 흡연 예방교육은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고등학교에서는 흡연 학생들이 금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투입토록 하여 기필코 흡연율을 10% 이하로 내리도록 할 계획입니다. 금연운동을 강제적인 방법으로 추진해서는 큰 효과를 거둘 수가 없다고 봅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용, 학생들 스스로 각성하여 금연할 수 있도록 하는 적극적인 방법을 추진하겠습니다. 이미 일부 학교에서 금연선서식을 통하여 학생들 스스로 금연운동을 전개하기 시작했습니다만 학교에서 학생들이 학생회와 어린이회 그리고 학급회를 통해 자율적으로 금연운동을 실시하도록 유도해 나갈 생각입니다. 또한 조속히 흡연이나 유해약물과 관련하여 학교와 학급의 규정을 정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학교 내 금연교실을 설치하여 교내에서 1차적인 금연
지도를 실시하도록 할 것입니다. 여기에서 지도가 어려운 학생들은 학교보건원, 보건소와 병원 등의 금연교실을 이용하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학생들의 흡연 예방은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협조가 매우 중요합니다. 학생들이 이용하는 학원에서도 금연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국학원총연합회와 협조를 하고 있고, 이 밖에도 학생들 출입이 잦은 각종 사회·문화시설에 대하여도 관련 협회에 협조 요청을 할 예정이며 학부모회의 등을 통해서도 협조를 당부할 예정입니다. 비행기에 탑승하게 되면 담배를 안 피우는 것이 모든 사람들에게 인식되어 있듯이 학교 교문을 들어서면 누구든지 담배를 피워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갖도록 하여 기필코 금연운동이 성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PAGE BREAK]원론적이지만 담배의 폐해에 대하여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최근 TV를 통하여 폐암에 걸려 투병중인 이주일 씨의 모습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을 것입니다. 이주일 씨 스스로 담배를 일찍 끊지 못했음을 후회하고 금연할 것을 호소하고 있지 않습니까? 잘 아시다시피 흡연의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폐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것은 물론입니다. 특히 성장기에 있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흡연은 치명적입니다. 인체 세포조직의 성장기에는 발암물질 등 유해물질의 세포에 대한 흡착이 매우 강하여 각종 질병을 유발합니다. 또 담배에 일산화탄소가 함유되어 있어 산소의 공급을 방해하고 세포조직의 활동을 방해하여 두뇌와 신체의 성장을 저해합니다. 정신적으로도 자제력을 약화시켜 비행에 대한 유혹에 약하게 만들고 스트레스를 쉽게 받도록 만듭니다. 담배를 끊은 후에도 한동안 유해 성분이 체내에 남게 됩니다. 게다가 담배는 직접 흡연자 못지 않게 간접 흡연자에게도 큰 피해를 주기 때문에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들을 위하여도 금연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담배는 이제 더 이상 기호품이 아닙니다. 사람의 건강을 해치는 유해약물일 뿐이지요.”

담배 이야기만 오래 했는데 뵌 김에 다른 것도 좀 물어보겠습니다. 교육감 님은 그 동안 '서울교육 새물결 운동'을 지속적으로 추진,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방향은 어떻게 됩니까?
 “서울교육 새물결 운동'의 핵심은 교육의 낡은 틀을 바꾸자는 것입니다. 획일적이고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에서 탈피, 학생 개개인의 개성을 존중하면서 바른 인성과 창의성을 길러주는 교육으로 전환하자는 게 그 목표입니다. 97년도에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98년도에 중학교 99년도에는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하여 체험 중심의 인성교육, 창의성 신장을 위한 수업·평가방법 개선, 체계적인 진로지도, 지식 정보화 능력 함양 등에 많은 성과를 거두었으며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2001학년도부터는 그 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 차원 높은 ‘제2기 서울교육 새물결 운동’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지적 능력과 바른 인성 및 창의력을 길러 자신의 소중한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데 모든 교육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우리 서울교육은 ‘정보화 소양을 갖춘 자율적·창의적·도덕적인 인간 육성’이란 지표를 설정하고 ‘서울교육 새물결 운동의 지속적 추진’과 ‘교육 방법 개선을 위한 지원 행정 구현’을 시책의 기본 방향으로 정하여 일관된 교육 정책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자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금년도엔 4가지 역점사업을 집중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첫째, 통일교육의 내실화입니다. 우리의 현실을 인정하면서 우리 아이들이 보고, 느끼며,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중심의 통일교육을 실천하고자 합니다. 둘째는 특기·적성교육의 활성화입니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는 특정한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사회를 주도하고 또 이들이 대접받게 됩니다. 새해에도 우리는 아이들의 수준을 고려한 다양한 특기·적성교육 프로그램을 개설·운영하고 특기·적성 발
표기회를 확대하여 아이들을 타인과 다른 자신만의 고운 빛깔과 향기를 지닌 소중한 사람들로 키워가고자 합니다. 셋째는 영어교육의 활성화입니다. 지식정보화 사회에서는 70% 이상이 영어로 되어 있는 지식·정보를 활용하여 새로운 지식을 생성,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개인과 국가 생존의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우리 교육청은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영어교육 4개년 계획’을 더욱 내실 있게 추진하고자 합니다.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육방법과 교육 프로그램들을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습니다. 5분 생활영어 교재 개발·보급, English Only Zone 활용 활성화, 말하기·듣기 중심으로의 영어교육 방법 개선, 영어체험 캠프 운영 등 영어교육 환경 개선을 추진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영어교사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다양한 연수 기회를 제공하고 신규교사 채용시 토플, 토익, 텝스 등 공인된 시험
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점수를 취득한 자에게 가산점을 주어 우수교원을 확보하고자 합니다. 넷째는 정보통신 기술 활용 교육의 강화입니다. 지식정보화 사회에서는 단순히 정보를 습득하여 활용하는 능력보다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이 더 중요합니다. 그 동안 우리 교육 현장에 정보화와 관련된 하드웨어 구축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따라서 올해는 ICT 활용 교육 활성화를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보급에 중점을 두어 교실에서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수업이 전개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교육감 님께서는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까지 맡고 계시는데, 전국 교육감 님을 대표해서 일선 교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주시지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해 주고 계시는 전국의 교육가족 여러분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개혁의 실천과정은 필연적으로 고통과 인내를 수반합니다. 그 동안 교육개
혁 과정에서 우리 교육가족은 많은 마음의 상처를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교육은 미래를 위한 설계이며 꿈을 현실로 바꾸어 가는 중요한 작업입니다. 비록 오늘의 현실이 어렵고 고달프다고 하여도 우리 아이들의 꿈과 이상을 현실로 만들어 가는 역사적 과업만은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합니다. 이는 어느 누구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교육가족 모두의 양보와 희생 그리고 인내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교육활동에 매진하여 새로운 한국의 역사를 창조합시다. 여러분의 가정마다 행복과 보람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이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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