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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다른 인간, 남과 함께하는 인간 육성에 힘쓸 터"/한장수 신임 강원도교육감

지난 2월 한장수 전 양구군 교육장이 2차에 걸친 투표를 통해 제3대 강원도교육감으로 선출됐다. 춘천교대를 졸업하고 38년간 초등교육계에 몸담아 온 한 교육감은 앞으로 2006년까지 강원도 교육의 조타수 역할을 하게 됐다. 한 교육감으로부터 앞으로의 강원교육에 대해 들어보았다.<편집자>

교육감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교사부터 시작하여 교장, 교육장 등을 역임하셔서 현장감과 행정력을 잘 겸비한 교육감이라는 것이 지역 교육계의 평가입니다. 당선 소감과 앞으로의 청사진(강원교육 경영의 방향)을 간단하게 밝혀주십시오.
먼저 미력한 저에게 중책을 맡겨주신 주신 지역 인사들께 감사드립니다. 첫째, ‘남과 다른 사람’이면서 ‘남과 함께 하는 사람’을 기르는 교육에 역점을 두겠습니다. 다시 말해 인성이 바른 창의적인 인간을 기르는 교육에 온 힘을 쏟겠습니다.
둘째, 농어촌 소규모 학교가 많은 우리 도의 현실을 감안하여 농어촌 소규모학교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소규모학교 종합 발전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겠습니다. 셋째, 교직원의 사기를 높이는 일에 진력하겠습니다. 넷째, 민주적인 교육풍토가 조성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학교교육이 흔들리고 있다고 모두들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 원인과 대책은 무엇이라 보십니까?
일부에서 공교육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를 표하기도 하고, 또 일정 부분 인정하지 않을 수도 없습니다. 그 원인으로는 무리한 정년 단축, 잦은 교육정책의 변화, 학생의 욕구충족 기회 부족,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인한 인성교육 부재, 학생과 교원의 교감(交感) 부족(세대차이) 등으로 판단됩니다. 그러므로 이런 점들이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무리한 정년 단축으로 야기된 초등교원 부족현상은 공교육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특히 강원도의 경우 원천적인 교원 부족 문제와 함께 도내 지원자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육감께서 생각하시는 초등교원수급문제 해법은 어떠한 것이 있을까요? 아울러 도내 교원 유인을 위해서는 어떤 방안을 생각중입니까?
현재 초등교원은 국·공·사립 합쳐 5,622명입니다. 2002학년도 부족교원수는 정년퇴직(33), 명퇴(101), 의원면직(50), 휴직(30), 기간제교사(243), 시·도 일방 전출 등 382명이 부족한데, 수급대책으로는 신규채용 춘천교대 졸업생 105명(졸업생의 약 21%)을 포함하여 183명, 초등 특수교사 16명, 군 제대자 10명, 복직 20명, 정원감이 49명으로 278명이 가능하기 때문에 104명 정도 부족 인원은 기간제 충원이 불가피합니다. 2003학년도는 수정된 계획에 의한 학급 증설 인원을 감안하면 105명 정도 부족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대책으로는 단기적으로는 기간제 충원과 학급 증설 재조정 방안이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춘천교대 신·편입생 정원 증원 노력, 현재 51명인 춘천교대 교육감 특별전형 인원 확대, 영동지역 대학에 초등교육과 신설 등의 방안을 들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근무여건을 개선하여 강원도 근무를 희망하게 하는 일이 최상책이라고 생각합니다.[PAGE BREAK]교원 인사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는 교직 안정과 교육발전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사항일 것입니다. 이에 대해 특별히 생각하시고 있는 것은 없습니까?
인사는 실시하고 나면 다소의 불만은 있을 수 있습니다. 100% 만족하는 인사를 실시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사실 교원의 전보·승진 인사는 인사권자 마음대로 하는 게 아닙니다. 전보 순위, 승진서열 순위가 나와 있고, 모두 공개되기 때문에 거의 원칙에 의해 실시되고 있습니다. 공정을 기하고 불만을 없애기 위해서는 기준과 원칙이 명백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기본과 원칙을 철저히 지키며 능력이 우선되는 인사정책을 추진하여 일부 지역에 편향되거나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으며 인사규정이 자주 바뀌지 않고 일관성이 유지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교육감 선거시 ‘교사들이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겠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생각하시는 교원 사기 앙양책은?
업무경감방안으로 현재 정원의 90%선인 교원을 100% 확보토록 하고, 소규모학교부터 사무보조원을 배치하며, 학교 종합관리 시스템제를 운영하고 공문서 일몰제를 추진하겠습니다. 교육청과 학교평가는 실적 위주의 평가가 아닌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평가로 전환시키며, 관리직 여교원 임용확대 및 현재 15.8%인 전문직 임용비율을 30%로 조속히 실시하는 등 교원이 가르치고, 연구하고, 생활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서는 재정 문제가 해결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강원도의 재정자립도는 낮습니다. 재정확보를 위해 생각하시고 있는 방안은 무엇입니까?
중앙 정부의 재정 지원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 도는 타의에 의한 현안 사업 추진 등으로 부채가 너무 많으며(명퇴금만 약1,570억 원), 지방자치 단체의 재정자립도(전국 59.6%, 강원도 40% 미만)도 낮아 재정확보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의 해결을 위해서는 우선 교육재정의 투자에서 낭비적인 요소와 비효율적인 지출을 과감히 줄이는 대신 교실수업개선을 위한 여건 개선에 집중 투자해야 하며, 지자체와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재정 수요를 확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지역특성상 소규모 학교가 많은 강원도의 경우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 문제는 도민들에게 상당히 민감한 사안입니다. 이에 대한 견해를 밝혀 주십시오.
우리 도의 실태를 감안할 때 지역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통·폐합은 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간 통·폐합된 학교는 ’82년부터 2001년까지 학교 폐지 346교, 분교장 격하 217교, 통합운영 4교 등 567개교로 현재 운영되는 학교수와 거의 비슷한 학교가 통·폐합되었습니다. 통·폐합을 주장하는 당위성으로 교육 재정의 효율성, 복식수업 해소, 학생들의 사회성 신장 등을 들고 있으나, 산간벽지, 농·어촌, 광산지역이 많은 우리 도에서 일률적인 기준에 의한 통·폐합이 이뤄질 때 통학불편으로 인한 심적 고통, 시간낭비에 따른 학습지도, 인성지도의 문제점은 물론 지역 문화의 구심점 및 공동체의식의 상실로 지역의 낙후성을 면키 어렵습니다. 따라서 단순한 경제적 논리로 접근하여 일률적인 통·폐합을 실시할 것이 아니라 우리 도의 실정에 맞는 자체 기준을 만들어 실시하되, 어떤 지역의 경우는
통·폐합을 희망하는 지역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 동창회, 지역인사 등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여 대부분 찬성할 때에만 통·폐합을 추진하겠습니다.
우리 도는 농·어촌 학교가 많으며, 농·어촌 학교의 대부분이 소규모학교이기 때문에 농·어촌 학교의 발전 없이는 강원교육의 발전도 없다고 봅니다. 그러므로 농·어촌 학교의 특성을 살리는 소규모학교 종합발전계획을 즉시 수립하여 추진하겠습니다.[PAGE BREAK]고교평준화 문제에 대해서는 교육전문가는 물론 학부모간에도 의견이 다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책은 있으신가요? 그리고 보충·자율학습은 허용하실 건가요?
우리 도의 경우 '80년부터 춘천·원주시가 고교평준화제도를 실시하다가 공청회 및 설문조사 실시 후 '92년부터 선발고사제로 바뀌었습니다. 그 후 2000년부터 내신성적에 의한 고입전형제도로 변경 시행되고 있습니다. 현재 전국적으로 23개 지역이 고교평준화 시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평준화와 비평준화 시책은 각각의 장·단점 등이 있으며, 찬·반 양론으로 주장들이 상이한 것으로 압니다. 그간 평준화·비평준화 정책을 다 해봤고, 평준화 해제정책 10여 년이 지났을 뿐 아니라, 이 문제는 매우 중요하며 민감한 정책이라 가칭 ‘고교교육제도개선위원회’ 같은 기구를 구성한 후 깊이 연구하고, 충분히 의견을 수렴하여 결정하겠습니다.
평준화 정책으로 바뀌는 경우에도 학교의 하향평준화를 막고 특기·적성에 따라 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 장치를 우선 마련하고 시행하겠습니다. 이는 올해부터 미국의 부시 행정부나 일본이 학력 저하 현상을 막기 위해 갖가지 시책들을 내놓고 있는 사례들을 볼 때, 우리도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보충·자율학습 실시 결정은 시·도 교육감에게 위임된 것으로 압니다. 따라서 학부모, 교사를 포함한 학교운영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도의 특성상 학교가 학생들에게 필요한 경우 학습장소를 충분히 제공해주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제도를 보완하여 희망자에 한해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도·농간의 학력 격차가100점 만점 기준으로 중3의 경우 국어 3.3, 영어 8.3, 수학 9.6점의 차이가 나며, 고2의 경우는 국어 14.1, 영어 17.2, 수학 18.9점의 큰 차이가 난다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과외가 허용되고, 고액과외
가 일부 부유층 자녀들에게 만연되고 있는 시점에서 보충·자율학습을 무조건 막는 것은 우리 도의 실정상 받아들이기 어려우며 특히 농·어촌 자녀, 서민층 자녀들을 위해서는 더욱 어렵다고 봅니다.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교육감 선거방식에 대해 느끼신 점이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현행 교육감 선거의 문제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모든 제도가 항상 실시해 보면서 개선 보완되게 마련입니다만 이번에 실시된 강원도교육감 선거도 몇 가지 문제점과 함께 개선해야 할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첫째로 후보자를 알릴 수 있는 선거 기간이 너무 짧고, 방법도 극히 제한되어 있는데, 기간을 늘리고 방법도 다양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로 지켜지기 매우 어려운 규제 조항들은 오히려 선거 범법자를 만들게 되므로 현실에 맞게 완화시켜야 합니다. 셋째로 여러 가지 부작용(후보자들 연대, 담합 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종다제(1차 투표로 종료)를 실시해야 합니다.

앞으로 교육감으로서 교원단체간의 관계 정립도에 많은 신경을 쓰셔야 할텐데요?
한국교총과 전교조가 추구하는 최종 목표는 같다고 봅니다. 결국은 학생들을 교육목적이 추구하는 대로 잘 가르치고 교육발전을 위하여 노력하는 단체입니다. 따라서 현행법의 테두리 안에서 모든 교직 단체와의 협약을 통해 수용할 수 있는 부분과 그렇지 못한 부분을 분명하게 결정하겠으며, 단체 협약으로 확정된 사항은 철저히 이행되도록 하겠습니다.

학교관리자로서의 경험도 많으신데, 학교경영 책임자가 가져야 할 자세를 할텐데요?
뭐니 뭐니 해도 교육에 대한 사랑과 의욕, 사명감이 있어야 하며, 기본과 원칙을 철저히 지키며 확고한 자신의 교육철학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양이 끄는 사자 떼보다 사자가 끄는 양떼가 강하다는 말이 있다는 영국 속담을 인용하고 싶습니다.

끝으로 교원들에게 특별하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아울러 학부모와 교육계 인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요즈음은 교권이 흔들리고 있다고 많이 얘기하는데 교권은 교원 스스로 찾아야 하며 스스로 찾는 교권의 전제 조건은 학생을 위한 사랑과 봉사가 뒤따라야 합니다.
아울러 이를 위해 학부모들께서도 더욱 교육에 깊은 관심을 가져 주시고 울타리도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강병구 기자 bkkang@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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