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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초등학교 교사의 학급경영

지난 3월호에는 미국의 초등학교에서 이루어지는 학교경영사례 몇 가지를 알아보았다. 이번 호에는 교실 환경정리, 쉬는 시간관리, 학생들의 생활지도 등 교사들의 학급경영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최은희(미 루이지애나 주 Thomas Jefferson 초등학교 교사)



교실 환경정리

새 학년의 첫 공식일정은 학생들이 등교하기 5일 전에 시민회관에 모여서 행사를 갖는 것으로 시작된다. 교육장의 인사로 시작된 행사는 교수들의 강연을 포함하여 교원단체들의 홍보활동, 그리고 지난해의 학력평가 성적과 목표 달성여부를 보고 받게 되고, 새로 시작되는 학년의 목표를 듣고 성취 방안을 의논하는 시간을 갖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그리고 오후가 되면 각 학교로 돌아가는데 간단한 교사회의를 한 후, 주로 교실환경정리에 시간을 투자하게 된다. 우리 나라와 다른 점이 있다면 학년 배정을 하는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이미 인터뷰에서 담당할 학년이 정해지기 때문에 우리 나라에서 매년 신경전이 벌어지는 학년 배정이 필요 없으며, 사무분장에 대한 스트레스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 이미 사무적인 일들은 학교의 사무원(Secretary)이 다 처리를 하기 때문에 교사는 수업과 평가에만 집중하면 된다.
학기가 시작되면 각 교사들에게 매년 400불의 돈이 지불되는데(각 주마다 다름) 교실환경정리 및 기타 필요한 비품을 사는데 사용하게 된다. 가게에서 필요한 물품을 사고 영수증 처리를 하거나 교사들을 위한 마트(Teacher’s Mart)에 가서 학교 이름과 본인 이름으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데, 이 돈이면 특별히 학부모의 손을 빌리지 않아도 웬만한 교실환경 정리는 끝마칠 수 있게 된다. 한국에서처럼 학부모가 환경정리를 도와주는 경우는 찾아볼 수 없으며 도와주겠다고 전화하는 학부모도 없다. 학기초에 가장 바쁜 교사 마트(Teacher’s Mart)는 교실에서 필요한 것들을 파는 곳으로 교실환경정리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인쇄되어서 마련되어 있다. 미국 초등학교에는 교사가 직접 글씨를 쓰거나 파서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교사 마트에서 미리 인쇄되어 있는 것들을 사다가 그냥 붙이기만 하면 되는데 학급 규칙부터 시작해서 계절별로 게시판을 장식할 수 있는 것들, 각 과목별로 게시할 수 있는 것들, 상벌표 등등 교사가 생각했을 때 교실을 장식하거나 게시할 때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은 전부다 인쇄되어 나와 있다. 인쇄되어 있는 판이 식상해서 직접 글자를 파고 싶거나 사과모양의 무늬를 만들고 싶다면 글자나 모양을 파는 판이 교사 휴게실에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이 또한 복사하듯이 손쉽게 만들어 낼 수 있다.
만약 400불의 돈을 다 써버려서 더 이상 학습도구를 살 수 없다고 하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곳 시에서는 LIFT(Lots of Ideas for Teachers Center)라고 해서 교사들을 위한 지원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는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에 가면 교사들을 위한 모든 것이 마련되어 있다. 도서관을 비롯하여 시험문제지, 벽에 게시할 것들이 준비되어 있는데, 종이, 코팅지, 장식품 등 소모품은 그 안에서 만들어서 가져가는 한, 돈을 지불하지 않고 가지고 올 수 있다. 그래서 학기 초에는 교사들이 이곳으로 몰려가 교실에서 필요한 것들을 마련해 오곤 한다. 만약 아이들을 위해서 학습지나 기타 필요할 것들을 복사해야 할 때는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학교 이름과 본인 이름, 그리고 어떤 목적으로 사용할 것인지를 적어주고 복사 요청을 하면 복사비를 지불할 필요 없이 학습지나 시험지를 필요한 만큼 가져올 수 있다. 수시로 학급경영에 관한 강연 및 세미나가 이곳에서 열리고, 교수에 필요한 새로운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기자재 사용법을 알려주기 위한 도우미가 늘 대기하고 있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학생들을 데리고 와서 컴퓨터, 과학, 수학, 사회과 수업 등을 할 수 있도록 각 과목별로 교실과 시설이 마련되어 있어서, 교사들이 특별한 기자재가 필요한 수업은 이곳을 이용하기도 한다. 방과후와 토요일 오전에는 학부모와 학생들을 위해서 개방하고 방과후 숙제지도 등을 해 주기 때문에 많은 학부모들이 이곳을 이용하고 있다. 필요한 기자재, 컴퓨터 소프트웨어나 교육매체 등 교사들이 필요한 것들은 현직교사에 한해서 며칠 동안 대여해서 사용할 수 있어서 교사들이 수업 후 정기적으로 들르는 곳이기도 하다.

[PAGE BREAK]쉬는 시간 관리

필자가 첫날 학교에서 수업을 하면서 가장 당황스러웠던 점은 학교에 쉬는 시간이 없다는 것이었다. 순전히 한국식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던 나는 한 시간 수업을 끝내고 아이들을 전부 화장실로 보냈다. 부장선생님의 호출을 받고 교장선생님의 훈계를 들은 후에야 내가 미국에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미국 초등학교에는 쉬는 시간이 없는데 수업 도중 교사의 재량 안에서 복도 통행권(Hall Pass)를 주고 한두 명씩은 화장실을 보낼 수는 있지만 교사가 감독하지 않는 상태에서 학생들을 전부 화장실로 보낸다는 것은 미국 교사들에게는 있을 수 없다. 학교에서 일어날 안전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 단 1초라도 교사의 감독 없이 아이들만 놓아 둘 수 없게 한다. 유일하게 점심 식사 후 15분의 휴식 시간이 있는데 이때에는 매일 교사들이 당번을 정해서 아이들이 뛰놀고 있는 운동장을 지키고 있다. 교사가 화장실을 가고 싶을 때는 꼭 옆반 선생님께 알리고 가야 하며, 교무실이나 교장실을 다녀올 일이 있으면 반드시 컴퓨터 교사나 비서가 담임 교사 대신 교실로 올라온 후에야 교실을 떠날 수 있다. 항상 아침수업 시작 전과 2교시 수업이 끝난 후에 티타임을 가졌던 한국 학교와는 새삼 대조되기도 하고, 단 1분도 교사가 쉬는 시간이 없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기도 했던 첫날이었다.
그 후로 화장실 문제로 인해 학급경영상의 문제들이 일어나는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쉬는 시간이 없는 아이들은 틈만 나면 화장실을 가야겠다고 손을 든다. 그렇게 나가면 화장실에서 잡담하고 복도에서 괜히 배회하다가 20~30분 뒤에 돌아오는 경우가 허다한데 그렇다고 화장실을 못 가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경험에 의하면 1/3 정도의 아이들은 화장실 갈 필요가 없는데도 화장실을 다니러 나갔다 오기도 한다. 그래서 미국 교사들에게는 학생들에게 화장실을 언제 어떻게 사용하게 할 것인가가 학급경영상의 중요한 문제 중 하나이다. 교사가 인솔하는 가운데서 학급 전체가 화장실을 갈 수는 있는데, 교사가 한 사람 한 사람 전부 다 화장실을 이용할 때까지 지키고 있어야 하고 복도를 지나다 보면 다른 교실수업을 방해하는 경우가 많아서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아이들을 교실에 남겨 놓을 수 없으니 전부 데리고 가서 모든 사람이 화장실을 이용할 때까지 화장실 앞에서 줄 서 기다리다가 다시 돌아오는 과정은 족히 20분은 걸리므로 단체로 함께 화장실에 간다는 것은 수업시간의 절반을 허비하는 일이 되고 만다. 한국에서는 모든 학급이 다 같이 쉬는 시간을 가져서 교사가 특별히 신경 쓸 필요도 없고 아이들도 공부하는데 능률이 오른다고 이야기를 해도 미국 교사들은 학생들을 한꺼번에 휴식 시간을 갖게 하면 분명히 싸우거나 사고가 생길 거라는 생각이 강해서 내 얘기는 신경쓰질 않는다. 워낙 재판 소송이 많이 일어나는 나라라서 이해가 되기도 한다. 맥도날드에서 뜨거운 커피를 마시다가 입 데었다고 소송을 걸어 수백 만 불을 타낸 할머니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행동지도

학생행동보고서로 문제아 지도
학생들의 행동지도에 있어서 한국과 미국의 다른 점은 한국에서는 교사가 전적으로 학생들의 행동지도를 계획하고 지도해 가고 있는데 반해, 미국은 제도적으로 행동지도에 대한 정책이 마련되어 있어서 교사보다는 교장과 교육청에 책임이 많이 전가되어 있다는 것이다. 한번은 우리 반 아이의 문제로 학부모를 만나게 되었다. 내가 수 차례 전화를 한 상태였었고, 이미 그 아이는 계속 F를 맞아온 상태이기 때문에(미국 초등학교는 우리 나라 대학처럼 A, B, C, D, F로 성적을 주고 있으며, F를 맞은 상태에서 학력평가에서도 일정 점수에 해당하지 못하면 다음 학년으로 진급하지 못한다) 학부모는 몹시 언짢은 마음으로 나를 만나러 왔다. 그리고 모든 부모들이 그러하듯이 왜 우리 아이가 그렇게 말썽을 일으키는지 모르겠다고 이야기하면서 나에게 한 질문은 교장이 일주일에 교실을 몇 번이나 다녀갔느냐는 것이었다. 자신의 아이가 행동에 문제가 있는 것은 교장이 신경을 쓰지 않아서 그런 거라고 이야기하는데 필자는 잘못은 내가 했는데 괜히 교장선생님이 욕을 먹는다 싶어 매우 불편해 했던 경험이 있다.
[PAGE BREAK]
미국 학교에는 학생행동 보고서(referral) 제도가 있는데, 학급 내에 학급규칙이 있고 그에 따른 상벌제도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사 판단 하에 학생들의 행동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학생행동보고서를 작성해서 교장실로 보낸다. 정식 명칭은 학교행동보고서(School Behavior Report)인데, 주정부 교육부 직인이 선명하게 찍힌 이 서류의 위력은 대단하다. 먼저 학생 이름, 장소, 시간, 날짜를 정확히 적어야 하고 작성자의 이름, 학교 이름, 교장 이름을 작성한다. 그리고 그 아래에 학생의 행동에 해당하는 항목을 체크 한 후 사건 발생 경위(?)를 상세하게 적게 되어 있다. 그 항목들을 보면 아이들이 싸우거나 서로에게 부상을 입힐 만한 행위에 대한 항목, 수업중 소란하거나 수업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한 항목, 교사에게 반하는 행위나 말, 욕을 하는 경우에 대한 항목, 무기나 사람을 해칠 만한 것들을 소지한 경우에 해당한 항목 등 총 20개가 넘는 항목들이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제일 아랫 부분에는 그 보고서에 대해서 학교행정가가 어떻게 처리를 했는지 작성하는 항목이 있다. 그리고 교장이 사인을 하게 되면 3장의 복사본을 만들어 하나는 작성해서 보낸 교사에게, 하나는 학교에서 보관하며, 마지막 한 장은 교육청으로 보내지게 된다. 교사의 복사본은 나중에 있을지 모르는 학부모와의 상담을 위해서 보관하도록 하는데, 법적 분쟁에 대비하기 위해서 교실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문서화시켜 보관하도록 하고 있다. 교장이 보관하는 복사본은 학생들에게 가해질 제재에 대한 근거로 보관하는데 만약 같은 학생에 대해 두 번째 행동 보고서를 보내게 되면 학부모와의 상담으로 이어지고, 같은 학생이 세 번째 교장실로 보내지게 되면 정학을 당하는 등, 각 지역별로 정해진 규칙에 따라 아이들이 처벌을 받게 된다. 그리고 교육청에 보내진 복사본은 훗날 학생들의 거처를 결정하는 근거로 삼게 된다. 만약 같은 학생에 대해 여러 번 이 행동보고서가 보내지게 되면 교육청에서 그 학생은 보다 통제가 엄격하고 문제 학생들만이 모여진 학교로 보내게 된다. 그 학교에서 또 다른 문제를 발생하게 되면 경찰이 상주하는 학교로 보내지게 되는 등, 학생들에게 있어서는 ‘계속 그러면 경찰아저씨가 너 잡아간다.’ 하는 우스개 소리가 그대로 적용이 되는 경우라고 할 수도 있다. 이 제도가 효과를 보는 것은 학생들이 어느 수준까지 이르면 ‘스스로 조심한다’는 것이다. 심각한 문제 행동만큼은 최소화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이다. 모든 규칙이 그러하듯이 문제행동의 예방을 위해서 이 제도를 사용한다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싸우는 등 수업을 심각하게 방해할 만한 문제를 해결하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대신 나머지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한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교장의 잡무가 늘어나게 되고 문제를 일으킨 학생의 공부해야 할 권리를 침해한다는 부정적인 면도 있지만 이 서류를 작성해야 할 만큼 통제 불가능한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이 행동보고서로 인해서 학부모와의 상담을 해야 하는 학생들은 학교에서 공식 공문을 집으로 보내게 된다. 그리고 그 학생은 학부모가 학교에 오지 않는 이상 다시 교실 안으로 발을 들여놓을 수가 없기 때문에 아무리 바쁜 학부모라 하더라고 만사 제치고 학교에 오게 되므로 학부모의 협조를 100% 얻어낼 수 있다. 상담은 대부분 교장, 교사, 학생, 학부모가 함께 모여 진행되며, 한번 상담을 한 학부모는 그 이후로 학교에 더 관심을 갖게 되고 자주 학교를 방문해서 아이의 상태를 교사와 함께 점검하게 된다. 대부분의 학부모는 우리 아이가 이런 줄 몰랐는데 알려주셔서 고맙다고 말하고 훗날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꼭 연락해 주라고 신신당부를 하기 때문에 학부모가 한번 다녀가면 학생들의 태도는 180도 변한다. 새삼 학부모의 도움이 교사에겐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느낄 수 있는 경험이었다. 한국에서는 문제아들의 부모일수록 만나기 힘든 경우가 많았다는 걸 생각한다면 제도적으로 학부모들이 학교를 방문하게 하는 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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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행동 계속시는 ‘소년의 집’에서 지도
학생이 문제행동을 멈추지 않아 행동보고서를 일정 한도 이상 교장실로 보내게 되거나,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싸우는 행위가 반복되면, 교육청에서 아이들을 소년의 집(Boy’s Home), 소녀의 집(Girl’s Home)라는 곳으로 보내게 한다. 이곳은 우리 나라에 있는 소년원과 다른 개념으로, 교육청에서 학부모에게 ‘아이를 소년의 집에 보내야 한다’라는 공문을 보내면 학부모들이 모든 생활비를 부담하는 가운데, 일반 가정집과 똑같은 집에서 4~5명의 다른 학생들과 생활하게 된다. 이곳에서는 부모님과 살지 않고 이 아이들을 특별 관리해 주는 감독관과 산다는 것 외에는 일반 가정집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감독관은 아이들의 숙제부터 시작해서 과외 시키는 일, 생활지도까지 담당하게 되는데, 그래서 소년의 집에 있는 아이들이 각 반에서 1~2등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가 끝나는 데로 집으로 돌아가서 숙제와 예복습을 하니 아무리 문제아라고 하지만 성적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리고 학교에서 문제가 발생할 시 교사들은 바로 이곳의 감독관에게 연락을 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소년의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므로 이 학생들은 학교에서 모범생이 된다. 만약 계속 문제행동을 할 경우에는 정말 감옥 같은 학교로 보내지게 되니, 이 아이들은 소년의 집이 정한 규칙대로 생활하게 마련이다. 그리고 각 경찰서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아이들을 맡아서 정기적인 상담을 해 주고 있다. 대부분의 자원봉사자들이 각 대학에서 카운셀러 과정을 마치고 인턴십을 하는 경우가 많아 아이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곳에 있는 아이들은 정기적으로 이 자원봉사자들을 만나야 하며, 정해진 시간에 의무적으로 부모들이 돈을 지불해서 카운셀러를 만나야 한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아이들이 문제를 일으키게 되면 소년의 집에 보내는 비용, 상담원 만나는 비용 등 법적으로 부모들이 소비해야 하는 돈이 참 많다. 하지만 법으로 정해져 있으니 다들 따르는 것인데 그 안에서 아이들이 큰 변화를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공부를 해보니 재미도 붙고, 1, 2등을 차지하니 선생님의 칭찬도 듣고, 전문 상담요원과 인생에 대해서도 의논을 하니 점점 책임감있고 자신감있는 아이로 변화해 가는 것이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B 이상의 학점을 유지해야 한다. 행동 발달상황에서도 B 이상을 일정 기간 동안 맞아야 하니 이곳에 있다가 집에 돌아간 학생들은 일등 학생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나도 몇 달 동안 있으면서 두 명의 아이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는데 돌아가는 날 좋아하는 모습 속에서 부모들을 그리워 했을 그 아이들을 꼭 안아 주었던 기억이 난다. 학교에서의 숙제와 시험 일정은 교사가 직접 정해진 종이에 사인해서 적어 주기 때문에 이 아이들은 숙제를 해 오지 않는 경우가 없다. 만약 숙제를 하지 않을 경우, 교사가 감독관에게 통보를 하게 되면 소년의 집에 더 오랫동안 머물러야 한다. 숙제가 없는 날은 숙제가 없다는 사인을 받아와야 하며, 학교에 학부모가 찾아와야 할 경우에도 이 감독관들이 찾아온다. 실제로 ‘이렇게 착하고 순한 아이들이 무슨 문제행동을 했을까’라는 의문이 든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제도적으로 문제아들이 달라질 수 있는 정책, 행동지도가 제도적으로 이루어지는 모습들을 보면서 문제아로 낙인찍혀서 방황하고 있을 한국의 아이들을 생각하게 된다. 제도적인 변화 없이는 근본적인 문제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가장 평범한 진리를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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