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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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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을 찾아서] 청소년 인터넷 방송국 스스로넷

6교시 수업이 끝나자마자 지혜(서울 덕성여고 2)는 재발리 가방을 챙긴다. 오늘은 지혜가 웹자키로 활동하고 있는 청소년인터넷방송국 '스스로넷'의 녹음이 있는 날이다. 버스에서 내려 총총걸음으로 방송국 안으로 들어선 시간은 오후 5시 반. 곧바로 스튜디오로 들어가 해드폰을 쓴 채 숨을 고른다. 지혜는 "학교 수업에 과외도 받고 웹자키 활동에다 틈틈이 방송 대본까지 써야 하는 바쁜 생활이지만 그래도 늘 이 시간이 기다려진다"고 말한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상상의 도가니탕의 주방장 이지혜입니다. 오늘은 점점 멍이 들어가고 있는 한국의 여성인권에 대해 요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성피해 3가지 사례를 재료 삼아 여성단체 상담선생님과 함께 요리합니다. 여성피해 상담사례와 요리방안까지 이어지는 후식 웃음의 도가니탕에서는 여러분들을 시원하게 해드릴 음식으로 즐거움을 드리겠습니다.”
 이지혜 양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인 ‘상상의 도가니탕’은 mp3 음악파일 다운로드의 핵심인 소리바다 서비스 문제, 개고기 문화 찬반논쟁, 미군 장갑차에 치어 숨진 여중생 문제 등 우리 사회의 이슈들을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이야기하는 시사 프로그램. 내용상 지루하고 딱딱해지기 쉬운 프로그램이라 어떻게 하면 좀더 편안한 느낌으로 방송할 수 있을까 늘 고민한다는 지혜는 아나운서의 꿈을 갖고 있다. 지혜는 지난해 스스로넷에서 개최한 라디오 웹자키 선발대회에서 금상으로 입상해 웹자키로 활동중이다. 어려서부터 라디오 방송을 들으면서 DJ란 직업과 라디오의 매력에 푹 빠졌다는 지혜는 초등학교 때부터 줄곧 방송반에서 활동한 경험을 갖고 있어 방송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고 한다.


동아리 형태로 방송에 직접 참여

 스스로넷은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 서울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청소년 인터넷 방송국으로 2000년 문을 열었다. 최첨단 디지털 영상·음향·편집 장비와 종합 스튜디오를 갖추고 청소년들이 직접 기획·제작한 뉴스, 영화, 다큐멘터리, 라디오, 뮤직비디오, 청소년 드라마 작품은 물론 게임 및 플래시, 웹에 관련한 동영상 강의 등 다양한 분야의 방송활동과 미디어 관련 교육활동이 동아리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스스로넷 활동의 또 하나의 큰 특징은 오프라인 모임과 연결된 온라인 활동이다. 오프라인 모임에서 청소년들이 만든 모든 작품은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한다. 현재 전체 방송의 80%가 청소년들의 직접 참여와 제작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데 프로그램의 제목을 정하는 일부터 시작해 콘티 짜기, 대본 작성, 선곡 등의 과정에 센터의 이름처럼 학생들 ‘스스로’ 참여하고 있다. 학교생활이나 일상의 에피소드를 음악과 함께 전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까마귀 기르기’를 진행하고 있는 이하나(인천 인일여고 2) 양은 “까마귀는 한마디로 아직 완전한 것 없는, 그래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우리들을 말하는 것”이라고 코너를 소개하면서 “대본을 쓰기 위한 자료를 찾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방송을 듣고 또래 친구들이 게시판에 올려주는 방송평과 격려글들을 보며 힘을 얻는다”고 밝혔다.
[PAGE BREAK]체험활동 프로그램으로 인기 짱

 스스로넷에서는 올 2월 청소년들이 방송제작과정이나 디지털 공간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스스로넷 미디어텍'을 열었다. 미디어텍에는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는 오픈 스튜디오가 마련되어 있어 학생들이 직접 MC, 출연자, 카메라맨이 되어 방송 제작에 직접 참여해 볼 수 있다. 스튜디오 옆에 마련된 에디트존에서는 또한 오픈 스튜디오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녹화하고 편집해 송출하는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이러한 체험들을 즉석에서 디지털 사진에 담아 디지포토존에서 그 즉시 출력해 볼 수도 있다.
 미디어텍은 학교나 학급 단위의 일일 체험활동과 학교 특별활동 형태로 일년 내내 운영되고 있어 미디어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에게 체험활동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스스로넷 교육문화사업팀 여수미 주임은 “방송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고가인 방송장비는 경험할 수 없었던 것이 현실”이라며 “프로그램을 제작을 통해 청소년들이 자신의 시각을 가지고 창조적인 자기표현력과 미디어 수용 자세를 기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미디어 제작 아카데미 과정 운영

 뿐만 아니라 스스로넷에서는 미디어 대전, 시나리오 공모제, 만화·사진공모전, 고딩영화제, 웹자키 컨테스트 등 청소년들을 위한 공모전으로 미디어에 대한 숨겨진 ‘끼’를 찾을 수 있는 공모전을 열고 있다. 또한 영상캠프 미디어캠프, 데이캠프, 미디어텍 체험캠프 등 다양한 캠프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참여욕구를 만족시키고 있다. 그중 미디어 캠프는 유해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는 청소년들에게 건전한 미디어 문화를 경험하게 하고자 전국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매달 실시되는 미디어 상담 프로그램이다. 사진, 영상, 홈페이지, 그래피티, 만화 등의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체험활동과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통해 넘쳐나고 있는 유해 미디어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건전한 문화활동을 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있다.
 스스로넷에서는 미디어 제작에 관한 아카데미 과정도 마련했다. 방송, 영화, 웹 만화, 플래시, 프리미어, VJ, 사진, 기자 등의 과정을 각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해 2개월 과정으로 가르친다.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방송과 영화. 각 과정당 15명 내외의 소수로 운영하기 때문에 인기 있는 강좌의 경우 몇 개월을 기다려 수강하는 경우가 많다. 수료한 후에는 지속적으로 작품 제작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장비를 지원 받고 스스로넷의 방송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할 수 있다. 스스로넷은 더욱 많은 청소년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몰두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자신의 개성을 맘껏 발산할 수 있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곳. 오늘도 스스로넷을 찾는 청소년들의 발길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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