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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저장과 삭제를 둘러싼 뇌 속의 전쟁

뇌 세포의 핵 속에는 두 가지 종류의 크렙 단백질이 있다. 하나는 기억을 촉진하지만 다른 하나는 기억에 제동 장치 역할을 한다. 기억을 촉진하는 크렙 단백질과 기억을 삭제하는 크렙 단백질은 보통 때에는 균형을 이룬다. 열심히 공부를 하면 기억 촉진 단백질이 더 강해져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바꾼다. 반대로 멍청한 상태로 있으면 해마는 일시 저장된 단기기억을 지워 버린다.

신동호 | 과학동아 편집장


1기억은 단편적인 경험을 체계적인 지식으로 저장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망둥이는 기억력이 약하기 때문에 바로 몇 초 전에 했던 실수를 되풀이한다. 반면 기억력이 뛰어난 인간은 실패의 경험을 되살려 더 잘하게 된다.
요즘 “창의성, 창의성” 하는데 사실은 기억 없는 창의성, 어느 정도 외우지 않는 창의성은 사상누각과 같다. 창의성은 많은 정보를 기억하고 있는 상태에서 갑자기 어떤 자극에 의해 기억한 정보가 서로 연관되면서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튀어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과학자가 젊어서 이룩한 업적으로 노벨상을 타는 것도 젊을 때 기억력이 가장 좋기 때문이다.

생명체는 네트워크로 기억을 저장

흔히 사람들은 반도체 기억소자를 떠올리면서 사람도 반도체처럼 정보를 기억할 것이라고 착각한다. 반도체는 내부에 아주 작은 구멍이 수없이 많이 있어 여기에 전자로 정보를 저장한다. 하지만 인간의 뇌는 뇌세포의 네트워크로 기억을 저장한다. 뇌세포는 무려 1000억 개나 되고 하나의 세포는 수만 개의 다른 뇌세포와 뉴런으로 연결돼 있다. 뇌세포의 숫자는 탄생할 때나 지금이나 가진 숫자가 거의 같지만 태어났을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많은 것을 기억하는 이유는 뇌세포 사이에 새로운 연결망이 무수히 생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보자. 평소 A라는 뇌세포는 B라는 뇌세포와만 연결돼 있다. 같은 일을 반복하면 이 연결은 강화된다. 새로운 것을 배우면 A 뇌세포가 흥분하면서 새 가지가 뻗어 나와 C라는 뇌세포와 연결된다. 이 새로운 연결망이 바로 새로운 기억인 것이다. 이런 식으로 자꾸 어떤 비슷한 학습이나 행동을 하다보면 특정한 연결망이 자꾸 강해진다.
인간이 반도체로 만든 컴퓨터와 다른 점은 기억이 곧 학습으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새로운 것을 학습해 더 고차원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네트워크로 기억을 저장하는 것은 학습을 하는 데 훨씬 유리하다. 자꾸 학습을 하다보면 특정한 네트워크는 자꾸 강화되고 어떤 것은 약화된다. 따라서 네트워크가 계산하는 방식이 조금씩 달라지고 조금씩 변화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인 반도체 칩은 공장에서 출고될 때 이미 계산 규칙이 정해져 있다. 하지만 사람의 뇌나 뇌를 닮은 신경망 칩은 자꾸 학습을 시킬수록 새로운 계산 규칙을 배운다. 그래서 신경망 칩은 음성 인식, 언어 처리, 로봇 제어, 패턴 인식과 같은 인공지능 분야에서 주로 쓰인다.
기억은 순간기억, 단기기억, 장기기억 세 가지 종류가 있다. 예를 들어 전화번호부에서 집 근처 자장면집의 전화번호를 찾아보았다 치자. 책을 펼쳐 본 순간 숫자의 상(像)이 뇌에 1초도 못 되게 잔상처럼 남는다. 이것이 순간기억이다. 우리가 만화영화를 볼 때 실제로는 끊어진 여러 장의 만화를 보는데도 마치 이어진 화면처럼 보게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제는 마음속에 전화번호를 외우고 자장면집 번호를 누른다. 번호를 누른 뒤 몇 분 또는 몇 시간 동안 우리는 번호를 기억한다. 이것이 단기기억이다. 다음 날 깨어나면 전화번호를 까맣게 잊어버린다. 만일 일주일에 한번씩 자장면집에 전화를 걸어 요리를 시켜 먹는다면 이 사람은 몇 달 또는 몇 년 동안 번호를 잊지 않게 된다. 이것이 장기기억이다.[PAGE BREAK]공부를 재미있게 해야 하는 이유

우리가 눈과 귀 등 오감을 통해 자극받은 단기기억은 뇌의 원시적 부위인 변연계에 속하는 해마와 그 바로 옆의 편도체에 일시적으로 보관된다. 해마란 이름은 모양이 바다의 해마(海馬)와 닮았다 해서 붙은 말이다. 뇌의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해마는 크기가 새끼손가락만하지만 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해마와 편도체가 손상되면 손상되기 전에 한 일은 잘 기억하면서도 최근에는 무슨 일을 했는지는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따라서 학습도 할 수 없고 지식도 늘지 않는다.
편도체는 행복, 공포, 불쾌감 같은 감정을 맡아 동기를 부여하는 부분이다. 편도체를 없애면 사람은 전혀 공포를 느끼지 못한다. 감정과 동기를 만드는 편도체가 왜 기억에 관여할까?
감정이 기억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불쾌한 경험이나 자극, 공포의 기억은 잘 지워지지 않는다. 피비린내 나는 전쟁의 경험, 한밤중에 산 속에서 맹수의 푸른 눈과 맞부딪친 순간, 첫 키스의 쾌감을 우리는 절대 잊지 않는다. 이런 일을 기억함으로 해서 다음에 비슷한 위험에 처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게 되고 다음에 또 연인과 만나 그 쾌감을 반복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감정은 기억 강화제이다. 따라서 기억은 차가운 머리가 아닌 뜨거운 가슴으로 하는 것이다. 재미없는 공부를 할 수 없이 할 때보다 흥미에 이끌려 하는 공부가 훨씬 오래 기억으로 저장된다. 따라서 하고 싶은 일을 해야, 또 하고 싶은 공부를 해야 성공할 가능성은 훨씬 높아진다.

오래 기억하려면 반복학습이 중요한 이유

뇌의 기억 제조공장인 해마는 단기 정보가 필요한지 그렇지 않은지를 늘 판단한다. 컴퓨터와 우리의 뇌가 다른 점은 컴퓨터의 경우 사람이 ‘delete’ 키를 눌러야 정보가 지워지지만 인간의 뇌는 스스로 판단해 삭제한다는 점이다. 어떻게 보면 뇌가 형편없어 보이지만 자동 삭제 기능 덕택에 인간의 뇌는 저장 용량 부족에 시달리지 않는다.
해마에 단기기억이 일시적으로 저장되는 시간은 불과 5분 정도이다. 5분 안에 단기기억으로 갈지 장기기억으로 갈지가 정해진다. 런던 시내 택시 운전사들은 운전 경력이 오래된 사람일수록 해마의 뒷부분이 크다. 여러 군데를 다니고 다양한 사람과 만나게 되는 택시 운전사는 많은 자극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해마의 특정 부위가 커지게 되는 것이다.
단기기억 중 단편적 지식은 곧바로 기억에서 지워진다. 뇌의 중요한 기능 가운데 하나가 바로 기억 삭제 기능이다. 만일 중요하지 않은 단편적 지식을 모두 기억한다면 우리의 뇌는 기억 용량 초과로 결국 멈춰 버리고 말 것이다. 대신 중요한 지식과 경험은 축적됐다가 고등한 인간의 뇌에 해당하는 전두엽에 장기적으로 기억된다.
그렇다면 기억은 어느 정도의 속도로 지워질까? 독일의 심리학자인 헤르만 에빙하우스는 100여 년 전 실험을 통해 ‘에빙하우스 망각 곡선’이란 것을 만들어 낸 것으로 유명하다. 이 곡선에 따르면 암기한 단어는 네 시간 뒤에는 10개 중 5개 정도밖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 24시간 후에는 3~4개, 또 48시간 뒤에는 2~3개의 단어를 기억한다. 암기한 단어의 대부분은 잊혀지지만 머리 속에 살아남은 몇 개의 단어는 비교적 오랫동안 기억된다. 에빙하우스는 망각 속도가 시간이 흐를수록 완만해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따라서 공부를 할 때 되풀이해서 복습을 하면 망각 속도의 기술기가 더욱 완만해져 더욱 많은 것을 기억할 수 있다.

[PAGE BREAK]학습할수록 기억 유전자에 불이 켜져 영리해져

장기기억은 단기기억과 비교해 기억의 지속 시간 외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지만 뇌세포와 분자 수준으로 내려가 보면 두 종류의 기억은 완전히 딴판이다. 단기기억 때는 뇌세포와 뇌세포 사이에 새로운 회로가 만들어지지 않지만, 단기기억이 장기기억으로 바뀔 때에는 뇌세포에서 회로를 만드는 유전자의 스위치가 켜져 새로운 신경 회로망이 생긴다.
이 과정을 밝히는 데 결정적인 공을 세운 과학자가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신경생리학자인 에릭 칸델 교수이다. 오스트리아 출생인 그는 장기기억의 메커니즘을 밝혀낸 공로로 2000년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칸델 교수는 1970년대부터 바다에 사는 민달팽이로 학습과 기억의 원리를 연구해 왔다. 처음에는 포유동물로 연구를 했으나 포유동물을 갖고 복잡한 기억과 학습 과정을 이해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 그는 뇌세포가 크고 수는 적은 민달팽이로 실험 모델로 바꾸었다. 칸델은 민달팽이를 학습시키면서 생물학적으로 기억은 단기기억과 장기기억 두 종류가 있고, 장기기억이 생성될 때에는 신경세포 사이에 새로운 신경 회로망이 생긴다는 것을 알아냈다.
칸델의 실험은 이랬다. 민달팽이는 호흡관으로 물을 빨아들여 이 속의 산소를 호흡한다. 호흡관을 툭 건드리면 달팽이는 아가미를 잠시 동안 몸 속에 숨기는 게 보통이다. 칸델 교수가 달팽이 꼬리에 약간의 전기 자극을 가한 뒤 호흡관을 건드리자 달팽이는 위험을 느꼈고 자극이 반복될수록 달팽이가 아가미를 몸 속에 숨기는 시간은 길어졌다. 전기적 자극을 감지하는 신경세포와 아가미를 움직이는 운동 신경세포 사이에 없었던 신경 회로망이 자꾸 만들어지면서 “위험하니 아가미를 내보내지 말아야겠다”는 판단을 내리게 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장기기억이었다.
그렇다면 단기기억은 무엇일까? 외부에서 어떤 자극이 가해졌을 때 뇌 세포 내에서는 신경전달물질이 늘어난다. 따라서 전기 신호가 신경세포와 신경세포 사이의 접속 지점을 훨씬 더 쉽게 통과할 수 있게 돼 잠시 동안 기억을 하게 된다. 그러나 자극이 사라지면 이 기억은 잊혀지고 만다. 이것이 단기기억이다.
하지만 단기적인 자극이 반복되면 뇌 세포에서 프로틴 키나아제 A라는 물질이 활성화되면서 이것이 뇌 세포의 핵으로 들어간다. 그래서 핵 속에 있는 크렙(CREB)이란 단백질을 인산화시킨다. 인산화된 크렙 단백질은 뇌세포와 뇌세포 사이에 회로를 만드는 10여 가지 유전자와 결합해 스위치를 켜게 된다. 그래서 뇌세포 사이에 새로운 회로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장기기억이다. 새로운 회로가 생기면 그 회로가 몇 시간에서 몇 주까지도 지속돼 기억이 장기간 저장되는 것이다.

뇌에선 기억 삭제-저장 간 전쟁 늘 벌어진다

그러나 뇌세포 사이에 회로가 만들어졌다고 무조건 장기간 기억되는 것은 아니다. 뇌는 쓰지 않는 회로를 자꾸 없애는 성질을 갖고 있다. 따라서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반복 학습을 통해 이 회로를 더 강하고 두껍게 만들어야 한다.
크렙 단백질에도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기억을 촉진하지만 다른 하나는 기억에 제동 장치 역할을 한다. 기억을 촉진하는 크렙 단백질과 기억을 삭제하는 크렙 단백질은 보통 때에는 균형을 이룬다. 열심히 공부를 하면 기억 촉진 단백질이 더 강해져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바꾼다. 반대로 멍청한 상태로 있으면 해마는 일시 저장된 단기기억을 지워 버린다.
[PAGE BREAK]크렙 단백질의 존재는 시냅스의 활동을 활발히 하면, 다시 말해 공부를 할수록 사람이 영리해진다는 것을 분자 수준에서 증명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반대로 유전적으로 기억력이 뛰어난 사람이라 하더라도 신경세포에 자극을 주지 않으면 그 기능이 점점 쇠퇴해 버리게 된다. 실제로 자극이 전혀 없는 환경에 사람을 오래 격리시키면 이 사람은 멍청한 사람이 돼 버리고 만다. 인간의 기억력과 지능은 선천적으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후천적으로도 개발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인간의 자각과 행동이 유전자의 활성을 변화시킨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유전자는 인간을 구속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자유롭게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기억력 강화제 개발 눈앞에

기억이 유전자의 장난이기 때문에 유전자 조작을 통해 기억도 강화할 수 있다. 크렙 단백질을 잘 만들도록 유전자를 조작하면 쥐와 초파리는 더 적은 자극으로도 기억을 잘 한다. 하나를 기억시키는 데 보통 10번을 연습해야 했던 초파리가 유전자를 조작하자 한번에 재빠르게 기억을 한 실험 결과도 있다.
그렇다면 사람의 기억력도 강화할 수 있지 않을까? 노인이 될수록 또한 치매 등 뇌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는 기억 상실이 매우 심각하다. 그래서 전세계 유명 제약회사와 벤처 기업은 크렙 단백질의 기억 원리를 이용해 ‘기억력 촉진제’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적어도 5~10년 안에 사람의 기억력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신약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현재 개발 중인 대부분의 치료약은 뇌세포가 파괴된 알츠하이머 환자를 위한 것이지만 언젠가는 학업 성적을 올리는 이른바 ‘스마트 약’으로 시판될 가능성도 있다. 이제 기억도 약물로 조절할 수 있는 시대에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뇌는 잠자는 시간 동안 학습했던 내용을 정리한다는 것이다. 잠을 자면서 뇌에 입력된 정보를 정리하고 필요 없는 기억을 삭제하고 기억을 업데이트 하고 새로운 경험을 우리의 장기기억 시스템 속에 통합하는 작업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잠을 잘 때 뇌에 새로운 신경 회로망을 만들어 기억을 저장하는 것이다.

수면 부족하면 기억에도 치명타

잠과 기억의 관계를 알아내기 위해 하버드 대학 로버트 스틱골드 박사는 24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밤샘 공부를 한 사람과 공부를 한 뒤 잠을 잔 사람이 그 다음날 얼마나 더 많은 것을 기억하는지 실험했다. 예상대로 충분히 잠을 잔 학생들이 더 많은 것을 기억했다. 이처럼 잠은 장기기억의 형성에 꼭 필요하기 때문에 밤샘 공부는 시험을 망치는 지름길이다.
잠이 드는 순간 마치 불이 꺼지듯 의식이 멈추기 때문에 밤새 뇌가 쉬고 있다고 흔히 생각한다. 그러나 잠을 자는 동안에도 뇌는 깨어서 활동한다. 잠을 자는 동안에도 뇌파가 발생하고 렘(REM=Rapid Eye Movement)수면과 비 렘수면이 5~7차례 반복된다. 특히 잠든 지 한 시간 반쯤 뒤 잠이 깊어졌을 때 시작되는 렘수면 때에는 깨어 있을 때처럼 톱니 모양의 뇌파가 나타난다. 또 눈알을 빠르게 굴린다. 심장도 빨라지고 숨도 가쁘게 쉬고 혈압이 오르고 남자의 경우에는 발기가 된다. 잠을 잘 때 눈이 빙글빙글 도는 램수면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면서 뇌의 활동이 매우 활발해진다. 램수면 때에 뇌교는 척추신경을 차단하고 대뇌와 시상하부 쪽으로 신호를 보낸다.
[PAGE BREAK]렘수면은 성인보다는 갓 태어난 아기에게서 훨씬 많이 나타난다. 갓 태어난 아기는 전체 수면 시간의 50%가 렘수면이지만 성인이 되면 렘수면이 20%가 되고 노인이 되면 더욱 줄어든다. 렘수면 상태에서는 꿈을 더 많이 꾸기 때문에 흔히 ‘꿈 수면’이라고도 부른다. 새로운 지식을 더 많이 경험하고 습득하는 어린이가 꿈을 많이 꾸는 렘수면 시간이 길다는 것은 꿈과 기억이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을 말해 준다.
꿈의 기능에 대해 현재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이론도 ‘기억과 학습 이론’이다. 이 이론은 꿈이 새로운 정보를 메모리 시스템 속에 짜 맞추면서 정서적 자극을 줄이는 동시에 다른 스트레스나 마음의 상처에 적응하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고 본다. 즉 꿈을 꾸면서 느끼는 복잡 미묘한 감정은 그날 습득한 경험을 뇌가 정서적으로 소화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물론 다른 주장도 있다. 꿈은 단순히 렘수면 동안 발생하는 정신 활동의 부수 현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소수의 의견이다.
통계적으로 보면 색다른 경험을 한 날 꿈을 많이 꾼다. 특히 스트레스를 크게 받거나 또는 마음에 상처를 받았을 때 그날 밤 강렬한 꿈을 꿀 가능성이 높다. 마음에 큰 상처를 받았을 때 불이 나거나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꿈을 꾸며 쫓긴다는 것이다. 이런 꿈은 며칠씩이고 반복되지만 결국 상처가 치유되면 희미해져 없어지게 된다. 결국 꿈은 인간의 성장과정인 셈이다. 자꾸 꿈꿀수록 자란다는 게 틀린 말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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