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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성 있는 산학연계 정책 추진 필요

참여정부는 지역사회 내에서의 대학을 중심으로 한 산학연계의 원활한 추진을 위하여 다양한 정책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들이 원활히 추진되어 목표한 대로 그 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정책의 일관성이 요구된다. 과거의 정책이 일회성으로 끝난 사례에서 그 비효율성을 경험했듯이 충분히 준비가 되지 않는 상태에서 시행되어서는 안 된다.

강종훈 |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


지역사회 내에서 대학과 산업체 간의 연계는 특히 산업계의 요구를 반영하는 대학교육의 내실화를 통한 취업능력 제고라는 측면에서 과거의 정부로부터 현재의 참여정부까지 지속적으로 중요한 정책기저를 이루어왔다. 본고에서는 현 참여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학경쟁력 강화 방안’과 ‘고등교육 재정지원 효율화 방안’을 중심으로 산학연계 관련 정책을 살펴보고 이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제언을 몇 가지 제시하고자 한다.

산업현장과 괴리된 대학교육
현재 우리나라는 자본과 노동력 투입 위주의 성장전략의 한계점으로 인해 잠재성장률은 하락하고, 또한 지식과 기술이 체계화되지 못한 인적자원 개발의 한계점으로 인해 국가경쟁력이 저하될 위기에 놓여 있다. 이러한 공감대 아래 현 정부에서는 21C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국가경쟁력은 교육경쟁력이 좌우하며 이 중심에서 고등교육의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이는 대학이 신(新)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연구인력 양성, 산업수요에 맞는 기술인력 양성, 지역혁신활동 등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여야 함을 의미한다. 2003년 현재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은 15위이나, 고등교육경쟁력은 28위로 나타나고 있다(IMD). 이와 관련하여 과거의 독일, 핀란드, 캐나다 등도 산학협력 활성화를 통한 인력양성과 기술개발을 중시하여 교육경쟁력을 높인 경험을 갖고 있다.

현재의 우리 대학은 교육기회의 확대로 약 26만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고, 박사급 이상 고급인력의 대학 집중(76%)으로 연구 잠재역량이 높고(SCI 논문수 2002년 세계13위), 지식정보화에 따른 성인의 계속교육 수요가 증가 하는 등 강점 요인이 있다. 그러나 교육의 질을 담보하는 교원(2003년 교수 1인당 학생수 한국 31, 일본 11.4, 미국 13.5명) 및 시설 등의 교육여건의 취약, 특성화 미흡, 산업현장과 괴리된 교육(기업의 대학교육 만족도 26%, 2002년 전경련 조사), 학령인구 감소, 고등교육 시장개방에 따른 학생자원 감소 예측, 낮은 취업률 등 약점과 위기요인 들이 산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현실 속에서 현 참여 정부는 ‘대학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①대학의 자율역량 강화 ②경쟁을 통한 교육·연구력 제고 ③대학지원 정책의 획기적 전환을 목표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경쟁을 통한 교육·연구력 제고에서는 대학의 연구 역량 제고와 지방대학 육성, 수요자 중심의 교육 및 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들의 세부 정책과제를 살펴보면 대학의 연구력 제고 측면에서는 ①연구중심대학 집중 육성(Post-BK 21사업 추진, 연구중심대학 선정·집중지원 등) ②‘기초학문육성사업 5개년 계획’ 수립 추진, 대학 연구 지원방식 개선(중장기·대규모과제 중점지원, 대학의 간접연구비를 30%로 확대 등) ③우수 이공계 연구인력 확보(국가장학금 대상을 대학원생까지 확대, 이공계 대학연구소 집중 육성 등) 등을 주요 과제로 들 수 있다

쏟아져 나온 지방대학 육성책
지방대학 육성 측면에서는 먼저 지방대학 육성을 국가균형발전의 핵심 전략으로 추진을 세부 목표로 하여 ①미국의 실리콘밸리, 프랑스의 소피아 앙티폴리스, 핀란드의 울루 지역 등의 예에서와 같이 국가혁신을 지방대학을 중심으로 한 지역혁신 클러스터에서 시작하고 ②대학의 인적자원과 배출되는 우수인력을 지방의 신성장동력 창출에 활용하도록 하며 (비근한 예로 일본은 지역과 연계한 대학지원사업으로 2003년 약 5400억 투자, 프랑스는 지방정부, 기업, 연구소 등을 연계한 ‘U3M’계획에 7년간(2000~2006) 총 약 4조 5000억 원 투자) ③지방대학 특성화를 통하여 현장적응력이 우수한 인력을 양성함으로써 청년층 취업능력을 제고하도록 하였다.

두 번째로, 지역혁신체제(RIS) 구축을 위한 대표적인 사업으로 ‘지방대학 혁신역량 강화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세부 목표로 ①산학협력을 바탕으로 지역전략산업, 지역기반 향토·문화사업 등에 필요한 인력양성사업 지원 ②대학, 연구소, 지자체, 산업체 등이 연계하여 사업단을 구성하고 사업단별로 다양한 분야의 사업추진 ③상향식 방식으로 재정 계획 수립 및 일괄 지원 ④교수, 언론인, NGO, 산업체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권역별 ‘지역단위협의체’의 검토 의견을 반영하여 사업 선정 등의 세부 정책과제를 제시하였다.

수요자 중심의 교육 및 인력 양성 측면에서는 ①고급전문인력 수요에 부응하는 전문대학원의 활성화 ②교육과정의 현장 적합성 제고 ③‘산학협력단’운영 활성화 ④다양한 산학협력 활동 촉진 ⑤대학교육의 국제화·정보화 등에 세부 목표를 두고 있다.

이 중에서 본고의 주제와 직·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것을 중심으로 세부 정책과제를 살펴보면, 먼저 ‘교육과정 현장 적합성 제고’ 측면에서는 ①주문식 교육과정, 산업체와 계약에 의한 학과 운영, 대학의 교육과정 개발시 산업체 인사 참여 제도화②연계교육과정을 전문대학과 일반대학 간 과정으로 확대 ③전직교육, 재취업교육 등 성인·근로자의 능력개발 위한 다양한 성인학습과정 개설 ④주5일제 도입에 따른 지역 주민 대상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⑤직장인 등 성인학습자를 위한 사이버 대학 육성 등을 세부 정책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두 번째로, ‘산학협력단·운영 활성화’ 측면에서는 ①대학의 산학협력 체결, 기술 이전, 지적재산권 관리, 창업지원 등의 기능 수행을 위한 ‘산학협력단’의 설치 지원(‘산업교육진흥및산학협력촉진에관한법률’에 근거 마련, 2003년 9월 시행 ②‘산학협력단’이 테크노 파크, 창업보육센터, 기술이전센터, 우수연구센터 등 정부지원 각종 산학협력사업을 통합·관리하도록 하고, 각종 자금 또한 ‘산학협력단’회계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등을 주요 정책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세 번째로, ‘다양한 산학협력 활동 촉진’ 측면에서는 ①산업계·대학·경제단체 등이 참여하는 ‘산학협력 민관 협의기구’를 통하여 대학생 인턴십 확대, 교육과정 개선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2003년 10월에 설치) ②학교기업 활성화 방안 마련 ③지자체, 출연연구기관, 기업 등이 소유하는 연구소를 대학내에 유치하여 인적·물적 자원 공동 활용 촉진 ④전문대학의 ‘산학기술교육단지’ 조성으로 생산활동과 교육활동을 연계하여 취업으로 연결되도록 지원 ⑤‘산학협력 전담교수제’ 도입 추진 등이 세부 정책과제로 제시되어 있다.

다음으로, ‘고등교육 재정지원 효율화방안’에서 제시된 산학연계 관련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대학의 산학협력 유형을 고급연구개발 인력, 첨단·선도·기반기술 인력, 산업기술 인력의 3가지 수준으로 분류하고(2003년 9월 제23차 국정과제회의), 수준별 사업과 재정지원 방식을 결정하였다. 2004년도 기준으로 고등교육 예산 총액 2조 9600억원 중 인건비와 시설비, 일반지원 성격의 사업비를 제외하고 8582억 원(고등교육 사업비 예산의 62%)을 유형설정 사업으로 편성하였다. 세부적으로 보면 고급전문인력 양성(2637억, 31%)에 기초학문육성사업(1237억)과 BK21사업(1400억), 중견전문인력 양성(3965억, 46%)에 지방대학혁신역량강화(2200억), 수도권대학특성화(600억), 지역BK사업(500억), 이공계생 장학금지원(665억), 현장기술인력 양성(1980억, 23%)에 지방전문대학 특성화(950억), 수도권전문대학 특성화(380억), 주문식교육 및 구조조정지원(350억), 산·학·연협력체제 활성화(300억)으로 구분하여 지원하고 있다. 이 중 지방대학혁신역량강화와 지방전문대학 특성화는 상향식(37%)으로 나머지 사업은 하향식(63%)로 지원되고 있다.

산학연계 위한 장관급 협의체 필요
이상에서 살펴본 것 같이 현 참여정부에서는 과거와는 달리 지역사회 내에서의 대학을 중심으로 한 산학연계의 원활한 추진을 위하여 다양한 정책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다만, 이러한 정책들이 원활히 추진되어 목표한 대로 그 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먼저 정책의 일관성이 요구됨은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정책의 일관성은 지속적인 양질의 연구와 실증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 과거의 정책이 일회성으로 끝난 사례에서 그 비효율성을 경험했듯이 정책 추진의 조급성으로 인해 충분히 준비가 되지 않는 상태에서 국가의 중요한 정책이 시행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다음으로 산학연계에 관계된 주체들, 즉 대학, 산업체, 지자체, 연구소, 지역경제단체 등의 자발적인 의지와 유인가가 내실 있는 산학연계의 중요한 변수일 것이다. 국가차원에서 행·재정적 지원체제를 잘 갖추고 있다 하여도 이러한 주체들이 산학연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재한 상태에서 일방적인 노력만이 요구된다면 진정한 의미의 산학연계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또한 국가의 재정지원사업 측면에서 보면, 과거의 재정지원사업의 추진에 비교하면 재정분배 방식 및 사업선정 등에 있어 상당 부분 개선되고 발전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산학연계와 관련된 사업은 각 단위사업 간의 중복성이 보이고, 특히 부처간 중복 투자 현상이 보이고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여전히 범 부처간에 산학연계를 조정할 강력한 협의체가 없다는 것에 기인할 수 있다. 물론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설치된 ‘산학협력민관협의기구’가 어느 정도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지만, 독일의 경우와 같이 산학연계를 위하여 국가차원에서 장관급으로 구성된 강력한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향으로 보인다.

대학과 지역·산업체 간 연계 과제

다음으로 본고의 결론으로서 지역 산학연계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정부, 대학, 산업체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을 정리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

정부는 고등교육 시장에서 대학간 경쟁을 유발하여 양질의 다양한 교육과 연구가 이루어지도록 한다. 이는 산업체 입장에서 보면 양질의 교원이 있어 신기술 개발에 유리하고, 양질의 졸업생이 양성된다면 산학연계에 대해 타 대학이나 기관보다 이러한 대학에 좀 더 호의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지원하는 의미에서 국가 차원의 ‘품질보증제(Quality Assurance System)’를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산업별 인적자원개발협의체 구성을 지원한다. 이 협의체에는 대학, 산업체 고용주 및 노동조합, 관련 연구기관 등이 포함됨은 물론 교육인적자원부, 노동부, 산업자원부 등 관련 부처가 반드시 참여한다. 이러한 협의체의 구성과 활성화를 통해 산업체 현장의 요구, 신기술에 따른 직무의 변화 등을 신속히 반영하여 교육과정의 개발, 교수학습의 전개, 신기술 관련 연구 영역의 신속한 결정 등 진정한 의미의 산학연계가 촉진될 수 있다.
세 번째로, 산학연계에 참여하는 기업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강화한다. 이러한 기업은 교육과정 개발, 인턴십, 새로운 기술 개발에 대한 연구, 현장 실습 프로그램 개발 운영 등에 공동 참여한다.

대학에서는 지역 내의 대학들이 연계하여 산업별 인적자원개발 협의체와 유기적인 협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련 조직을 구성한다. 물론 이러한 조직은 자연발생적인 것이 좋으나 국가에서는 이러한 조직 구성의 활성화를 위해 구성 초기에 일정 부분 재정을 지원하는 것도 좋은 방안을 보인다. 두 번째로 진로지도 프로그램 및 경력개발 프로그램을 개발 확산하고 이를 정보화하여 축적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한다. 이러한 정보 센터에서는 진로관련 정보뿐만 아니라, 노동시장, 산업체(직무 변화 등도 포함), 졸업생, 교원(타 대학 포함) 등과 관련된 정보도 함께 제공한다. 세 번째로 산학연계를 위해 교육과정을 개발하거나 신기술 개발 업무 등에 관여하는 교원을 위해서는 강의 부담과 연구 실적물 제출 수를 경감하는 등의 호의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산업체에서는 산학연계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함께 적극적인 참여가 요청된다. 물론 산업체에서는 좀 더 전문화되고 깊이 있는 교육을 원하고 있지만 대학의 속성상 산업체에서 기대하는 것보다는 달리 기본교육에 더 중심을 두고 있는 실정이다. 왜냐하면 신기술일수록 장비 구입에 따른 대학의 재정 부담, 교육과정 개편 및 교원 확보 등의 어려움으로 대학 자체의 노력만으로 산업체가 원하는 교육을 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산업체는 이러한 현실을 이해하여 산업체의 장비 활용, 산업체 인사의 교원 활용 등에 적극 협조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전술한 바와 같은 산업별 인적자원개발 협의체 내의 산업체가 참여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여러 장점 이외에 산업체는 교육과 연구의 결과를 현장에서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평가하여 대학에 반드시 전달하여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 해서 소위 말하는 skill mismatch, job mismatch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일조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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