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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스 워드에게 배우는 리더십

김원석 | 협성대 교수·경영학, TET 트레이너


내부에서 외부로 향하는 리더십
2월 초 필자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교사 리더십 공개강의를 하였다. 처음 공개강의를 기획할 때 제목을 무엇으로 해야 하나 고민할 정도로 교사 리더십이라는 주제에 대해 반신반의했다. 왜냐하면 정치학에서 시작된 리더십 연구가 경영학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는 요즘 교육학 전공자들이 주를 이루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어떻게 설명하고 이해시켜야 하나 고민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고민은 기우로 끝났다. 교사 리더십 공개강의는 성황리에 끝났고 많은 일선 교사들이 관심을 가져 주었다.

필자가 공역하여 널리 소개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은 교사들에게 널리 알려진 책이다. 이 책이 갖는 의미 중에서 단연 첫 번째는 리더십 교육의 방향을 바꾸었다는 것이다. 과거의 리더십 교육은 다른 사람을 이끌어간다는 개념이 강하였고, 아직도 이런 차원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우리가 다른 사람을 이끌어갈 수는 없고 유일하게 이끌어갈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라는 것이다. 나 자신을 변화시켜 다른 사람도 변화시키겠다는 패러다임을 우리는 ‘내부에서 외부로 지향하는 리더십’이라고 명명한다. 간단히 말해 ‘인사이드 아웃’ 방식이다.

실제로 사람들은 많은 사람을 변화시켜 세상을 바꾸려고 하지만(‘아웃사이드 인’ 방식) 예수 그리스도는 한 사람을 변화시켜 온 세상을 바꾸려고 하였다. 바로 이러한 원리를 리더십에 적용한 것이 바로 코비박사이다.

지난 2월 5일 미국의 아메리칸 풋볼 결승전(슈퍼볼)에서 한국계 미국인 하인스 워드가 자신이 속한 피츠버그 스틸러스 팀의 승리를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자신도 최우수선수(MVP)로 선발되어 마침내 미국의 영웅으로 탄생하였다. 미국의 최대 일간지 《USA투데이》가 “워드가 스틸러스의 전설로 자리 잡았다”(Ward takes place among Steelers' Legends)라고 헤드라인을 달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아 미식축구선수라면 한번쯤 꿈꾸어 볼 MVP에 등극한 것이다. 연일 국내외 언론들은 스포츠면 뿐만 아니라 사회면에서 ‘절반의 한국인(Half-Korean)’이라고 말한 하인스 워드에 대한 미담들을 다루기에 바쁘다.

우리는 교육자로서, 하인스 워드를 길러낸 어머니에게서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많은 교사들이 수많은 학생을 가르치다 보면 숫자상으로 우리는 많은 제자를 길러낸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수많은 학생 중에서 훌륭한 인물로 성장했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훌륭한 선생님’으로 나를 기억해줄 수 있을지 반문해보아야 한다. 하인스 워드의 어머니는 아들 하나를 키웠지만 남부럽지 않고 훌륭하게 그를 키웠다. 그야말로 가장 훌륭한 어머니이자 교사가 아니겠는가?

워렌 베니스는 리더십의 3원칙으로서 야망과 비전, 실력과 역량 그리고 품성과 도덕성을 들었다. 앞에서 말한 스티븐 코비 박사는 품성과 역량 2가지만 말했고, 매릴랜드 대학교의 로크 교수는 여기에다 실행력을 추가하여 4원칙을 말했다. 여기서는 워렌 베니스의 리더십 원칙을 적용하여 하인스 워드의 리더십을 배우고자 한다.

“꿈은 이루어진다”-야망과 비전을 가진 청년
누구나 꿈을 꾸지만 반드시 그 꿈이 이루어진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그러나 모든 역경을 딛고 일어나 꿈을 실현했을 때 그 감동이란 본인뿐만 아니라 주위사람들에게도 잔잔한 감동과 함께 교훈을 주게 되는 것이다. 하인스 워드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식축구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최고의 경사”라며 MVP 등극에 성공한 비결을 묻는 질문에 “열심히 땀 흘리며 훈련하는 것 말고 다른 길이 있겠느냐”면서 반문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또 다른 비결은 어머니”라고 말하면서 “엄마는 하루 세 가지 일을 하며 나를 키우면서도 절대 남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 그런 모습이 오늘날 나를 만든 원동력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효자로 알려진 워드가 엄마를 위해 성공해야 하겠다고 마음먹고 열심히 연습하고 또 연습하였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 절반의 한국인이라는 것이 부끄러웠지만 철이 들면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라고 마음을 고쳐먹고 어머니를 위해, 그리고 자신을 위해 열심히 운동연습을 했다는 것이다.

미국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언제든 기회를 제공하는 ‘기회의 땅’이기도 하다. 워드 열풍에 힘입어 만일 워드가 국내에서 성장하였다면 그렇게 성공할 수 있었겠느냐는 질문이 많이 나온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독자에게 맡기겠지만, 적어도 워드에겐 미국이 성공의 기회를 제공하였다. 지금도 수많은 운동선수가 미국 등 선진국으로 꿈을 실현하기 위해 가고 있지 않은가? 박찬호가 야구선수로 갔다면, 박세리는 골프선수로 미국행을 택했다. 지난 2002년 월드컵은 한국인들에게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메시지를 심어주었다.

워렌 베니스의 리더십 제1원칙을 다시 들먹이지 않더라도 훌륭한 교사는 꿈을 심어주는 사람이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교사는 학생들에게 용기를 북돋우어주고 잘할 수 있다고 격려해주어야 한다. 박정희는 ‘잘 살아보자’는 꿈을 심어주었고, 존 에프 케네디는 ‘인간을 달나라에 보내자’는 꿈을 말했다. 지금 우리가 힘든 것은 지도자가 꿈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워드는 우리에게 꿈을 꾸게 하라고 말해주는 것이다.[PAGE BREAK]겸손한 성품의 소유자
워렌 베니스가 말하는 리더십 제2원칙은 훌륭한 성품과 도덕성이다. 성품에 대해서는 스티븐 코비 박사도 매우 강하게 어필한다. 스티븐 코비 박사는 그의 책《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성품은 좋으나 실력이 달리는 의사와 성품이 나쁘나 실력이 좋은 의사가 있을 때 ‘당신의 두 의사 중에서 어느 분에게 수술을 맡기겠는가?’라는 질문을 한다. 이 질문에 대해 많은 사람이 후자를 선택한다. 물론 정답은 둘 다 아니다. 코비 박사는 성품도 좋고 실력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좋은 성품과 훌륭한 실력을 갖춘 의사에게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워렌 베니스도 이 점에 동의한다.

워드는 그의 어머니에게서 겸손의 철학을 배웠다고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강조하였다. 그의 어머니는 미국으로 남편을 따라갔으나 곧 이혼하였고, 혼자 워드를 키우면서 자식을 뒷바라지하느라 갖은 고생을 다하였다. 억만장자의 아들을 둔 그는 지금도 어느 고등학교 식당에서 일하고 있으며 힘 있는 날까지 계속해서 일하겠다고 말하여 우리를 감동시켰다. 그의 어머니는 그에게 항상 겸손할 것을 요구하였고, 실제로 그는 어머니의 말을 잘 따랐다. 유명인사가 된 뒤에도 출신 고등학교를 자주 찾아갔고 선생님들을 만났다. 그리고 고등학교 유니폼 비용을 모두 그가 대었다고 한다.

많은 교육자가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인성교육은 어렸을 때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특히 윤리 도덕 교육은 빠를수록 좋다. 워드가 슈퍼볼 경기를 끝내고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플로리다 올랜드에 위치한 디즈니 월드이다. 물론 광고 촬영 차 달려갔지만 어려운 환경하에서 절대 울지 않고 미키 마우스처럼 웃으면서 살아간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그는 실제로 울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우리는 그의 미소 속에서 긍정적 사고를 배운다.

교사의 성품은 리더십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지만 외부에서 관찰이 용이하지 않으며 오랜 시간에 걸쳐 그 사람됨을 알게 되는 것이다. 성품은 심리적인 건강성을 말하며, 남을 배려하고 사랑하며 남을 좋게 보려는 아름다운 정신을 말한다. 이는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도 연관되어 있다. 교사에게는 종교지도자보다도 더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훌륭한 성품이 요구되는 것이다.

실력으로 당당히 맞선 워드
워렌 베니스의 리더십의 제3원칙은 실력과 역량을 갖추라는 것이다. 앞에서 스티븐 코비 박사의 말처럼 품성과 실력을 갖춘 리더가 훌륭한 리더라는 것이다. 유에스에이 투데이를 인용한 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워드는 십자인대 손상, 홀어머니와의 힘든 유년 시절, 후보 선수에 가까운 3라운드 지명의 어려움을 모두 이겨냈다. 포레스트파크 고교시절 코치 파리스는 그를 “어디서도 찾기 힘든 만능 스포츠맨이다. 타고난 운동감각으로 어느 포지션을 맡겨도 잘 해냈다”라고 말했다.

워드는 고등학교 때 쿼터백을 맡았으나 조지아 대학 입학 이후에는 와이드 리시버(공을 받는 선수)로 두각을 나타냈다고 한다. 어떤 어려운 공도 잘 받아낼 수 있는 ‘황금의 팔’을 가진 그는 몸집이 작아 대학 입학 후 와이드 리시버로 변신하였던 것이다. 워드는 통산 574개의 패스를 받아내 스틸러스의 전설적인 인물들보다 더 많은 기록을 달성하였다. 이는 슈퍼볼의 MVP일뿐만 아니라 프로풋볼 명예의 전당에 들어 갈만큼 슈퍼스타로 공인 받았음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번 슈퍼볼 경기에서도 동료 선수가 패스한 공을 잘 받아서 터치다운한 것이다. 한 장의 그림 같은 장면이다.

지난 2월 10일 애틀랜타 자택에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워드는 “마침내 제 꿈이 이루어졌습니다.(Finally my dreams come true)”라고 말할 정도로 아메리칸 드림의 실현자가 되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미국은 기회의 나라이고, 실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통쾌한 소식임에 틀림없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실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노력을 통해 그 꿈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helper)역할을 해야 한다. 때로는 코치 혹은 멘토(mentor)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교사는 지시명령하면서 가르치는 인스트럭터(instructor)나 티처(teacher)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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