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도 대입시 전형 일정이 두 달 앞으로 성큼 다가왔지만 대입전형자료인 고3 학교생활기록부를 나이스로 작성하지 않는 학교가 전국적으로 89개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미증유의 대입시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황우여 의원(한나라당)이 9일 시·도교육청별로 파악한 결과에 의하면 서울 46, 경기 28, 충남 7, 울산 5, 경북 1개 고교가 고3 학생부를 나이스로 작성하지 않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고3 학생부를 나이스로 작성하지 않은 학교들은 늦어도 이 달 25일부터는 입력 작업에 들어가야 ▲교육청 자료 제출(11월 21∼28일) ▲교육청별 CD 제작(11월 29∼12월 5일) ▲자료 암호화(12월 6∼11일) ▲CD제작 완료(12월 12∼15일) ▲CD 대학배포(12월 16∼17일) 일정에 차질이 없다고 말한다. 하루에 3시간씩 자료를 입력할 경우, 학교별로 25일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전교조는 5월 26일 '올해 대학입시에 차질이 없도록 고3에 한해서는 나이스 체제를 운영한다'고 교육부와 합의했지만, 이후 "교육부가 고2 이하에 대해서도 나이스를 사용케 문호를 개방한 것은 합의파기"라고 주장하면서 나이스로의 입력을 거부하고 있다. 반면 교육부는 "전교조와의 합의를 파기한 것이 아니다"며 '고3 학생부는 나이스로 작성하라는 지침'을 수차례 학교에 내려보냈다.
이런 와중에 수도권 지역 대학입학처장협의회가 7일 "입학전형 경비를 절감하고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모든 자료를 나이스로 통일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교육부에 정식요청키로 했고, 전교조는 이에 강력 반발했다. 나아가 전교조 서울지부는 13일 "NEIS를 통한 대학입시 업무 일체에 대해 협조를 거부하고, 대입에 필요한 자료는 NEIS가 아닌 다른 형태로 제출할 것"이라며 고3 나이스를 운영하지 않는 35개 학교와 서명교사들을 공개했다.
그러나 나이스 입력을 거부하는 교사들도 교육부와 전교조의 방침 사이에서 갈등을 느끼면서, 중앙 차원의 새로운 방침을 기다리고 있다. 13일 열린 제4차교육정보화위원회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됐지만, 대입시는 정보화위원회의 소관업무가 아니라는 이유로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않아, 해결의 실마리는 풀리지 않고 있다.
교육부는 "올 고3 전형 자료는 나이스로 작성한다는 지침에는 변함이 없고, CS용 CD를 병행 제작하는 것은 시간·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황우여 의원은 "나이스 처리를 하지 않은 학교가 비록 소수지만 수험생의 피해를 막으려면 교육부와 교원단체간의 힘 겨루기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