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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사로잡은 꾼들

18세기 조선 거리를 수놓은 명물들

근대화의 흐름을 놓쳐 결국 망국의 수모까지 당해야 했던 조선. 그러나 그런 와중에도 저마다의 분야에서 재기를 뽐내며 조선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은 ‘명물’들이 있었기에 조선 말기의 모습이 마냥 어둡지만은 않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사회 변화를 주도하는 ‘다양성’
요즘 교육의 화두 중 학력신장 못지않게, 아니 그 이상으로 자주 입에 오르는 것이 바로 다양성입니다. 좋은 성적으로 명문대에 진학하고 고시에 합격해 고급 전문직을 갖는 것이 여전히 각광 받고 있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젊은 인재들이 하나둘 등장하면서 직업에 대한 가치관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예로 김연아나 박태환처럼 세계적 수준의 명성을 얻고 있는 스포츠 스타들이 자주 언급되지만, 진짜 주목해야 할 것은 우리 주변의 좀 더 평범한(?) 젊은이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1인 회사를 설립해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젊은 개발자들과 대학로, 홍대 등지의 소규모 공연장에서 조금씩 명성을 쌓아가고 있는 뮤지션과 배우들, 고소득 작물을 개발해 농촌에 신선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젊은 농업인들…. 크게 눈에 띄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은 우리나라가 고성장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시스템으로 전환해나가는 데 있어 누구 못지않은 훌륭한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조선 사회에 활력 불어넣은 ‘명물’들
몇몇 양반들에 의해 나라가 좌지우지된 것 같은 조선 시대에도 변화와 활력의 이면에는 소시민들의 역할이 컸습니다. 비주류 사회에서 자기 혼자 힘으로 무언가를 일구어낸 자수성가형 또는 자신만의 독특한 삶을 영위한 이른바 ‘명물’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이들은 주로 도회지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매체나 통신망이 지금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그 시절에도 숱한 화제를 뿌리고 다닙니다. 물론 이들의 모습이 늘 긍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일반 백성은 물론, 양반 사이에까지 널리 입에 오르내리며 활력소가 됐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성균관대 한문학과 안대회 교수가 쓴 <조선을 사로잡은 꾼들>은 조선 후기 문인인 조수삼의 <추재기이(秋齋紀異)>를 바탕으로 이런 18세기 조선의 명물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성대모사의 달인 박뱁새, 만능 엔터테이너 광대 달문, 쉰이 넘은 나이에도 온 세상 남자가 다 내 남편이라며 화장하고 떡을 파는 노처녀 삼월 등이 바로 그들입니다.

노비 신분으로 양반을 가르쳐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예도 있는데, 성균관이 있는 반촌(泮村) 송동(宋洞)에 서당을 차린 정학수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송동은 원래 효종 때의 정승이자 대유학자인 송시열이 살던 곳이라 해서 이름 붙여진 곳인데, 남인 출신 시인인 신광하가 송동의 이름을 장학수의 성을 따서 정곡(鄭谷)으로 바꿔야 한다는 시를 썼다가 노론으로부터 축출당했을 정도로 이름을 떨쳤습니다. 요즘으로 치면 사설학원의 최고 스타강사쯤에 비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언제까지 정학수가 그 서당을 운영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이후 정학수의 서당은 수차례 주인이 바뀌다가 1925년에 보성고가 세워졌고, 보성고가 방이동으로 자리를 옮긴 후에는 서울과학고가 설립됐으니 참 오랫동안 명문 교육기관의 부지로 이용되고 있는 셈입니다.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직업의 탄생, 재편되는 신분구조 등 이 책을 통해 볼 수 있는 조선 후기 사회의 모습은 지금의 우리 사회와 많은 면에서 닮아 있습니다. 이런 변화의 기로에 놓이면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혼돈에 빠지기 쉽지만, 어떤 이들은 이를 좋은 기회로 삼아 힘차게 도약해나가기도 합니다. 이런 차이가 빚어지는 이유는 뭘까요? 그것은 바로 ‘용기’나 ‘강단’이 아닐까 합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시대에 맞지 않는 기존 관념에 별 생각 없이 순순히 따르기만 했다면, 이렇게 후대까지 이름을 남기지 못했을 것입니다.

졸업을 앞둔 많은 학생들이 진로를 선택하는 계절입니다. 모두가 ‘용기’와 ‘강단’을 갖고 힘찬 한발을 내딛었으면 좋겠습니다. | 강중민 jmkang@kfta.or.kr


<괴짜생태학>
(브라이언 클레그 저. 웅진지식하우스) 별 의심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는 환경지식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합리적인 환경운동의 길을 제시하는 책. 환경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오늘, 많은 사람들은 환경보호의 당위성을 인정하며 별 의심 없이 여러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많은 환경운동이 오히려 더 큰 비효율을 가져올 뿐 아니라 오히려 환경을 더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다며 여러 가지 사례를 제시하고, 사안에 따라 꼼꼼히 따져 선택해야 함을 강조한다.


<완벽의 추구>
(탈 벤 샤하르 저, 위즈덤하우스) 하버드대 긍정심리학 교수인 탈 벤 샤하르가 쓴 행복론. 저자는 많은 현대인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이유가 완벽을 추구하는 데 따른 스트레스에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완벽에 대한 비현실적인 기대를 버리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 것을 주장한다. 그는 이를 ‘최적주의’라 부르고 실제 자신이 이러한 삶을 추구함으로써 얻게 된 행복한 삶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세계의 자연>
(필립 클락 등 저. 다른세상) 초등학생을 위해 화려한 일러스트와 사진으로 세계 800여 종의 동식물을 소개했다. 하늘, 숲, 꽃밭, 바닷가, 정원 등 동식물의 서식지에 따라 구성돼 있다. 단순히 많은 동식물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에 얽힌 신화와 전설, 그리고 자연현상 속에 담긴 과학원리 등을 알려주고, 직접 자연의 친구들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일 등도 함께 해볼 수 있도록 안내한다. 짧고 간결한 문장으로 쓰여 있어 저학년이라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여행작가 엄마와 떠나는 공부여행>
(이동미 저. 그리고책) 여행작가 이동미가 쓴 가족여행 이야기.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아이들과 함께 즐기며 배울 수 있는 여행지를 소개한다. 자연과 만나는 건강 나들이, 아이와 함께 가면 좋을 박물관, 공부에 도움이 되는 교과서 여행, 아이들과 가기 좋은 체험여행 등으로 구성돼있다. 4인 가족을 기준으로 교통정보, 여행비용, 숙소 등을 사진을 곁들여 아주 자세히 소개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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