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최초의 승전지
충북 충주 신니면 문락리에 위치한 동락초(교장 한용덕)는 학생 수 36명의 작은 학교지만, 한국전쟁 최초 승전의 역사를 품고 있다. 더욱이 당시 동락초에 근무하고 있던 젊은 여교사의 기지로 거둔 승리였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동락초 곳곳에는 여러 가지 기념물들이 설치돼 있다. 그중 김재옥 교사 기념관은 당시 상황에 대한 생생한 기록과 물품을 보관하고 있어, 역사적 · 교육적 의미가 크다. 그래서 충북도교육청으로부터 나라사랑실천 시범학교로 지정받았으며, 학교 안팎의 여러 전적지와 기록물 등을 활용해 다양한 교육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충주 모든 초등학교가 참가하는 ‘통일 대비 교실’
그중 가장 큰 행사는 6월 한 달 간 진행되는 ‘통일 대비 교실’이다. 이 행사에는 충주 관내 모든 초등학교 6학년 학생(39개교, 2500여 명)이 참가한다.
이 프로그램은 학교별로 동락초를 방문해 하루 동안 교육을 받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전문 강사의 강연, 동락초 안팎의 전승 기념물 순례, 동영상 시청을 비롯해 태극기 그리기, 독립군가 부르기, 국난극복 인물 퀴즈 등 다양한 체험활동이 실시된다. 점심식사는 당시의 어려움을 느껴볼 수 있도록 학생들이 직접 주먹밥을 만들어 먹는다.
교육과정 곳곳에 녹아있는 애국정신
‘통일 대비 교실’ 외에도 동락초에서는 매월 보훈 영화 상영, 나라사랑 퀴즈 대회, 보훈 관련 독서 토론회, 역사 탐구 주제 발표대회 등 나라사랑정신을 고취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더욱 특징적인 것은 운동회나 축제, 체험활동 등을 실시할 때도 나라사랑 교육 프로그램을 접목한다는 점이다. 운동회에서 이어달리기를 할 때도, 그냥 하는 것이 아니라 반환지점에서 태극기 모자이크를 완성시키도록 하고, 정보검색대회를 할 때면 주제를 보훈에 관한 것으로 선정해 진행한다.
또한 수련회는 자매부대인 강원도 철원의 백마부대에서 실시했고, 한국전쟁 60주년이었던 지난해는 참전용사와 함께 전적지를 순례하며 한국전쟁의 역사적 의미와 참전용사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되새겼다. 토요 휴업일은 ‘가족 보훈 체험일’로 정해, 가족과 함께 보훈 관련 기관을 방문하고 소감문이나 보훈 신문을 만들어 제출하도록 했다.
교사들도 우리 역사 바로 알기 위한 자율연수
이런 나라사랑 교육은 학생들만의 몫이 아니다. 동락초 교사들도 학생들에게 올바른 나라사랑 정신을 고취시켜주기 위해 자율적으로 나라사랑 연구 동아리를 조직해 자발연수를 하고 있다.
자기장학, 동료장학, 임상장학을 통해 더 나은 보훈수업을 도모하고 있으며, 분기마다 학부모를 초청해 전 교사가 보훈관련 공개수업을 하고 있다. 또한 아침 시간에는 학생들과 함께 사제동행 보훈 관련 책읽기를 실시, 나라사랑의 마음을 키우고 독서습관을 갖도록 노력하고 있다. 독립기념과, 충주보훈지청, 국가보훈처 등으로 현장연수도 다녀왔다.
택견과 가야금으로 전통문화에 대한 소양 키워
보훈 교육과 함께 우리 고유문화인 택견과 가야금 수업을 진행하는 것도 동락초의 자랑이다.
택견은 충주시의 지원을 받아 매주 금요일 실시하고 있으며, 가야금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예술강사 지원을 받아 매주 월요일 실시하고 있다.
접하기 쉽지 않은 특색 있는 우리 전통문화를 배움으로써, 심신단련과 전통문화에 대한 소양을 함께 키울 수 있다.
이 학교 한용덕 교장은 “지역주민 감소로 학생 수가 많이 줄고 있지만, 한국전쟁 최초의 전승지에 위치한 학교로서 우리학교 학생들과 지역주민은 물론 이곳을 찾는 일반 손님들에게까지 전쟁의 참상을 알리고, 나라사랑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전쟁 첫 승전을 이끈 김재옥 교사(1931~1963)
1950년 19세의 나이로 동락초에 부임했다. 같은 해 7월 7일 북한국 15사단 48연대 병력이 동락초 운동장에 집결하자, 학교 뒷문으로 몰래 빠져나가 4km가 넘은 부용산에 집결하고 있던 국군 6사단 7연대 2대대에 상세한 정보를 알렸다. 이에 국군은 동락초에 주둔중이던 북한군을 기습 공격해 1개 연대를 완전 섬멸했다.
이것이 한국전쟁 발발 이후 국군이 처음으로 전투에서 승리한 ‘동락전투’다. 이 전투는 국군의 첫 승리라는 점에도 큰 의의가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이때 노획한 북한군의 무기를 통해 소련의 배후조종이 입증됐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소련이 안보리 의결에 기권한 가운데, UN군의 참전이 결정될 수 있었다.
이후 김재옥 교사는 당시 소대장이었던 이득주 소위와 결혼해 단란한 생활을 했으나, 안타깝게도 1963년 12월 고재봉 사건으로 가족 전원이 몰살되는 참변을 당했다.
김재옥 교사의 반공정신을 기리고자 당시 2대대장이었던 김종수 소령이 <전쟁과 여교사>라는 책을 펴냈으며, 이는 반공교재로도 사용됐다. <전쟁과 여교사>는 1966년 임권택 감독, 김진규, 엄앵란 주연의 동명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