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개 시도교육청이 1일 마감한 2004학년도 전국 초등교원 임용시험 원서접수 결과 농어촌 현직교사들의 대도시 지원 사태가 가시화 됐다.
1600명에 달하는 강원·경상·전라·충청지역 교사들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과 광주, 대구, 대전 등 광역시 교육청에 응시원서를 접수시켰기 때문이다.
4일 서울, 경기와 부산, 인천 등 6개 광역시에 따르면 이번 초등 임용시험에서 이들 8개 시도에 응시한 타지역 현직 초등교사들은 모두 1598명으로 집계됐다.
서울은 665명 모집에 1570명이 지원해 2.36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가운데 현직 교사가 331명으로 21.1%나 됐다. 지역별로는 경기도 교사가 102명으로 가장 많이 지원했고, 인천 83명, 전북 29명, 충북 20명, 대구-강원 19명 등의 순이었다.
1734명을 뽑는 경기도는 전체 지원자 2330명 가운데 현직 교사가 425명으로 18.2%를 차지했다. 강원, 충청, 경상, 전라도 현직교사들의 고른 지원에 힘입어 올해는 1.34대 1의 경쟁률로 미달사태까지 면했다.
400명 모집에 848명이 지원한 광주는 현직교사가 369명 지원, 현직교사 지원률이 43.5%에 달해 전국 최고를 기록했으며 대구도 375명 모집에 789명이 지원(경쟁률 2.7대 1)한 가운데 현직교사가 200명(25.3%)이나 됐다. 특히 경북 지역 교사가 179명으로 90%에 달했다.
대전은 150명 모집에 502명이 지원한 가운데 현직교사가 132명이었고, 인천은 450명 모집에 697명이 지원하고 이중 58명의 현직교사가 원서를 제출했다. 350명 모집에 581명 지원한(1.7대 1) 부산은 별거교사로 보이는 경기지역 교사 1, 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경남 양산, 마산, 김해, 울산 지역 교사들이 지원한 가운데 모두 50명의 현직교사가 문을 두드렸다. 울산은 250명 모집에 502명이 지원한 가운데 현직교사는 33명이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직 초등교사들이 타시도 임용시험에 대거 지원한 이유는 올 7월 대법원 판결로 현직 교사들이 퇴직 후 2년간 다른 시도 임용시험에 응시할 수 없게 한 규정이 폐지됐기 때문이다.
대구교육청 이경희 초등교육과장은 "보다 좋은 환경에서 생활하려는 농어촌 교사들의 대규모 이탈은 이미 예고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부산교육청 담당자는 "올해는 준비기간이 길지 않아 적었지만 내년부터는 광역시로의 집중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고 농어촌 교단은 그만큼 황폐화 될 것"이라며 "광역시라면 아마 다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직 교사들의 시험준비로 인한 수업부실과 교육 질 저하도 우려된다. 하지만 응시자격 제한 폐지가 별거 교사들에게는 희소식이 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1만 명이 넘는 별거 교사들은 그 동안 바늘구멍과도 같은 1대1 교류를 바라다 지친 상태지만 '퇴직 후 시험 응시'라는 부담 때문에 고통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경기도 초등교에서 재직하는 남편과 헤어져 3년째 부산의 한 중학교에서 미술교사로 있는 김 모 교사는 "중등에다가 주지교과 교사도 아니라서 교류는 불가능하고 그렇다고 무작정 퇴직할 수도 없었다"며 "남편이 내년쯤 부산에 지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별거 교사라면 대부분 시험준비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