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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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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 가득 손 편지로 감동을 전하는 선생님

한 번 스승은 영원한 스승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처럼 최명숙 서울정릉초등학교 교사는 이 시대의 사표가 되는 선생님으로서 제자 사랑이 특별하다. 찾아오는 제자들이 많아 제자들끼리 연합회까지 만들었을 정도이다. 도대체 어떤 부분 때문에 이토록 선생님을 지속적으로 찾아오는 것일까. 모든 교원들에게 귀감이 되며 학교 혁신을 위해 열정과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 그녀. 언제나 학생들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베푸는 최명숙 교사의 참된 제자 사랑을 살펴보자.

엄격한 선생님, 반면 엄마 같은 선생님
특별한 교육 비법이 있나요?


전 그저 열심히 수업을 가르친 것 밖에는 한 일이 없습니다. 어떤 학생이 저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아침마다 교실 문을 열면 선생님이 오늘은 어떤 수업을 전개할지 설렘이 가득했다고 했습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무척 행복하기도 했지만 학생들이 공부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더욱 연구하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특히 그들이 공부에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학생들이 좋아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광고 등을 일부러 찾아서 열심히 봅니다. 그리고 이런 프로그램을 교육에 접목시켜 학생들이 공부에 흥미를 가지게 합니다. 이런 교육을 통해 전 학생들과 공감하며 서로 소통할 수 있게 됩니다. 학생들은 저에 대해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선생님, 장미란보다 더 힘이 센 선생님, 개그맨보다 더 웃긴 선생님이라고 말합니다. 엄격할 때는 호랑이보다 더 무섭지만 그 속에서 자유로움을 주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창의적인 생각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성교육도 중요하기 때문에 잘못했을 경우에는 그것에 대해 꼭 짚고 넘어가고 학생들이 잘못에 대해 반성할 수 있도록 합니다.

학생들이 잊지 못하는 선생님
제자들이 많이 찾아오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가 다른 선생님들과 비교해서 특별히 잘해주는 것은 없습니다. 그저 공평하게 아이들을 대할 뿐이죠.
교직 생활이 30년이 넘다보니 제자들이 많아져 제자들끼리 연합회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20주년 기념식, 30주년 기념식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너무 고맙고 가슴이 벅찼습니다.
처음 교사를 시작했을 때는 아는 것이 없어서 용감했던 것 같습니다. 주말에도 산이나 박물관 등에 학생들과 자주 갔습니다. 모일 시간과 장소, 필요한 경비를 알려주고 모인 학생들을 데리고 갔습니다. 버스비나 입장료 등 최소한의 경비는 학생들이 꼭 지불하도록 했습니다. 선생님이 아무런 이유 없이 물질적인 것을 지원해주다 보면 학생들도 정당하게 지불하지 않고 바라기만 하는 잘못된 습관이 들게 됩니다. 그래서 맛있는 간식을 나중에 사주더라도 최소한의 경비는 학생들이 내게 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저를 생각하면 제가 써준 친필 편지 답장이 떠오른다고 합니다. 학생들이 스승의 날에 저에게 편지를 쓰면 꼭 친필로 답장을 해줍니다. 이 답장을 통해서 학생들은 작은 행복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생각하지 못한 선생님의 친필 편지 답장
편지에 답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스승의 날이 되면 학생들에게 편지를 많이 받습니다. 의무적으로 쓰는 학생들도 있겠지만 누구나 한 번쯤은 편지를 쓰면서 답장을 기대할 것입니다.
저도 어릴 적 국군 아저씨께 위문편지를 썼는데 반 친구들 중 저에게만 답장이 왔습니다. 그 답장을 받고 날아갈 듯한 기분을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도 친필로 답장을 하게 됐습니다.
평소에는 시간도 별로 없고 편지를 써줄 학생들도 많기 때문에 바로 답장을 해주지는 못하지만 방학 때면 학생들에게 답장하는 것이 숙제처럼 됐습니다. 학생들을 생각하며 편지지도 가장 예쁜 것으로 고르고 한 명씩 생각하며 편지를 씁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답장이지만 지난해 맡았던 학생들을 학교에서 지나가다 우연히 만나도 학생들의 눈빛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선생님이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젊은 선생님들에게도 친필로 답장하는 것을 널리 알려주고 싶은데 쉽지가 않습니다. 요즘은 대부분 간편한 이메일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편지지에 답장을 하는 것이 어렵다면 쪽지 편지라도 친필로 써서 학생들에게 주기를 권합니다. 그 쪽지를 받고 나서 학생들의 달라지는 눈빛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제자의 결혼식에 주례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2003년 처음으로 제자의 결혼식에 주례를 섰습니다. 사실 이 주례는 1년 전부터 부탁을 받아 주례사를 썼다 지우기를 수십 번 했습니다. 충분히 외웠다고 생각하고 연단에 섰는데도 많이 떨렸습니다. 이후로도 몇 번의 주례를 섰습니다. 할 때마다 너무 떨리고 신경 쓸 게 많아 부담스럽지만 제자들이 부탁을 하면 거절을 못하고 또 하게 되곤 합니다.
부모님이 안 계셔 유독 마음에 걸리는 제자가 있는데 이 제자가 결혼할 때는 주례가 아닌 부모 자리에 앉아 달라고 해도 해주고 싶은 마음 입니다.

제자들의 경조사까지 챙기는 이유가 있나요?
제자들의 경조사에 연락을 받으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거의 다 참석합니다.
솔직히 연락도 없다가 결혼한다고 전화가 오면 저도 사람인지라 고민을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옆에서 남편이 “당신 제자인데 당연히 가야지 고민하는 자체가 잘못됐다”고 말합니다. 좋은 일이 있으면 함께 기뻐해주고, 슬픈 일이 있을 때 서로 슬픔을 나누면 더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젊었을 때는 내가 제자에게 이만큼 해줬으니 제자도 나에게 이만큼 해주겠지 하는 마음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바라지 말고 부모와 같은 마음으로 한없이 베풀어야 합니다.

나눔과 배움, 멘토링 활동
젊은 선생님들께 조언을 해주신다면.
학생들에게 많은 변화를 바라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학생들이 흑에서 백이 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교육을 통해 조금씩 변화해 좋은 쪽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요즘 젊은 선생님들은 하나를 가르쳐 주면 둘을 압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직 경험이 부족해 보는 시야가 좁다는 점입니다. 전 학생들을 잘 가르치기 위해 열심히 자료를 준비하는 등 노력하는데도 잘 되지 않아 어려워하는 선생님들께 조급함을 버리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때로는 많은 자료보다 맨손이 더 좋은 경우도 있습니다. 수업 시간에는 학생들이 수업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흥미롭게 수업을 이끌어 가면 됩니다. 따라서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한걸음 물러서서 바라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다른 선생님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전 방학 때마다 새로운 교육 방법을 배우기 위해 항상 연수를 받습니다. 이런 연수를 받는 이유도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워야 혁신적인 교육을 학생들과 멘토링하는 선생님들에게도 가르쳐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앞으로도 처음 그 마음을 잃지 않고 학생들과 생활하고 싶습니다. 가전제품도 고장이 나면 고쳐주는 애프터서비스가 있는데 제자들에게도 애프터서비스를 해줄 생각입니다.
제자들에게 너희를 항상 지켜보고 인정해주는 선생님이 있으니 힘든 일이 있더라도 좌절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영원히 제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으로 남고 싶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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