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란 단순히 책을 읽는다는 의미만 있지 않습니다. 독서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책의 저자와 만남을 갖는 것이며,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그들의 ‘지혜’를 마음으로 배우는 것입니다. 이러한 시공을 초월한 대화를 즐기지 않고서, 어찌 제한된 삶의 경험치를 넘어선 지혜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독서라는 간접체험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직접 겪지 못하는 무수한 체험을 즐기며, 필요한 지혜를 얻습니다. 이런 소중한 독서를 어찌 소홀히 할 수 있겠습니까? 독서에 대해 가장 뛰어난 가르침을 남겼던, 송(宋)나라의 철학자 주자(朱子)의 가르침을 음미하며 ‘독서의 지혜’를 배워볼까 합니다.
독서의 3가지 원칙 주자의 독서에 대한 가르침은 <주자어류(朱子語類)>의 ‘독서(讀書)’에 잘 실려 있습니다. <주자어류>는 주자학자인 여정덕(黎靖德)이 주자와 그 제자들 사이에 행해졌던 문답을 기록한 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선조 8년(1575)에 처음으로 간행되었습니다. 이후로 <주자어류>는 퇴계 이황이나 율곡 이이 등 수많은 조선 선비들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주자어류>에서는 ‘독서의 3가지 원칙’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글을 볼 때는 ① 조금씩 보면서 숙독하고 ② 자기주장을 세우려 하지 않고 단지 반복하여 체험하며 ③ 머리를 처박고 이해하되 미리 효과를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이 3가지 원칙을 항상 지켜야 한다. 太凡看文字 少看熟讀 一也 不要鑽硏立說 但要反覆體驗 二也 埋頭理會 不要求效 三也 三者 學者當守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