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교육과학기술부는 교장공모제에 관련한 교원임용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였다. 주요 내용은 첫째, 교장공모제 대상학교의 비율을 최소 3분의 1에서 3분의 2 범위 내로 명문화하는 것과 둘째, 대상학교 공모에서 지원자가 1인 이하인 경우 공모 자체를 취소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2009년도에 본격적으로 시작하여 지금에 이른 교장공모제의 성과에 대한 교육당국의 깊은 고민을 느낄 수 있는 정책사례라고 하겠다.
교장공모제, 어떻게 볼 것인가 이번 교장공모제 관련 개정안의 주요 내용이 1인 지원을 금지하는 것이라는 점은 3년 동안의 교장공모제 시행에서 단독 후보 사례가 그만큼 많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단독 지원을 법령으로 금지한다고 해서 교장공모제가 학교발전에 기여하는 제도로서 안착할 것인가에 대한 확신은 아직 이른 것 같다. 사실 교장공모제를 선발과정으로 본다면 왜 그런지 우리의 대학입시제도 변천과정이 떠오른다. 수십 년간 입시제도를 이리 바꾸고 저리 바꿔보았지만 공교육의 정상화와 사교육 문제의 해결이 어려운 것처럼 교육정책당국의 교장공모제에 대한 손질도 그저 들러리 후보의 양산이라는 부작용만 없기를 바란다. 그렇지만 공교육의 신뢰도 회복과 학교발전에 있어서 학교장의 역할이 핵심적 과제임을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교장공모제 개정안 발의를 기회로 교장의 선발과 임용과정에 대한 생각을 리더십 승계의 관점에서 논의하고 교장공모제의 정착방안을 단위학교 책임경영체제의 틀에서 다시 생각해보고자 한다.
리더십 승계과정으로서 교장공모제의 한계 리더십 연구에 있어서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은 가장 뛰어난 리더로서의 덕목을 골고루 갖춘 대표적 사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두 분 모두 리더십의 승계(transition)에 있어서 아쉬움을 주고 있다.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은 지금 그 원형을 찾기 어려운 상태이고 세종대왕의 업적을 뛰어넘는 후계자 또한 찾기 어렵다. 이순신 장군의 뛰어난 리더십을 이어받을 삼도 수군통제사를 찾는 노력이 있었다면, 더 나아가 세종대왕의 넓고 깊은 국가통치역량을 계승·발전시킬 노력이 진지하게 있었다면 아마도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다.
교장공모제 또한 근본적으로 학교조직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리더십 승계의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다. 리더십 승계의 개념은 3년 이상의 장기적 발전계획을 전제로 수행되는 일련의 과정으로 요약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기관의 최고경영자 임기가 4년이라고 한다면 2~3년차에는 차기 4년에 대한 전략적 계획수립과 연구가 진행되고 이에 근거하여 적합한 리더의 역할과 역량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구성원과 공유한 연후에 후보에 대한 철저한 탐색과 검증이 진행된다. 만약 양적 성장이 이번 임기의 최고경영자가 수행할 핵심전략이었다면 차기 최고경영자의 핵심전략은 지속가능성이 되어야 한다는 등의 장기적이고 전략적 의사결정과정이 리더십 승계과정의 핵심활동인 것이다. 일단 장기적 전략계획과 이에 필요한 리더십 역량의 논의가 구체화되면 리더십 승계시점에서 적어도 1년 이상 앞서 구체적으로 차기 최고경영자를 물색하는 과제에 투입하게 된다. 이를 통하여 조직은 현재 최고경영자의 예상 임기만료시점에서 발생할 리더십 공백과 리더십 재조정의 기간을 최소화하고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운영과 발전을 기대하게 된다. 그러므로 리더십 승계의 개념은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의사결정인 동시에 지속적으로 최고경영층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사실 리더십의 승계과정 개념은 매우 단순명료할 뿐만 아니라 조직전체의 활력에 미치는 영향 또한 매우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더십의 승계과정은 리더십 연구에서 잃어버린 고리(missing link)의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교장공모제를 리더십 승계의 기획과 수행과정으로 보면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