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들어 추진하고 있는 자유학기제란 중학교 3개년 6학기 중 한 학기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면서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한 학교교육을 실현함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3년부터 3년 동안 자유학기 연구학교를 운영한 뒤 2016년에는 전면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주입식·암기식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학업 흥미도 및 행복지수가 낮고 창의·인성교육에서도 문제를 보이고 있다는 반성과 함께 교육계도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자유학기제가 시작되고 있다.
자유학기제의 추진 기본방향은 첫째, 진로교육 강화다. 자유학기에 집중적인 진로수업·체험을 실시해 초등학교(진로인식)-중학교(진로탐색)-고등학교(진로설계 및 진로준비)로 이어지게 하자는 것이다. 둘째, 교수·학습방법 혁신이다. 참여·활동중심 수업강화 및 다양한 수업방법을 마련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원활하게 운영되도록 교육과정 편성·운영에 자율성을 대폭 확대하는 것이다. 셋째, 학생부담 해소다. 중간·기말고사를 폐지하고 자유학기 성적은 고입에 미반영하며, 학교별로 학생의 핵심 성취기준을 마련하고 그 수준을 확인하는 방안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이는 평가방법 개선과 깊게 연관된다고 하겠다. 넷째는 안정적 정착이다. 자유학기제가 학교 현장에 항구적인 교육제도로 정착하고 초·중·고등학교 교육전반의 혁신에 기여하도록 추진하자는 것으로 다가올 사회적 변화에 교육이 대처해야 함을 담고 있다.
자유학기제는 학교 자율적 운영이 타당 연구학교를 도입하면서 교육부는 연구학교에 자유학기 운영방법에 대해 대폭적인 자율권을 줬다. 42개 연구학교의 운영계획을 여과 없이 허락해주고 운영과정에서 나타난 애로사항과 걸림돌을 해결하려고 애쓰고 있다. 예를 들면, 생활기록부 기록방법, 자유학기제 기간 동안 성적 고입선발에 미반영, 자유학기 협력업체 개발, 자유학기지원센터 운영 등이다. 반면에 답답한 측면도 있다. 예를 들면 선택프로그램의 강사 자격이라든가, 선택프로그램 평가 실시여부, 평가결과 기록 여부와 방법 등은 아직도 제시되지 않고 있다. 때문에 만약을 대비해 성적관리 차원에서 간단하게 기록을 남겨 두고 있다. 교육부가 사전에 세밀히 연구해 운영 매뉴얼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학교를 통해 운영 매뉴얼을 도출코자 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연구학교의 역할은 크다 할 것이다. 사실 자유학기제 운영은 학교마다 지역적 인프라와 조직 구성원의 특성,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의 기대수준이 다르므로 정해진 매뉴얼보다는 학교마다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
열두 개의 선택프로그램 선정·운영 그러면 본교의 자유학기제 운영계획의 핵심내용을 중심으로 진행 과정을 살펴보겠다. 먼저 교육과정 조정의 경우 학기 초에 수립한 교육과정에서 국어 2단위(34), 도덕 1단위(17), 사회 1단위(17)를 감축해 자율과정(진로탐색, 예술·체육, 선택프로그램)의 선택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주당 4단위를 확보했다. 또 선택과목인 한문교과를 1단위 감축해 다른 선택과목인 진로와 직업을 신설하는 조정 과정을 거쳤다. 주당 4시간씩 확보한 선택프로그램은 학생들의 선호도 조사에 따라 모의창업, 디자인, 애니메이션 제작, 영화영상 제작, 바리스타, 목공예, 스마트폰 앱 개발, 로봇연구, 드라마와 광고, 요리실습, 과학탐구, 보컬트레이닝 등 12개의 선택프로그램을 선정했다. 선택프로그램을 12개로 한 것은 1학년 학급이 12개 반이었기 때문이다. 매주 화·목요일 6, 7교시를 묶어서 9월부터 12월까지 실시하는데 실제로 운영할 수 있는 48시간을 확보했다. 한 프로그램당 총 6회 12시간씩 시수를 정해 운영하기로 했다. 그리하여 학생들은 총 4개의 프로그램을 수강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한 프로그램당 강의시간이 12시간으로 다소 작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중학생들에게 좀 더 많은 진로탐색과 체험 기회를 주고자 결정한 것이다.
새 평가계획에 초점, 강사 구인은 쉽지 않아 자유학기제 연구학교를 준비하면서 지나온 과정을 두서없이 나열해 본다. 먼저 교감선생님을 위원장으로 수석교사, 교무부장, 연구부장, 1학년부장, 진로진학부장, 교무기획, 1학년기획, 평가계 2명 총 10명으로 자유학기제 운영 TF를 구성하였다. 각종 연수 및 워크숍을 다녀온 내용을 가지고 토론하며 운영방안을 마련했다. 매뉴얼이 없기에 우리 스스로 만들어야 했다. 교육청, 교육부, 교육개발원 자유학기지원센터 모두 정답을 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42개 학교가 실행하는 모습들을 조심스레 지켜보면서 시행착오 속에서 정답을 찾고자 하는 것이었다.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을 앞장서서 걸어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선택프로그램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일반교과에서 시간을 내놓아야 했다. 가르치던 과목을 가르치는 것이 쉬운 것은 물론, 교과에 대한 수호의지와 자존심문제가 걸려 있어 쉽지 않았다. 또 12명의 선택프로그램 강사를 구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시간당 3만 원으로 2시간 연속 강의, 6만 원의 강의료로는 참으로 미안하기 짝이 없었다. 선택프로그램 시간에는 강사와 함께 본교 교사가 들어가서 학생관리와 보조교사로서 수업을 돕고 있다. 원래 교장선생님의 의도는 올해 전문성을 확보해서 내년에는 일반교과 교사들이 직접 지도하기를 기대했지만 쉽지 않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