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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경쟁’ ⇒ ‘발굴·지원’ 패러다임의 변화 시작

진로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과거에도 학교를 비롯한 여러 기관에서 진로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벌써 수십 년 전부터 학교에서는 진로상담부를 설치하고 정기적으로 진로검사와 진로체험의 횟수를 보고했다. 하지만 그동안 학교에서는 국·영·수 위주의 수업과 대입 진학 결과에 매몰되어 진로교육은 형식적으로 진행될 뿐 유명무실한 선언에 불과했다.

 2013년 지금, 우리 사회는 진로교육의 명제를 선언적 구호가 아닌 내실 있는 실체로 만들어가고 있다. 입학사정관(학생부 종합)전형의 시행과 진로진학상담교사 배치로부터 시작해 최근 중학교 1학년 자유학기제의 실시에 이르기까지 과거와 다른 구체적인 정책과 예산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그만큼 진로교육에 대한 시대적 요구가 절박해졌기 때문이다. 우리는 진로교육을 통해 다음과 같은 변화를 기대한다.

정보화시대,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의 변화
첫째, 진로교육을 통해 ‘수직적 표준화 교육’을 ‘수평적 다각화 교육’으로 전환하게 한다. 산업구조의 급격한 변화로 산업화시대의 표준화된 교육방식이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산업화시대의 인재는 거대한 조직의 일부가 되어 효율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는 것이 필요했다. 자신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보다는 정해진 정답을 빨리 찾아내고 적용하는 능력이 중요했고, 이를 위해 기본적인 국·영·수 도구과목의 성적을 강조했다. 성적이 조금이라도 좋으면 더 효율적인 인재라고 여기며 인정해주었다. 아이들은 진로를 생각할 겨를 없이 일단 성적을 높이는 것이 절대명제가 되어 버렸다. 교과서를 암기하고 문제에 적용하는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해 성적을 올리려는 공부가 계속되었다. 일단 성적이 높은 순서대로 더 전문적이고 높은 보수를 받는 일에 투입될 수 있었다.
그러나 정보화시대로 바뀐 지금, 기업은 더 이상 암기력과 문제풀이 능력이 높은 인재를 선호하지 않는다. 기업의 선발과정은 직무수행평가와 심층면접, 인턴십 프로그램 등을 통해 해당분야 직무역량을 갖추었는지 면밀하게 평가하고 있다. 학벌은 좋으나 틀에 박힌 사고와 수동적 태도를 가진 사람으로는 기업환경의 변화에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성적순으로 서열화된 교육시스템으로는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할 수 없다. 오히려 ‘스티브 잡스’, ‘마크 주크버그’와 같은 특화된 인재를 바보로 취급할 위험마저 갖고 있다. 성적이라는 수직적인 잣대를 걷어내고 새로운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평적인 ‘진로’야말로 관심분야 열정과 특화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둘째 이러한 진로맞춤형 교육은 사회적 자원의 낭비를 줄일 수 있게 한다.
2013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4년제 대학졸업자 중에서 전공과 직업이 일치하는 비율은 ‘매우 일치’와 ‘일치하는 편임’을 포함해 44%에 불과하다. 과반수가 넘는 대학졸업자는 전공을 자신이 하고 있는 직업과 잘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2013년 대학진학률은 세계 최고로, 무려 71%에 달한다. 게다가 우리나라 대학 등록금 수준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비싼 고비용을 들여 가장 많은 사람을 교육시키고 있는데, 정작 직업현장에서 전공으로 연결되는 비율은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그마저도 이는 취업이 되었을 때 결과이며 오히려 고학력 미취업자가 대량 양산되는 형국이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취업경쟁에서 대학 학위가 필수요건이 되고 있다고 여기며 대학진학을 고집하고 있다. 진로교육을 통해 대학교육 없이도 좋은 역량을 갖춘 취업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 대학을 진학하더라도 전공을 직업과 연결할 수 있도록 충분하게 안내해야 한다.

교육의 새 패러다임 필요, 정책도 다변화
우리나라의 직업구조에서 전문직이 차지하는 비중이 20%임을 감안할 때 고학력의 청년층 실업 문제는 예견된 사회 문제였으며, 2008년 국제금융위기 이후 외부 변수에 의해 실업률이 증가하면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정책 과제가 되었다. 개인의 삶의 질 향상과 아울러 국가인력의 효과적 인적자원관리 측면에서도 교육정책의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정부는 입시위주 교육에서 창의·인성 교육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춘 정책들을 펴내기 시작했다.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육성 정책을 비롯해 입학사정관제, 자기주도학습전형, 성취평가제, 창의적 체험활동, 교육기부, 고교다양화 등 정부 주도의 수많은 정책들이 쏟아졌다. 그러나 갈 길 바쁜 정부와는 달리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여전히 소위 명문대 진학을 원한다는 이유를 들어 국·영·수 중심의 지식 위주 수업을 그대로 진행하였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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