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을 쓰러뜨린 ‘급성 심근경색’이 40~50대 중년층 남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 들어 멀쩡하게 잘 지내던 사람들이 갑자기 돌연사했다는 소식을 종종 접하기 때문이다. 돌연사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심혈관 질환 예방법을 살펴본다.
요즈음 평소 멀쩡하게 잘 지내던 40~50대 중년층 남자들이 갑자기 돌연사했다는 이야기를 심심찮게 듣는다. 돌연사의 80% 이상은 심장질환, 그중에서도 대개 동맥경화성 심장병(협심증, 심근경색증)이 주원인이며 심장의 정지 즉, 심장마비가 오기 때문에 발생한다. 돌연사는 대부분 심실세동이라는 치명적 부정맥이 발생하면서 사망에 이르게 되는데, 심실세동이 발생하면 심장은 수축과 이완을 할 수 없어 혈액순환이 정지된다. 이 상태가 4분 이상 진행되면 뇌 기능이 정지되고 만약 심장을 소생시켜 놓는다 하더라도 뇌사상태에 빠지거나 식물인간이 된다. 5~10분 이상 지속하면 심장이나 뇌 모두 재생불능의 상태 즉, 돌이킬 수 없는 죽음의 상태가 될 수 있다.
만약 갑작스레 심한 흉통을 느끼며 쓰러졌는데 의식이 있다면 바로 119나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 큰 병원으로 가야 한다. 병원 도착 후 심근경색에 의한 심정지일 경우, 풍선 확장술 및 스텐트 시술, 응급 관상동맥 우회술 등의 적극적인 치료로 심장 기능을 되돌릴 수는 있으나, 심근경색 발생 2~3시간 이내에 이루어져야 가능하다. 심장 정지의 상태였다면 4분 이내에 이루어져야 한다. 골든타임 심한 흉통과 함께 찾아오는 심근경색, 협심증의 경우 2시간을 넘기게 되면 심장에 괴사 부위가 넓어지면서 치료효과가 떨어지고 이전의 심장 기능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골든타임을 2시간으로 본다. 하지만 심장이 정지된 상태라면 골든타임은 4분으로 떨어진다. 심장이 멎으면 온몸에 혈액공급이 불가능해지 때문이며, 특히 뇌는 다른 신체 기관과 달리 따로 영양분을 저장해놓지 않아 혈액공급이 4분만 중단되어도 치명적인 뇌손상을 입기 때문이다. 골든타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간혹 식은땀을 흘리며 심한 흉통을 경험한 적이 있다면 반드시 심장전문의 진료를 받아 관상동맥 협착이나 심근경색 여부를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후일 증상이 재발하거나 심장 돌연사를 당할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또한, 심근경색에 인한 돌연사는 생활습관(흡연, 과식, 운동부족, 과음, 심리적 스트레스)과 생활습관 관련 질환(고혈압, 당뇨병, 비만, 고콜레스테롤증)의 결과로 발생하기 때문에 좋은 생활습관으로 이런 위험인자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심혈관 질환 예방법’을 살펴본다.
1. 만병의 근원 ‘스트레스’를 완화하도록 노력한다. 30~40대 돌연사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가 우리나라이다. 가족의 사망,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 재정적 파탄 등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는 교감신경을 자극하여 심장에 부담을 주고 심실세동 같은 치명적 부정맥을 유발하여 돌연사를 불러올 수 있다. 일에만 매달리지 말고, 적당한 휴식과 운동 및 취미생활로 정신적 여유를 유지하도록 노력한다.
2. ‘건강한 식단’으로 식생활을 개선한다. 하루 1.5L 이상의 물을 마시면 혈액 점도가 떨어져 혈액순환이 원활해진다. 반면 탄산음료, 커피, 술 등은 섭취량 이상의 배뇨작용을 촉진하여 역작용을 가져온다. 따라서 물을 자주 마시도록 한다. 충분한 수분과 섬유질이 풍부한 야채?과일, 오메가-3가 풍부한 견과류와 등푸른생선, 식이섬유가 풍부한 잡곡밥(현미, 콩, 보리 등)을 자주 섭취하고, 나트륨과 동물성 지방 섭취를 줄인다. 이러한 식습관을 통해 비만, 고혈압, 당뇨 등을 예방할 수 있다.
3. ‘금연’은 심장 돌연사의 안전벨트이다. 당연히 ‘금연’이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심장 돌연사’의 피해자는 대부분 ‘흡연자’임을 뼛속 깊이 기억하며 니코틴 패치와 금연 껌, 금연 클리닉의 도움을 받아 반드시 금연에 성공하자.
4. 하루에 1~2잔의 와인과 소량의 초콜릿을 먹는다. 폴리페놀 성분이 많이 함유된 와인은 혈관의 이완인자 작용을 자극하고 HDL-콜레스테롤 증가에 도움을 주어 심혈관질환 발생 억제에 도움을 준다. 물론 과음은 금물이다. 항산화제가 많이 들어 있는 녹차(1일 3~5잔), 토마토, 딸기, 키위, 적색포도, 복분자 등의 주스를 하루 1~2잔 마시거나 코코아 음료 또는 다크 초콜릿을 소량으로 먹어도 와인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5. 계단과 대중교통으로 규칙적인 움직임을 유지하자. 출퇴근 시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심장병과 사망률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그만큼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 시간이 부족하다면 승강기 대신 계단을 이용하거나 지하철?버스 정류장을 1~2개 먼저 내려 걷는 것도 좋다. 반면 등산, 마라톤(뛰기) 등의 무리한 운동과 철봉, 역기 등의 과중한 운동은 혈압의 급격한 증가로 심장에 부담을 주고 죽종(Atheroma) 파열을 초래하여 돌연사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