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1) 2014년 9월경 수업 도중 교사가 휴대폰을 만지면서 시끄럽게 떠들고 있는 학생에게 몇 차례 주의를 주었음에도 아랑곳없자 “차라리 나가서 얘기하고 오라”고 나무랐다. 그러자 학생은 “내가 내 돈 내고 수업받는데 왜 나가라고 하느냐”며 대들었고, 심지어 “x나 x쳐”라는 욕설과 함께 철제 의자를 거꾸로 들어 집어던지는 바람에 교사는 7주 진단서와 좌측 견관절 회전근개 파열로 인해 수술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례 2) 2015년 6월경 중학교 3학년 학생이 담임교사에게 폭언하고 지도에 불응하며 교실을 무단이탈하고, 같은 날 체육복 미착용에 대해 지도하던 강사에게 욕설하면서 대들었다. 또 무용실을 무단이탈하고, 종례시간에도 무단 귀가해버리자 학교 측은 선도위원회를 개최하기 위해 가정 방문을 했다. 그러자 학생의 아버지가 교사를 무단 주거침입으로 경찰에 고소했다. 학교 측은 선도위원회를 개최하여 학교장 추천 전학 결정을 내렸다. 그러자 학생의 아버지가 국가인권위에 진정하고 행정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하는 등 고소와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이런 사례에서 보듯 지금 학교는 소송이 난무하고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등 정당한 학생지도조차 대항할 수 없는 ‘교육 아노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교총에 접수된 교권침해 건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06년에 179건이었던 것이 2015년에 488건으로 2.7배 증가했다. 특히 학부모와의 갈등·분쟁의 경우 2015년도에 발생한 488건의 교권침해 건수 중 227건으로 46.5%나 차지하고 있다. 이는 상담 건수로 잡힌 표면상 수치일 뿐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 발생하는 교권침해 건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교육부에 보고된 교권침해 현황과 실제로 가해자에 대한 조치 현황을 살펴보면 더 심각하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교권침해 행위에 대한 가중처벌 주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10여 년 전부터 교원단체·정부·국회에서 법제화가 논의되었다. 한국교총의 건의에 따라 지난 2012년도 교육부에서 발표한 ‘교권보호 종합대책’ 방안에 교권침해 학생·학부모 등에 대한 조치 강화 차원에서 학부모 등 제3자의 교권침해에 대한 ‘가중처벌’을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가 법안발의를 진행하다가 학부모단체들의 반발이 예상되자 슬그머니 빼버렸다. 그 후 19대 국회에서 일부 의원들이 가중처벌을 담은 법안을 발의했으나 논의조차 못 하고 자동 폐기된 바 있다.
교육계의 교권보호 요구가 빗발치자 국회는 지난 2015년 12월 31일에 ‘교원의 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통과시켜 이듬해 8월 4일 시행에 들어갔다. 그 내용을 보면, 교육활동 침해행위의 내용과 조치결과 관할청 보고, 교원치유센터 지정·운영, 학생 및 보호자의 특별교육 또는 심리치료를 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가해자에 대한 과태료 부과와 가중처벌 등 조치 등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그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됐다. 이같은 지적은 교권침해 행위와 수준은 도를 넘어서고 있는데 법령은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지난 6월 출범한 제36대 교총 회장단은 첫 번째 현안 과제로 교권침해 행위에 대한 가중처벌 법제화를 꼽았다. 현행 교권보호법의 실효성을 높여 공교육에 대한 신뢰도를 제고하고, 학생의 학습권 침해를 막아 더 이상 교권침해 행위를 방치 하지 않겠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