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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장터로 나온 학예회

경남 화개초, 화개장터서 축제
학생들 재롱에 온 마을 하나돼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다는 경남 하동의 관광명소 화개장터. 1년 365일 상인과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이곳에 특별한 무대가 마련됐다. 3일 오후 화개초 학생들이 장터 한복판에서 학예회 공연을 펼친 것.

화개초가 화개장터에서 학예회를 열기 시작한 건 지난해부터다. 학생들의 재능과 끼를 지역민과 학부모들에게 좀 더 널리 알리자는 취지에서 교정을 벗어나 화개장터를 무대로 삼았다. 학교의 제안에 화개장터 상인연합회도 두 팔을 걷어붙이고 도왔다. 김용진 화개초 교장은 “그동안 학교에서 배우고 익힌 것을 화개장터를 찾은 관광객, 상인들과 나누는 자리”라며 “칭찬과 격려로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꿈과 용기를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올해 학예회는 ‘화개동천 별천지 꽃피는 땅의 초록향기 축제’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전교생 60여 명은 이 날을 위해 연습과 춤과 노래, 연주 실력을 마음껏 뽐냈다. 알록달록한 공연복을 입은 학생들이 무대에 등장하자 상인들과 관광객들이 발길을 멈추고 무대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학생들이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자 앞치마를 두른 상인들도 하던 일을 멈추고 밖으로 나와 함께 춤을 췄다. 마을 어르신들은 손주 같은 학생들의 재롱에 연신 손뼉을 치며 어깨춤을 들썩였다.   
 
사물놀이로 시작된 공연에서 1학년은 멜로디언을, 2학년은 실로폰, 3~4학년은 리코더를 연주했고 5~6학년은 기악합주를 준비했다. 방과 후 학교에서 배운 우쿨렐레와 기타 연주, 학년 별 특성에 맞는 율동과 댄스도 흥을 돋궜다.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연극부 학생들이 준비한 ‘흥부놀부전’과 다례부 학생들의 ‘다례 시연’이었다. 특히 다례부는 국회에서 시연까지 했을 정도로 유명한 학교의 자랑거리다. 
 
화개장터 상인 강명숙 씨는 “열심히 한 모습이 예쁘고 사랑스럽다”며 “작년 학예회 이후 눈에 띄는 아이들이 생겨 가끔 인사도 하게 돼 좋다”고 말했다. 박성연 화개초운영위원장은 “요즘 시골에서는 아이들을 보기가 더욱 힘들어졌는데 온 마을이 함께하는 잔치가 된 것 같아 기쁘다”며 “이번 공연을 계기로 학생들이 마을 안에서 밝고 맑은 모습으로 자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수현(6학년) 양은 “잘 하고 싶었는데 무사히 마쳐서 만족스럽다”며 “내년에 학교를 떠나지만 학예회 날 화개장터에서 와서 공연을 보고 후배들을 응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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