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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교원평가’ 이건 아니올시다

교원평가의 신뢰성 구축이 시급하다

11월. 교원능력개발평가(교원평가)의 달이 찾아 왔다. 요즘 일선 학교는 교원의 능력 개발과 전문성 신장을 위한 교원능력개발평가가 한창 진행 중이다. 따라서 교사들은 동료 교사, 학생, 학부모로부터 개인 성적표를 받는다는 기분에서인지 다소 긴장을 하는 것도 사실이다.
 
교원평가는 학생만족도 조사, 학부모만족도 조사와 동료평가로 나눠 시행된다. 따라서 교사들은 학교 관리자인 교장과 교감, 동료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로부터 일 년간 교사의 전반적인 교육활동(학습지도, 생활지도, 교수·연구 활동지원, 학교경영 등)을 평가받게 된다.
 
물론 평가를 낮게 받아도 교사 개인에게는 그다지 불이익은 없지만, 교사 개인의 사기 진작에 적게나마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런데 교원의 지도능력 및 전문성 강화를 통한 학교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시행된 이 교원평가가 언제부터인가 교사와 학생 나아가 학부모부터 신뢰성을 잃어가고 있다.
 
도교육청이 요구하는 목표치 때문에 일부 학교에서 강제성을 뛰고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교원평가에 진정성에 대해서 의구심을 갖는 교사들이 많다.
 
학부모 만족도 조사의 경우, 평가 교사가 누구인지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평가가 이뤄져 평가의 공정성에 대해서 의구심을 갖게 한다. 일부 학부모는 담임교사(교과담임 포함)의 이름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단지 의무감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학부모가 평가교사에 대한 정보를 알 방법은 고작 자녀의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일 뿐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평가문항의 질문이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학생의 평가 점수와 학부모 평가 점수가 거의 일치할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학생 만족도 조사의 경우, 수업 참여도가 높은 학생이 담당교사를 평가하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매시간 딴짓으로 수업 방해를 일삼는 학생이 과연 선생님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선생님 또한 그런 학생으로부터 평가를 받는 것에 불쾌감을 나타낸다.
 
교원평가가 온라인으로 시행되는 만큼 한 학생이 교원평가를 하는 데 걸리는 평균 시간이 채 3분도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란 적이 있다. 물론 아이마다 다소 차이는 나겠지만. 결국, 교사는 아이들의 몇 번의 마우스 클릭에 평가를 받는 셈이 된다.
 
아마도 그건, 아이들이 평가 문항을 제대로 읽어 보지도 않고 마냥 의무감에서 교원평가를 행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식의 교원평가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불쾌감을 토로하는 교사들도 많다.
 
특히 개인 신분이 보장된다는 이유로 서술형 평가를 장난으로 기록하는 학생들도 더러 있다. 심지어 아이들이 쓴 것 중에는 교사 자신을 숙연하게 만드는 내용도 있지만, 교사를 폄하하는 내용도 있어 교사의 사기를 저하할 때도 있다.
 
하물며, 평가에 앞서 장난삼아 자기들에게 잘 보일 것을 주문하는 아이들도 더러 있다. 이렇듯, 교원평가가 자칫 아이들이 교사들에게 갑질을 행사할 기회로 변질할까 심히 염려스럽다.
 
동료교사 평가의 경우, 사실 함께 근무하는 동료교사를 평가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은 없다고 본다.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이뤄져야 할 평가가 동료교사와의 사사로운 정 때문에 공정성을 잃을 때가 많다.
 
이것 때문일까? 매년 평가결과를 보면 동료교사의 평균 평가점수가 학부모와 학생의 평균 점수보다 훨씬 더 높게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곧 객관적으로 이뤄져야 할 평가가 교사의 주관적인 생각으로 평가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교원의 지도능력 및 전문성 강화를 통한 학교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실시하는 교원평가가 교사와 교사, 교사와 학생, 교사와 학부모 사이 위화감만 조성하는 평가로 전락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교사는 동료교사를 포함해 학생이나 학부모로부터 진정한 평가를 받기를 바랄 뿐이다. 교원평가가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교원평가의 문항을 현실에 맞게 개선할 필요가 있으며 모두가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교실환경 개선, 교사의 처우 개선, 학부모와의 교육여건 확충 등)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쨌든, 교사는 교원평가를 지난 한 해를 뒤돌아볼 수 있는 지표로 삼아야 할 것이며 교사로서 자신의 부족함이 무엇인지를 알고 자아 계발을 위해 힘써야 할 것이다. 나아가 학생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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