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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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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농부와 같은 선생님

영하의 날씨다. 낙엽은 다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았다. 흔적만 남았을 뿐이다. 추위 때문에 몸과 마음이 얼어붙을까 걱정이다. 운동을 하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옷을 따뜻하게 입어서 학생들과 즐거운 생활을 해야 할 것 같다.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절반이 넘는데 학교 생활이 지옥이면 삶 전체가 괴로워진다. 즐거움을 누릴 수가 없다. 언제나 기쁨이 넘치고 행복한 나날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기의 마음을 제어할 줄 알아야 한다.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면 힘든 상황이 발생했을 때 감정이 앞서게 된다. 자신의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 하루는 완전 잃어버린 하루가 되고 만다. 자기의 마음을 잘 다스리는 자가 돼야 좋은 선생님이 될 수가 있는 것이다.


학생들의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들은 사소한 일로 큰 문제를 야기한다. 학생들의 일거수일투족 살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농부들은 자기 양떼의 형편을 살핀다. 병에 걸리지 않았는지, 잘 먹고 잘 자라는지, 이탈하지 않는지 수시로 점검한다. 이와 같이 우리 선생님들은 자기반의 학생들의 형편을 일일이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


공부는 제대로 하고 있는지? 담배는 피우지 않는지? 오락실에 빠져 있지는 않은지? 가정형편이 어떠한지? 건강상태가 어떠한지? 이성교제에 빠져 있지 않은지? 학생 하나하나의 형편을 살펴야 하는 것이다.


농부는 소떼에게 마음을 둔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마음을 둬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진정한 선생님이 될 수 있다. 학생들에게 마음을 두지 않고 다른 곳에 마음을 두면 좋은 선생님이라 할 수가 없다. 선생님은 학교에, 학생에게 마음을 우선으로 둬야지, 다른 곳에 두면 안 된다.


선생님은 언제나 학생들을 지도할 때 따뜻한 사랑과 관심이 필요하다. 날씨가 추운데 몸도 춥고 마음도 추운데 선생님의 말씀 한 마디가 따뜻해야 학생들의 마음이 훈훈해질 수 있다. 칭찬의 말이 늘 필요하다.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듯이 선생님이 학생들을 윤택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어두움을 주면 안 된다.


농부는 언제나 과수원을 지킨다. 그래야 그 열매를 얻을 수가 있다. 우리 선생님들은 학교를 지키고 학생을 지켜야 학생들이 반듯하게 자라는 것을 볼 수가 있는 것이다.


농부들은 언제나 마음이 순수하다. 농부들의 마음이 우리 선생님들의 마음이 되면 학생들도 순수하게 잘 성장하지 않을까 싶다.


땀을 흘린 농부들은 이제 따뜻한 방에서 충분한 쉼을 누리고 있을 것이다. 우리 선생님들도 언제나 땀을 흘리며 학생들을 잘 지도해 나가야 한다. 의사선생님에게는 환자가 필요하듯이 우리 선생님들에게는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이 필요하다. '이런 학생이 없으면' 하는 마음이 생기는데 그러면 선생님의 존재가치가 없어진다. 의사선생님에게 환자가 없으면 그 병원은 문을 닫아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문제를 일으킨다고, 말을 듣지 않는다고 이들을 미워하면 안 된다. 이들을 잘 가르치며 인내하며 바르게 세워나갈 때 보람을 느낄 수가 있고 학교생활에 기쁨을 누릴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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