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겨울맛을 보여준다. 나라는 안정이 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이 난세(亂世)라고 하는 이도 있다. 이런 속에 우리 선생님들이 살고 있다. 이러한 때 우리 선생님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
우선 중심을 잡아야 할 것이다. 중심을 잃으면 넘어지고 만다. 중심을 잘 잡으면 아무리 흔들려도 넘어지지 않는다. 우리 선생님들이 중심의 역할을 담당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어지러운 시국에 마음이 흔들려 교육을 소홀히 하면 큰일 난다. 마음을 어느 곳에도 빼앗기면 안 된다. 오직 학교에 마음을 두어야 하고 학생들에게 마음을 두어야 하며 교육에 마음을 두어야 할 것이다.
자신을 낮추는 자세가 필요하다. 높아지려면 낮추라고 하는 말은 너무나 귀에 익은 말이다. 이 말이 진리다. 자신을 높이려고 한다고 높아지지 않는다. 높이는 것은 자신이 아니라 남이다. 그러니 자신은 언제나 낮은 자세를 취하는 것이 좋은 것이다. 바다는 가장 낮은 곳에 있다. 그러기에 물에 사방에 찾아온다. 끊임없이 찾아온다. 이런 자세를 가져야 학생들이 찾아온다. 상담을 하고 마음의 문을 연다.
나는 어떤 선생님에게 아무개 선생님 때문에 학교에 오기 싫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런 선생님이 되면 안 된다. 내가 잘난 체하고 목에 힘이 들어가고 평등의식을 잃고 수직적인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다가 보면 이렇게 되는 것이다. 위, 아래가 없다. 선생님은 모두가 똑똑하다. 아무도 나보다 못하다고 하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내가 언제나 다른 선생님을 의식하면서 배려해야 하고 기쁨을 주는 선생님이 돼야 좋은 선생님으로 기억될 수 있다.
앞으로 가려면 뒤로 물러나라는 말이 있다. 일보 전진을 위한 이보 후퇴라는 말이다. 무조건 앞으로만 나가려고 하면 힘이 든다. 숨을 골라야 때가 있는 것이다. 학생들을 교육하면서 내가 이런 사람, 이런 실력있는 사람, 만들어 보겠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밀어붙인다고 되는 게 아니다. 조금 느긋한 마음을 가지고 차근차근 전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무조건 앞으로 전진은 더 큰 해를 가져올 수도 있다.
넓은 마음의 소유자가 되어야 한다. 학생들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그 학생들을 다 마음에 들게 지도한다는 것을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넓은 마음을 갖고 인내하며 나아가면 불가능해 보였던 학생들의 변화도 기대할 수도 있고 생각지도 않은 좋은 성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바다는 정말 마음이 넓다. 온갖 더러운 오물은 다 받아들인다. 그러면서 자신을 정화하고 깨끗한 푸른 바다를 유지한다. 온갖 바다의 고기들이 살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준다. 바다와 같은 넓은 마음을 지니면 좋은 선생님으로 기억될 수가 있고 성공적인 교육생활을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자기의 위치에서 열심히 사는 것이다. 우리 선생님들의 위치에서 열심히 학생들과 생활하는 선생님은 가장 위대한 선생님이다. 내게 주어진 일을 그냥 열심히 하면 돋보이게 되고 인정을 받게 된다.
자기의 위치에서 재미있게 사는 것이다. 가르치는 것이 재미가 있고 기쁨이 넘쳐야지 가르치는 것이 고역이고 교실에 들어가는 것이 죽으러 가는 것처럼 느껴지면 불행해진다. 재미는 내가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학생들 가르치는 것이 재미있고 학생들과 함께 대화하는 것이 재미있고 학생들과 함께 운동하는 것이 재미있고 모든 게 재미가 있어야 행복은 내 곁에 있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