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재명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교권 보호’를 국정과제로 내세웠다. 교육계는 정부가 신속히 움직여주길 바랐지만, 새해 교육부가 준비 중이라 밝힌 ‘학교민원 대응 및 교육활동 보호 강화방안’을 기다렸다. 교사 출신 교육부 장관이 임명된 만큼 현장은 실효적 교권 보호 장치가 마련될 것이라고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는 깨졌다. 22일 발표한 방안은 범정부 종합대책이 아닌 교육부의 교원담당부서 소관 대책에 머물렀다. 한국교총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전 정부에서 추진했던 방안을 재정리한 수준에 불과하다”고 강한 유감을 표했다. 당초 시안에는 포함됐던 중대 교권침해 조치사항의 학생부 기재가 배제된 것을 비롯해 ‘교육활동 소송 국가책임제’ ‘악성민원 맞고소제’ ‘안전사고에 대한 면책기준 확립’ 등 현장 교원들이 절실히 요구해 온 실질적인 대책이 외면받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교권보호위원회 신고 건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 매일 3~4명의 교사가 폭행·상해를 입고 있다. 학생들로부터 성폭력 범죄를 당하는 교사도 이틀에 1명꼴이다. 여기에 현장을 대상으로 한 ‘아니면 말고’ 식의 악의적 아동학대 신고와 소송이 난무하고 있다. 아동학대 신고 중 95%가 무혐의로 나오지만, 뚜렷한 대책은 이번 방안에서도 빠졌다. 교사의 사기와 교육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교육계의 계속된 지적은 과장이 아닌 현실이다.
교원을 대상으로 한 범죄 수준의 교육활동 침해가 반복되고 있는 현실을 외면하고 선언적 대책만을 되풀이하는 정부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을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는 교육계의 외침을 언제까지 외면할 것인지 안타깝기만 하다. 가르치는 선생님들의 실효성 있는 법·제도 개선 요구에 즉시 행동과 실천에 나서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