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하고 남은 식재료의 화려한 변신
웰빙이 새로운 유행으로 자리 잡으면서 심리치료, 테라피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테라피란 ‘치료’라는 뜻으로 심신의 상태를 좋게 하는 간접 치료 방법들을 통칭하는 용어다. 테라피에는 아로마, 컬러, 마사지, 캔들, 요가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이 가운데 푸드아트테라피는 사람들에게 친근한 음식 재료를 통해 심리치료뿐만 아니라 동기부여 및 잠재 능력까지 계발하는 치료방법이다. 우리가 쉽게 접하는 과일, 과자, 채소 등 음식재료로 작품을 만들어 마음을 표현하는 예술 활동을 뜻한다.
충남 공주 호계초등학교 주인순 영양교사는 음식재료로 예술작품을 만드는 푸드아트테라피스트이다. 꽃과 나비, 새, 만화 캐릭터 등 버려진 식재료들이 그의 손을 거치면 생명력을 지닌 아름다운 작품으로 다시 태어난다.
“학생들 급식을 마치고 잔반을 치우다 우연히 양파껍질을 봤어요. 파르스름한 색깔이 너무 예쁘더라고요. 도마에 올려놓고 요모조모 모양을 맞추다 보니 어느새 고운 꽃잎이 만들어지더라고요. 그때부터 푸드아트테라피에 관심을 갖고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죠.”
주 교사는 음식을 만들고 남은 식재료를 그냥 버리는 법이 없다. 점심시간이 끝나자 수박 껍질이나 멸치 대가리, 양배추 등을 가지고 ‘작업’을 시작한다. 우선 속을 다 파낸 수박 껍질을 둥글게 오려내고 다리 모양을 본떠 상하좌우로 붙인 다음 얇게 썬 오이 두 조각을 올려놓자 앙증맞는 개구리가 금방이라도 튀어 오를 듯하다. 이번엔 멸치대가리 5개를 모아 원형으로 늘어놓은 다음 가운데에 팥 알갱이 하나를 올려 꽃 한 송이를 뚝딱 만들었다.
양배추로 만든 독수리는 예술작품에 가까울 정도다. 널찍하게 편 양배추 잎 네댓장을 이리저리 옮겨 붙이는가 싶더니 어느새 먹이를 찾아 활강하는 독수리의 힘찬 날갯짓이 느껴진다. 뭐니 뭐니 해도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뽀로로와 같은 만화 캐릭터들. 만들기는 쉽지 않지만 전시회 같은 곳에서 인기를 독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