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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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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소나무 같은 선생님

6월이 저물어가고 있다. 무더운 6월이었지만 6월이 우리에게 준 기쁨도 많다. 그 중의 하나가 아침마다 들려주는 새소리이다. 무기력해지고 나약해지는 6월의 우리에게 새들은 힘을 주었다. 게으른 자에게 부지런함을 가르쳐 주었다. 활발하게 활동을 하면서 새 힘을 얻게 했다. 그들의 노랫소리는 어느 교향악단의 연주 못지않게 아름다웠다.


지금도 새소리가 귓전에 울리고 있다. 불평의 소리가 아니다. 원망의 소리도 아니다. 짜증의 소리도 아니다. 기쁨의 소리다. 환희의 소리다. 희망의 소리다. 꿈의 소리다. 야망의 소리다. 새들을 보면서 오늘도 기쁨의 삶, 즐거운 삶이 되기를 소망한다.


또 6월이 준 기쁨은 단비였다. 그렇게 애타게 기다리고 기다렸던 단비를 맛보게 했다. 폭염을 사라지게 했다. 미세먼지가 날라가게 했다. 시들어가는 식물들이 생기를 얻게 됐다. 생명은 참 고귀한 것이다. 큰 화분에 심겨진 나무의 잎과 줄기가 다 말라버려 잘라버렸는데 큰 두 둥치의 나무에서 새잎이 나기 시작했다. 물을 주고 먹다 남은 커피를 주고 음료수를 주고 관심을 보이고 했더니 제법 나무 모양을 지니고 있다. 푸른 잎으로 생명을 과시하고 있다. 물은 참 귀한 것이다. 생명을 살리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6월이 준 기쁨은 푸름이다. 이 푸름으로 인해 희망을 잃지 않았고 사랑을 잃지 않았다. 꿈을 잃지 않았다. 진리를 잃지 않았다. 특히 눈에 들어오는 나무는 소나무다. 소나무는 푸름의 세상에서는 별로 빛을 발하지 못한다. 모두가 푸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나무는 조금도 마음이 상하지 않는다. 미래를 대비한다. 겨울을 대비한다. 장래를 대비한다. 다른 나무들은 모두 잎이 떨어져 푸름을 상실할 때 서서히 빛을 발하기 시작할 것이다.


이 시간에는 소나무와 같은 선생님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소나무는 언제나 푸르다. 봄,여름,가을,겨울 할 것 없다. 변하지 않는 게 소나무다. 사시사철 꿈을 지닌 나무가 소나무다. 소나무와 같은 선생님이 되면 좋을 것 같다. 학생들을 향한 열정이 변하지 않고 학생들을 향한 희망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편단심 민들레처럼 학생들을 향한 애정이 변하지 않는 선생님이 되면 좋겠다.


소나무는 언제나 내일을 준비한다. 지금을 비록 빛나지 않지만 내일을 위해, 겨울을 위해 참고 견딘다. 준비가 늘 돼 있으면 기회가 온다.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소나무와 같이 내일을 위해, 미래를 위해, 혹독한 추위를 위해 대비하고 준비하는 자가 되도록 해야 겠다. 그러면 자신에게 기회가 오게 된다.


소나무는 늘 외롭다. 일송정 푸른 솔은 늙어 늙어 갔어도 끝까지 푸름을 자랑한다. 외로이 혼자 서있는 소나무는 더욱 빛난다. 외로운 것이 외로운 것이 아니다. 낮에는 해를 친구삼고 밤에는 달과 별을 친구삼고 살아가는 소나무는 언제나 푸르다.


학생들 중에는 고독 속에 지내고 있는 자, 외로움 속에서 지내는 학생이 보이면 그들에게 다가가 소나무 이야기를 들려주면 좋을 것 같다. 소나무는 외롭지 않다. 가까이서 멀리서 바라보는 이가 많다. 외로운 듯 보여도 하나도 외롭지 않는 나무가 바로 소나무다. 꿈이 있는 학생들은 절대로 외롭지 않다. 낮에는 해가 있고 구름이 있다. 밤에는 달이 있고 별이 있다. 벌레소리가 있다. 늘 친구가 곁에 있다. 함께 살아가면서 힘을 준다.


소나무와 같은 선생님이 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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