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 교사나 학부모의 최대관심사는 "학생의 학업성취를 어떻게 하면 향상시킬 수 있을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학습자의 선천적 특성이나 가정환경 등의 변인을 변화시켜 학업성취를 높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학습기술은 어떨까. 훈련에 의해 변화 가능한 학습기술과 학업성취와의 관계는 어느 정도나 될까. 최근 발표된 초등학교 6학년생 47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논문 '학습기술과 학업성취와의 관계'를 통해 그 상관 정도를 살펴보았다.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학습기술 점수 높아
* 학습기술 하위요인별 평균 및 표준편차=남학생은 시험보기 기술이 24.41로 가장 높고 목표관리 기술이 18.62로 가장 낮다. 여학생도 시험보기 기술이 26.11로 가장 높으며 발표기술이 20.24로 가장 낮다. 특징적인 사실은 모든 학습기술 하위요인(시간관리, 주의집중 수업참여, 발표, 자율학습, 과제처리 등)에서 남학생보다 여학생의 점수가 높다는 것이다.
지능과 학업성취의 관계만큼 영향력 가져
* 학습기술과 학업성취와의 관계=학습기술과 수행평가 총점과는 .529, 지필평가 총점과는 .576의 상관이 있었다. 이는 지능이 학업성취와 .50~.60의 상관이 있다고 보고한 것과 비교해볼 때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학습기술이 훈련에 의해 변화될 수 있는 변인이라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연구에서 밝혀진 상관은 교육에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평가방법, 교과따라 작용하는 학습기술 달라
* 교과별 학업성취에 작용하는 학습기술 요인=수행평가 점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 국어의 경우는 학습동기조절 발표 수업참여 기술이, 수학 점수에는 시험보기 발표 듣기기술, 사회에는 시험보기 수업참여 학습동기조절 기술, 과학에는 학습동기조절 시험보기 발표기술, 영어에는 시험보기 발표 읽기 기술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필평가를 기준으로 했을 때는 국어의 경우 시험보기 발표 학습동기조절, 수학에서는 시험보기 듣기기술, 사회에서는 학습동기조절 듣기 발표기술, 과학에서는 시험보기 수업참여기술, 영어에서는 시험보기 발표 학습동기조절 기술이 각각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교과별 학업성취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학습기술은 차이가 있고 동일한 과목이라도 시험형태에 따라 중요하게 작용하는 학습기술은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학생 지각(知覺)요인이 학업성취 예언률 더 높아
* 학습상황에 따라 작용하는 학습기술 요인=교사가 지각한 수업이해도(예언률 33.4%)를 기준으로 했을 때 학생의 수업이해도에는 시험보기 수업참여 발표 과제처리 기술이 중요하게 작용했고, 학생이 지각한 수업이해도(예언률 56.4%)를 기준으로 했을 때는 시험보기 발표 수업참여 자료활용 학습동기조절 기술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교사가 지각한 학생의 자율학습 효율성(예언률 27.5%)에는 수업참여 시험보기 과제처리 기술이 중요하게 작용했고 학생이 지각한 자율학습 효율성(예언률 49.1%)에는 학습동기조절 주의집중 시험보기 목표관리 기술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수업이해도에 영향을 주는 학습기술과 자율학습 효율성에 영향을 주는 학습기술이 다소 차이가 나는데, 이는 교사가 주도하는 수업상황과 학생이 주도해 가는 자율학습 상황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각 상황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학습기술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교사나 학생이 지각한 수업이해도와 자율학습 효율성에 영향을 주는 학습기술 요인도 차이가 있는데, 이는 교사의 경우 대개 관찰에 의해 판단하고 학생은 자신의 실제 행동이나 학습 결과에 근거해 판단을 하기 때문이 이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두 집단의 지각 차에도 불구하고 시험보기 기술은 모두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시험보기 기술이 영역과 관계없이 작용하는 일반적 요인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구를 수행한 이순우 이종승 충남대 교수는 "훌륭한 학습기술을 가진 학습자가 그렇지 못한 학습자 보다 학업성취가 높은 경향을 보였다"며 "교과목, 학습상황에 따라 중요하게 작용하는 학습기술 변인이 다른 만큼 교사들은 어떤 학습기술이 학습자의 학업성취와 어느 정도 관련이 있는 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