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어귀에서 끊임없이 피고 지던 무궁화, 그 흰 자줏빛 꽃이 잦아들고 구절초가 들길을 수놓으면 여지없이 9월이다. 아울러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월드컵 최종 예선이 기다려지는 9월 6일. 절기로도 추분이 있어 가을을 실감하는 계절이다. 먼저 국·공립의 유·초·중등·특수학교는 9월 1일 자로 교장, 원장, 교감, 원감 및 교육전문직 인사가 단행된다. 따라서 새로 바뀐 관리자에 따라 학사업무가 바빠지기도 한다.
학교장 선발 방법에 있어 대구시교육청은 참신하다. 학교장의 권한과 책무성 강화를 위해 ‘학교장 역량평가’를 실시한 뒤, 합격자를 임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신선함이 타 시·도에도 긍정적 반향을 일으켰으면 좋겠다.
초등학교는 9월 1일이 되면 2학기 학급임원 선거를 하는 학교가 많다. 선거가 그렇듯 공정한 규칙에 의해 바르고 똑똑한 학생이 당선되도록 교사의 조력이 필요하다. 그리 고 신학기 2주 동안 학부모 상담을 하는 학교가 많다. 상담계획을 잡을 때에는 학부모와 일정을 미리 정하여 시간이 중복되지 않게 하고, 대화할 때에도 별도의 공간에서 상대를 배려하여 편안한 대화가 되도록 신경 써야 한다.
인성실천주간이나 친구사랑주간을 운영하는 학교도 있다. 26일이 되면 각 학년별로 현장체험을 떠나는 초등학교가 많아진다. 아직 더위가 채 가시지 않은 때의 현장체험인지라 항상 안전교육도 중요하고, 교사의 열정도 중요하다.
그리고 9월 30일부터 10월 9일까지는 단기 방학이다. 어쩔 수 없이 개천절과 추석 연휴, 한글날이 있고, 10월 2일을 재량휴업일로 하면 단기 방학이 되는 것이다. 이래저래 쉬는 날이 많아서 좋긴 한데 공부는 언제 할는지.
중학교의 주요 학사일정은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9월 9일에 ‘고입내신성적산출평가’를 실시한다. 이것은 검정고시보다 난이도가 있고 자신의 내신이 어느 정도인지 비교평가도 할 수 있어, 꼭 치러야 하는 시험이다.
9월엔 또 동료장학, 학생중심수업, 교사 컨설팅, 학부모 대상 수업공개 그리고 학부모 상담과 학부모 총회가 맞물려 있다. 늘 그렇듯 동료장학이나 컨설팅은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형식에서 벗어나 상호 이해에 바탕을 둔 ‘수업 나눔’이 되어야 할 것이다. ‘수업 나눔’의 사례는 많지 않은데 어려운 개념이 아니다. 상대 교사의 수업 경험 중 의미 있는 경험을 공유하고 이해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리고 학부모 면담은 학부모의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관된 주제, 편안한 대화가 되도록 하고, 최대한 겸손과 친절함을 보여야 할 것이다.
중학교는 12일, 1학년을 시작으로 3일간 ‘영어듣기평가’를 실시한다. 요즘처럼 학력저하가 우려되는 시점에서 이러한 평가를 등한시하지 않도록 방송 점검과 함께 학생들에게 외국어에 대한 필요성을 깨닫게 해야 할 것이다.
9월에는 다양한 행사도 이뤄지는데, ‘친구 사랑의 날’, ‘봉사활동’, ‘독서토론대회’, ‘독서골든벨’과 같은 시의 적절한 행사를 하는 학교가 많다.
2, 3학년 중간고사는 대부분 9월 말에서 10월 초까지 시행한다. 지역에 따라 22일에 하는 학교도 있고, 대부분 학교는 26일에 지필고사를 치른다. 유능한 교사라면 시험을 출제할 때 신뢰도와 변별력을 중시해야 한다. 그리고 단기방학 역시 초등학교처럼 9월 29일부터 10월 9일까지 하는 학교가 많다.
이제 고등학교가 문제이다. 왜냐하면 고등학교는 ‘수능’과 ‘수시전형’이 코앞에 닥쳤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한숨 쉬고, 담임은 등골 빠지는 시기이다.
11월 16일 시행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생각만 해도 떨린다. 한 번의 시험으로 12년간 인생이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이 운명적인 시험의 원서 접수는 8월 24일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9월 8일에 끝난다. 사실 이때부터 마지막 정리와 공부를 해야 하는데 교실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 주변이 어수선해지면서 공부에 집중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담임이라면 교실 분위기가 망가지지 않도록 엄격한 관리를 해야 한다.
2018년 수시모집 접수는 11일에 시작해서 15일에 마감된다. 생각보다 짧은 접수기한이다. 따라서 지원하고자 하는 6곳의 대학을 결정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므로 미리미리 자신의 내신점수와 학생부를 잘 파악하여 정해야 한다. 또한 전형 일정이 각 대학마다 다르므로 지원하는 대학의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꼼꼼하게 일정을 메모해야 한다. 이렇게 수시전형은 12월 15일에 합격자를 발표하면서 끝난다.
고등학교 교사의 9월은 낭만이 아니다. 고난의 행군이다. 1, 2학년은 9월 6일에 인천광역시에서 주관하는 ‘모의평가’를 치러야 한다. 3학년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실시하는 ‘대학수학능력 모의평가’를 치러야 한다. 특히 3학년은 6월 모의평가와 9월 모의평가가 매우 중요하다. 실제 수능의 등급과 거의 비슷하게 나오는 것이므로 잔뜩 긴장해야 한다. ‘나는 수능 안 보는 대학으로 갈 거야’라는 학생이 있으면 한 대 쥐어박아도 좋다. 인생은 한계를 극복하려는 정신이 있어야 아름답기 때문이다.
그리고 교무부도 바쁘다. 18일이면 2018학년도 ‘고입 신입생 모집요강’을 공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비평준화 지역은 이때부터 중3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우수 학생 유치를 위한 상담을 해야 한다. 그리고 ‘입학설명회’와 ‘팸플릿’ 등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 정말 교무부 일은 해도 해도 끝이 없다.
영어듣기평가 역시 19일에 1학년부터 시작해서 3일간 시행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수행평가로도 반영되는 듣기평가는 잘 집중해서 들어야 한다. 9월 마지막 주가 되면 3일간에 걸친 1차 지필평가가 시작된다.
진로진학부와 3학년 담임은 ‘모의면접’을 해줘야 한다. 요즘 학생은 자신의 생각을 말하려 해도 논리가 부족하여 할 말을 잃고 마는 경우가 많다. 또는 알고도 소심해서 머릿 속이 하얘지는 학생도 있다. 예상되는 질문지를 통해 모의면접을 해줘도 녀석들은 고마워할 줄도 모른다.
이제 대입 관련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소개한다. 대입정보포털 ‘어디가(www.adiga.kr)’를 접속하거나 대교협 상담전화 1600-1615를 통해 상담받을 수 있다. 각 시·도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진로진학상담센터에서도 상담이 가능하다. 아니면 ‘진학진로정보센터(sangdam.jinhak.or.kr)’ 그리고 ‘진학사(www.jinhak.com)’를 이용하여 도움받으면 유용하다.
빌리 본(Billy Vaughn)이 지휘하는 ‘9월이 오면(Come September)’이 생각나는 계절인 9월은 ‘독서의 달’이다. 바쁜 와중에라도 원두커피 한 잔 마시며 책 속을 산책하고, 그러다 위대한 사상가라도 만나 미소를 나눈다면 잠시 피로가 가시지 않을까. 아름다운 가을을 여러분께 선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