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실 앞 꽃밭에서 아침식사 중인 토끼 한 마리>
토끼장의 토끼가 세상 밖으로 외출했어요.
멀리 가지도 않고 학교 주변만 맴맴 돌며
자유로운 영혼이 되었어요.
가족이 생각나면
다시 토끼장 주변을 맴돌아요.
쉬는 시간이면
아이들이 토끼를 잡겠다며 몰고 다니지만
달리기 대장 토끼를 아무도 못 말려요.
쉬는 시간 창 밖에서
아침식사 중인 녀석을
사진으로 남겼어요.
며칠 후면
토끼 분양을 원하는 아이들 집으로
갈 녀석이니 사진으로만 남겠지요.
학교토끼가 되어버려서
동네로 외출도 하지 않는답니다.
길들여진 갈색 토끼를 보며
아이들도 나도
세상에 길들여진
삶을 사는 것만 같아
한숨이 나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