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 곧 평가다.’ 요즘 연수를 받거나 교육 관련 책을 읽다 보면 많이 접하는 말이다. 문득 그동안의 수업을 돌아보니, 수업과 평가가 따로따로 운영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사만의 독점적인 수업 계획, 주어진 대로 수업하는 ‘교과서식 차시별 수업’ 등 수업을 계획하고 실제로 운영하는 데 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없었다.
수업이 곧 평가가 되기 위한 첫걸음
먼저 학생들에게 교육과정을 소개하고, 교육과정과 교과서의 의미를 알려주었다.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교육과정’이고, ‘교과서’는 단지 교육(수업)자료 중 하나일 뿐임을 설명했다. 또한 교육과정을 수업에 적용하기 쉽게 만들어진 교과서는 만든 사람의 상 황과 생각이 반영되어있기 때문에 우리의 생각을 수업활동에 포함시켜 계획하고 운영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활동인지 인지시켰다. 처음부터 모든 수업활동을 학생들 과 계획하여 운영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교육과정과 교과서를 비교·분석하는 활동부터 시작했다. 성취기준에 따라 학습주제와 탐구활동이 교과서에 어떻게 반영되어 있는지, 그 학습주제와 탐구활동이 성취기준을 달성하는 데 적합하게 되어 있는지를 알아 보고, 어떤 순서로 배울지 기준을 정하여 다시 배열했다.
이러한 활동은 교육과정과 학습내용에 아이들의 생각이 적극적으로 반영되는 효과도 있었지만, 단원에서 우리가 배울 내용이 무엇인지 전체적으로 파악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또한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기르고자 하는 핵심역량 중 의사소통 역량과 공동체역량을 향상시키는 효과도 있었다. 특히 수업활동을 모둠활동으로 설계하고, 학습 결과에 대해서 공동의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보상하면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의사소통역량과 공동체역량을 익혀나갔다.
물론 아이들이 처음으로 해보는 활동이라 많은 시간이 필요했고 어려워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수업활동을 계획하는 것에 방관하지 않고 참여했다. 더욱 고무적인 사실은 앞으로의 수업활동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