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일명 ‘청탁금지법’이 시행 1년을 맞았다. 교단에서는 카네이션 수수 논란을 빚으며 갑론을박 속에 발효되고 수정되는 진통을 겪기도 했다.
법 시행 1년을 지내며 학교 현장에서는 그 공과(功過)에 대해 긍정적, 부정적 평가가 엇갈리는 게 현실이다. 우선 교직사회에 대한 청렴, 신뢰도를 제고했다는 의견이다. 각종 언론, 여론조사 기관의 설문 결과에서 긍정적 답변이 50~60%로 나타난 것과 괘를 같이 한다.
반면 학교라는 특수성을 무시한 과도한 입법으로 교사, 학생, 학부모 관계를 삭막하게 만드는 등 부작용이 크다는 의견도 비등하다. 최근 교총이 전국 교원 13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교원·학생·학부모 간에 삭막한 관계가 됐다’는 응답이 33%, ‘교내외 각종 행사 운영 시 불편함을 초래 했다’는 답변이 12%나 나왔다.
실제로 학교에서는 제자, 학부모 등으로부터 카네이션 한 송이, 음료 한 잔, 사탕 한 개도 받을 수 없다. 감사의 마음이 부정청탁이 되는 현실 유리의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교사들은 학부모와의 대면상담, 교직원 간 친목모임이 꺼려지고, 직업적 회의감과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교육 공동체 간 교육적 협력이 소홀해지고 냉정하고 형식적인 관계로 굳어질까 우려된다.
물론 바르지 못한 문화와 풍토는 바꾸는 게 맞다. 하지만 교육과 학교에서의 일괄적인 청탁금지법 제약(제한) 규정은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 교육과 학교의 특성을 고려한 현장친화적 법 개정이 요구된다.
이미 사회 각계에서 현실에 적합한 법 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에는 3(식사), 5(선물), 10(경조사)만원의 상한액 기준을 완화ㆍ조정하고 농축수산물을 적용 품목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의 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기도 하다. 이와 함께 학교 현장의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하는 방향의 법 개정도 함께 논의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