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부터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전면적으로 적용된다. 제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학생 교육을 위해서다. 왜 이러한 교육과정의 변화가 필요했을까? 한마디로 말하면 미래사회 인재상이 변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탈산업사회·지식정보화사회에 걸맞은 인재 즉, ‘많은 것을 아는’ 지식 축적을 위한 인재가 아닌 ‘새로운 상황에 지식을 활용할 줄 아는’ 창의적 인재가 필요한 시대이다. 따라서 미래사회를 선도할 ‘창의·융합형 인재’를 기르기 위해 학생들이 배워야 할 내용 요소는 과감히 축소하고, 자기 삶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 주도록 국가수준의 개정 교육과정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학교도 변해야 한다. 하지만 교육현장에서의 대비나 준비는 크게 달라지지 않고, 교육과정 형식만 바꾸거나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미래사회를 준비해야 할 교육 변화의 중심은 교사와 학생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를 지원하고 지지해야 할 학부모의 인식 변화 역시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시대 변화에 따라 달라져야 할 교육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이제까지 학생들의 학습은 진도 나가기 식의 학습, 배움과 삶이 연계되지 못한 학습으로 인해 눈치 보는 공부, 자존감이 낮은 공부에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의 교육은 진도에 급급하지 않고 학생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역량 중심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따라서 교사는 학생의 ‘진정한 이해’를 위해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역량을 길러줄 수 있는 수행과제를 제시하며, 미래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개정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재상을 기르기 위한 수업을 위해 어떻게 교육과정 재구성을 해야 할까?’, ‘사회과 교사로서 학생들의 진정한 배움과 이해를 위해 어떤 역량과제를 던져 주어야 하는가?’를 고민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핵심 질문을 중심으로 연간 지도계획을 수립하면서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비판적 사고력과 의사소통능력 그리고 민주시민의식을 함양하기 위해 고전을 읽고 그 독서 내용을 바탕으로 ‘쟁점 중심의 법정 토론’을 시도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었다.
먼저 셰익스피어의 작품 <베니스의 상인>을 읽고, 학생들과 ‘포셔의 재판은 정당한가?’를 주제로 원고와 피고로 나눠 토론 수업을 진행해 봤다. 재판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피고 측이 당연히 유리할 줄 알았지만, 깊은 독서를 바탕으로 자신이 읽은 부분을 인용하면서 책을 들고 재판의 부당성을 주장하던 학생의 모습에서 놀랄 만한 열정과 배움의 깊이를 체험할 수 있었고 모두가 감동하는 수업으로 남게 되었다. 또한 학생들이 스스로주제를 정해서 자기주도적역량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해결하는 모습 속에서 우리 교육의 나아가야 할 가능성을 바라볼 수 있는 귀한 계기가 되었다. 물론 ‘수능’이라는 한계로 매시간 이러한 수업 진행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수능시험도 서술형으로 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최근 주요 상위권 대학의 수시면접에서 토론을 통해 학생 역량을 평가하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수업의 확산은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