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35대 대통령 존 에프 케네디는 ‘국가의 발전은 교육의 발전을 능가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피터 드러커는 ‘21세기는 교육의 세기요, 교육에 의해 국가의 성패가 좌우된다’고 설파한 바 있다.
최근 실시된 학교 경영컨설턴트 관련 연수에서도 강사들의 강조 내용은 ‘좋은 학교에는 반드시 좋은 교장이 있고 그 뒤에는 좋은 교사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학교 교육가족 구성원들이 선호하는 관리자 리더십의 특징들은 유능함, 믿을만함, 비전 제시, 구성원 격려, 감정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공통의 목표제시라고 역설했다.
교단 갈등, 교사 사기저하 초래
요즘 내부형(무자격) 교장공모제가 화두다. 사실 교장공모제 추진 배경은 기존의 승진임용 제도로는 현장 변화를 촉진할 수 있는 교장 영입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 때문이었다. 그런데 취지를 살리기보다는 ‘과정의 공정’ 자체에 문제가 심각해 교단 갈등과 사기저하를 초래한다는 비판이 높다.
교육은 전문직 중에서도 전문직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전문성을 지닌 학교장, 전문성을 증명하는 자격증이 있는 교장이 필요하다고 본다.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을 때 자격증이 없는 의사, 병원장을 선호하지 않는 이유와 같은 이치다.
무자격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 방안은 현장에 끼칠 여러 폐해를 고려하면 철회돼야 한다. 우선 교단에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벌써 충돌과 논란에 학교 현장이 휩싸여 있다.
농어촌 학교는 더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벽지 근무를 하려는 교사들이 없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공모로 임명된 교장은 자신의 소신대로 학교를 경영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자신을 뽑아 준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학교 경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찬성측은 현행 교장제가 학교 혁신과 민주화의 최대 걸림돌이라고 몰아붙인다. 하지만 승진제가 공모제보다 나쁘다거나 공모제가 승진제보다 훨씬 좋다고 할 근거가 없다.
무엇보다 무자격 교장공모제는 현행법과 제도에 따라 성실히 근무하며 승진을 준비해온 수십만 교원들의 노력과 헌신을 무너뜨린다. 무사안일한 교단, 포퓰리즘에 영합한 교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한국교총은 이런 문제점들을 지적하며 교육부 앞 릴레이집회와 청와대 앞 기자회견, 국민청원운동 등을 펴고 있다.
소통 없는 일방적 추진 말아야
교총은 무자격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에 대해 "교원들의 수 십 년 헌신과 열정을 한 순간에 무너뜨린다", "15년 경력이면 교장될 수 있는데 누가 힘든 일, 도서벽지 등 기피학교 근무를 하겠는가"라며 "현 정부가 약속한 ‘과정의 공정’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제도 확대를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학교장 공모제 확대는 일방적으로 추진할 문제가 아니다. 그 효과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도 없이, 학교 구성원과 교육 전문가들에 대한 폭넓은 의견 수렴 없이 결정할 일이 아니다. 교육만큼은 정권의 시녀(侍女)가 되지 말아야 하고, 교육은 교육 전문가들에게 맡겨야 한다. 그래야 정부는 ‘캠코더인사’(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위주)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