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무자격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 방침을 철회하고 공모 비율 확대로 선회한데는 교육현장과 국민적 반대 여론이 부담됐던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68일간 교육부 앞 릴레이 집회 등 지속적인 투쟁을 통해 무자격 교장공모제의 문제점을 알려왔던 한국교총의 노력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교총은 지난해 12월 27일 교육공무원임용령 개정안이 입법예고되기 하루 전인 26일 개정 입법에 대한 규탄 및 철회 촉구 성명 보도자료를 낸 것을 시작으로 입법예고 당일에는 한국교총회장단-17개 시·도교총 회장 긴급 연석회의를 열고 강력 투쟁을 천명했다.
이어 교총은 새해 벽두인 1월 4일 세종정부청사 교육부 앞에서 현장교원이 참여하는 ‘무자격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 규탄 및 철회’를 위한 대규모 집회를 열고 항의서를 교육부에 전달했다. 특히 이날 집회 직후에는 무자격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 폐지 청와대 국민청원(대표청원인 하윤수 교총회장)을 시작하고 국민적 참여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같은 교총의 투쟁에는 다양한 교육시민단체가 힘을 보탰다. 17개 시·도교총은 물론 학교바로세우기전국연합,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좋은학교바른교육학부모회, 한국교육삼락회, 공정사회를위한국민모임 등이 개별적으로 기자회견과 집회 등을 개최했다.
이밖에도 무자격 교장공모제의 문제점을 알리는 일간지 광고 게재(1월 22일), 국회 토론회(1월 26일)를 주최한데 이어 1월 29일에는 전국 교육자 대표와 한국노총을 비롯한 범시민사회단체 대표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부서울청사 앞 결의대회를 개최함으로써 투쟁의 열기를 끌어올렸다.
이번 투쟁에서 교총은 최장·최강·최초 활동으로 끌었다. 68일간 정부세종청사 앞 릴레이 집회를 진행한데 이어 교총 70년 역사상 초유로 하 회장을 비롯 전국 시·도교총 회장, 학교급별 대표 등이 참여한 국회 앞 릴레이 시위를 41일간 이어가기도 했다.
또 1월 17일 청와대 앞에서 가진 ‘나쁜 정책, 무자격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 규탄 및 철회 촉구’ 기자회견과 대통령께 드리는 글 전달 역시 최초였으며, 1월 4일부터 2월 3일까지 진행한 청와대 국민청원 역시 처음 있는 일이었다.
교총은 이번 무자격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 저지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공모 비율 확대에 따른 공정성 시비 차단에 주력할 예정이다. 또 상위법 개정을 통해 무분별한 무자격공모제 확대 논의 자체를 무력화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무자격 교장공모 비율을 명시한 교육공무원법 개정을 의원입법을 통해 추진하고 6·13 지방선거와 연계해 각 정당의 교육공약에 이같은 내용이 포함되도록 할 방침이다. 또 교육감 후보에게도 무자격 교장 공모 전면 확대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힐 것을 요구하는 압박 활동을 병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공모제 비율이 확대된 것과 관련해 특정 교원단체 출신의 무자격 교장공모 독식, 불공정 임용절차, 교육감의 보은·코드인사 활용, 교단의 정치장화 등의 우려가 커지는 만큼 이에 대한 감사, 고발 등의 활동을 이어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