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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늦었다고 포기 마요”…꿈 있다면 충분해요!

전국 최초 예술‧체육 위탁학교 ‘대구예담학교’
일반계고 학생 대상 맞춤형 무료 교육 제공
사교육 필요 없어 만족…대학 진학률 75%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예체능계 진학을 꿈꾸는 일반계 고교생들에게 하루 7교시 수업은 고역의 시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대부분 엎드려 자거나 멍하게 시간을 보내고 학교를 마친 후에야 학원에서 실기 준비에 열을 올린다. 그마저도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비용 때문에 중간에 포기하거나 횟수를 줄이면서 더욱 방황하는 것이 현실이다. 
 
대구예담학교는 이런 학생들에게 그야말로 ‘꿈같은 학교’다. 전국 최초로 설립된 예술‧체육 위탁학교로, 예체능 계열로 진학하려는 일반계고 2, 3학년 학생들에게 진로 맞춤형 교육과정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4교시. 3학년 7반 학생들이 교실이 아닌 공연실에 모여 실전 무대처럼 공연을 펼쳤다. 이는 연습시간이 아니라 실용음악과 학생들의 ‘공연실습’ 정규 수업시간 풍경이다. ‘알리’나 ‘거미’와 같이 실력파 보컬이 되고 싶다고 밝힌 황수정(3학년) 양과 팀 학생들은 친구들 앞에서 블랙핑크의 ‘불장난’을 선보였다. 화려한 기타연주와 건반, 드럼과 코러스까지 작은 콘서트에 온 듯 학생들의 합주가 수준급 조화를 이뤘다.
 
“원적학교에 있었으면 지금 이 시간에도 공부만 했을 텐데, 이 학교에 오고 나서는 하고 싶었던 보컬 연습을 마음껏 할 수 있게 돼서 정말 좋아요. 노래 외에도 작곡, 연기, 댄스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적인 수업을 들으면서 실력도 좋아졌고요. 또 같은 예술을 하는 여러 친구들과 꿈을 공유하면서 파이팅 넘치는 분위기라 학교생활이 만족스러워요.”
 
대구예담학교의 ‘예담’은 예술(藝)에 대한 재능과 끼를 가득 채워주는 공간(潭)이라는 뜻이다. 대구시교육청이 2014년부터 3년간 대구 학생문화센터에서 예술‧체육 위탁, 거점교육을 운영해오다가 지난해 폐교였던 본리중을 리모델링해 확대‧이전한 것이다. 올해 초에는 기숙사도 건립해 타 시도 학생 30여 명도 이 학교에서 교육을 받게 됐다. 
 
디자인 전공 조민흠(3학년) 군은 앨범 자켓 등을 디자인하는 비주얼디렉터가 꿈이다. 비교적 늦게 진로를 정한 터라 마음이 급했던 조 군은 대구예담학교에 오길 잘했다고 자부했다. 그는 “정규 수업시간 동안 하루 4시간 정도 그림을 그리고 방과 후에도 학원보다 더 좋은 수준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어 2배 이상의 효율을 느낀다”며 “무엇보다도 학원에 다녔다면 훨씬 비쌌을 텐데, 무료인데다가 방과 후 수업도 시중의 3분의 1도 안 될 정도로 저렴하다”고 귀띔했다. 
 
학교는 전일제 8학급과 주2회 진행되는 방과후형 교육과정으로 나뉘어 400여 명의 학생들에게 일반계고와 동일한 학생 관리를 제공하고 있다. 클래식, 뮤지컬, 실용음악, 디자인, 회화 등 실기 강사만 해도 60여 명에 달한다. 특히 순수교육경비만 4억 원 정도로 1인당 연간 800여 만 원에 달할 정도로 수준 높은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고희전 교장은 “사교육을 공교육으로 흡수하는 것이 목적으로 1:1 맞춤식 교육은 물론 팀티칭, 전공별 분반을 통한 프로젝트 수업 등 예술‧체육 위탁학교의 모델 교육과정을 만들어 나가는 중”이라며 “2018년도 대입 결과 수도권 및 국립대 진학은 물론 학생부종합전형까지 진학률이 74.7%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대구예담학교의 교육모델은 이미 전국으로 활발하게 퍼져나가고 있다. 지난 3월 대구예담학교를 벤치마킹해 창원예술학교가 개교했고 이를 필두로 부산교육청에서도 다녀갔으며 오는 5월에는 교육부 중앙교육연수원의 연수 프로그램 차원에서 전국 초‧중‧고 교장 180여 명이 다녀갈 계획이다. 고 교장은 “전국 최초로 설립된 예술‧체육 위탁학교라는 자부심을 갖고 이러한 교육 모델이 전국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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