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육개발원(원장 이종재)이 지난해 5월 조사한 바에 의하면 한국의 교육주체들(학생, 학부모, 교사)간에는 이념 성향에서 별 차이가 없으며, 교육주체들이 선호하는 이념적 좌표는 '강한 공공성과 능력주의의 동시추구형'으로 드러났다.
▲학생, 학부모, 교사의 이념=정책 결정의 주도적 측면과 교육의 가치·내용 측면에서 볼 때 우리 나라 교육주체들은 복지국가모델이나 신자유주의 모델과는 달리 강한 공공성과 능력주의를 함께 추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복지국가론은 국가주도와 공공성을 강하게 지향하는 반면 개인이익과 수월성에 대한 지향은 매우 약한 모델. 반면 신자유주의모델은 민간주도적 관리, 개인주의, 능력주의를 지향하면서 국가주도와 공동성 요인에 대한 지향은 약한 편.
교사, 학생, 학부모 집단간의 이념 성향간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x²=.233, p>.05) 세 주체 모두 공공주의적 특성과 자유주의적 특성을 함께 갖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공공주의적 특성으로 더 치우쳐 있다. 교사는 공공주의적 성향을 기본으로 능력주의, 수월성을 선호하며 학부모는 공공주의적 성향이 보다 뚜렷한 가운데 능력주의와 수월성 또한 선호하고, 학생은 이념적 성향은 약하나 공공주의를 지향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총전교조 회원의 이념 차=양 측 회원 모두 공공주의와 자유주의적 성향을 함께 보였고, 소속단체의 차이에 따른 이념적 편차는 거의 없었다.(그림) 다양성에 대해서는 교총교사와 전교조 교사가 각각 81.3%, 86.1%의 높은 지지율을 나타냈다.
조사 항목 중 전교조 교사는 개인주의(20.9%), 교총 교사는 대중주의(8.8%)에 대해서 낮은 지지율을 보였다. 특히 교총 가입교사들의 경우 특성화, 수월성에 대한 지지도는 매우 높으면서도 개인주의에 대한 지지도가 매우 낮다는 점이다. 이처럼 이질적 가치를 동시에 긍정하는 것에 대해서 강영혜 부연구위원은 "이전의 교육의식 조사에서도 능력주의, 대중주의, 반개인주의적 성향주의가 사람들의 교육의식에 동시에 존재해 왔다"고 설명했다.
▲젊을수록 자유주의적 성향=이번 조사에서 젊은 교원일수록 공공주의보다는 자유주의적 성향이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적으로 20대 교사의 경우 약한 수준의 공공주의의 형태를 취하면서 특성화 수월성에서는 자유주의적 지향성을 보였다. 50대 교장·교감집단은 공공주의를 기조로 하면서 수월성과 단위학교 자율을 높게 평가하는 향상을 나타냈다.
▲지도부가 구성원 압도해선 안돼=연구자는 우리 공동체의 참 모습이 어떠해야 할지 함께 고민하고 학습해 가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교육공동체는 모든 국민의 교육받을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공공적으로 형성된 조직체라는 점에서 공동체 구성원 각자는 상호주체성에 기초한 권리를 주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어떤 상황에서건 무차별적으로 적용 가능한 교육공동체 모델은 없는 만큼, 일부 단체의 지도부가 나머지 구성원들의 생각과 발언을 압도하는 상황은 교육주체들의 자발적 주체화를 저해할 위험이 있다는 점을 연구자는 지적했다.
▲조사방법=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5월 22일 우편으로 전국 93개 초중고교 교원 1490명, 학부모 2751명, 학생 723명으로부터 설문을 회수해, 집단별 배경변인에 따른 차이를 볼 수 있도록 분석했다.(교차·카이스퀘어·요인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