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대‧YMCA와 협력
관내 전체 초‧중학생 대상
10시수 이론‧실기교육 실시
학생 인솔 위한 차량지원도
학교 “부담 덜고 불편 해소”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여러분 생존수영이 뭘까요? 먼 바다에서 배가 좌초되면 구조대가 도착하기까지 최소 15분이 걸립니다. 그 시간 동안 물에 떠서 버텨야 해요. 에너지를 최대한 아끼기 위해서는 배영 하듯 누운 자세가 좋습니다. 자, 이제 물속에 뛰어내린 뒤 손을 뻗어 쭉 밀면서 육지까지 이동해보는 훈련을 해보겠습니다.”
18일 오후 부산 송도해수욕장에 위치한 송도해양레포츠센터. 학생들이 코와 입을 손으로 막고 다른 손으로는 팔을 잡아 고정시킨 뒤 차례로 바다에 뛰어들었다. ‘첨벙’ 하는 소리와 함께 물속으로 들어간 학생들은 배운 대로 망설임 없이 팔을 저어가며 뭍으로 이동했다. 부산서부교육지원청이 관내 전체 중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해양레포츠체험교육 현장이다.
이날은 부산체육중 1~3학년 80여 명의 학생들이 찾았다. 이성빈(3학년) 군은 “처음에는 뛰어내리는 것이 좀 겁나기도 했지만 구명조끼를 입고 있어서 안전하다는 것을 깨닫고 점점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입수 방법과 오래 버티는 방법 등 만약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오늘 배운 대로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생존수영 교육을 2020년까지 초등 전 학년으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대부분의 학교들이 수영장 시설, 예산 등이 턱없이 부족해 전전긍긍하고 있다.(본지 6월 18일자 보도) 이런 가운데 관내 초‧중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수영장, 강사는 물론 이동을 위한 왕복 대절버스까지 지원하는 교육청이 있어 화제다.
부산서부교육청은 지난 3월부터 한국해양대, YMCA 시민안전본부와 함께 전국 최초로 ‘생존수영교육 거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수영장 시설 부족을 해소하고 학생들에게 질높은 생존수영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관내 초등생 3~4학년 전체 7700여 명이 모두 교육에 참가할 예정이다. 7월부터는 중학교 1학년 전체 4500여 명까지 지원 범위를 넓혀 실제 바다에서의 생존수영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학생들의 체험기회가 더욱 확대됐다.
교육청은 먼저 한국해양대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생존수영 교육의 필요성에 공감한 한국해양대가 수영장을 시설을 생존수영 전용 교육장으로 제공하기로 한 덕분이었다. 한국해양대는 인명구조요원이나 수상구조사 국가자격 교육 전문기관으로 3m 수심의 풀과 최고의 강사진을 자랑한다. 학교는 교육청에서 정해준 날짜만 맞추면 된다. 교사들이 수영장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을 일이 없는 것이다. 이동 또한 교육청이 버스입찰에서 배차, 운행경비 납부까지 모두 지원하기 때문에 학교의 행정력도 크게 감축됐다.
교육청은 또 YMCA 시민안전본부와 업무협약을 맺어 심폐소생 등 찾아가는 사전교육(2시간)을 한 후 실기교육(8시간)을 받도록 해 총 10시수의 생존수영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기본영법, 자기구조법, 타인구조법 등 모든 교육을 이수한 학생들에게는 생존안전수영&심폐소생술 수료증서도 수여한다.
중학생을 위해서는 송도와 다대포에 위치한 해양레포츠센터와 협력해 카약, 고무보트 등 해양레포츠를 체험하면서 자연스럽게 바다와 친숙해지고 물속에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초등에서 중학교까지 생존수영 교육을 연계해 학생들이 자생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게다가 자유학기제와 연계되면서 중학교 생존수영 교육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송도 센터에서 학생 교육을 총괄하고 있는 남구희 한국해양소년단 부산연맹 과장은 “자전거 타는 법을 한번 배우면 잊어버리지 않는 것과 똑같이 생존수영도 어렸을 때 배워두면 위급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탈출할 수 있게 된다”면서 “처음에는 물을 무서워했던 아이들도 구명조끼를 입고 안전하다는 것을 느낀 후로는 점점 자유롭게 교육에 참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오장연 부산체육중 교무부장은 “학교 자체적으로는 이런 기획을 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인데 교육청에서 프로그램은 물론 이동수단까지 모든 것을 지원해주니 정말 편하다”면서 “이런 기회가 더 많은 학년으로 확대되고 타‧시도에도 일반화되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유국종 장학사는 “기존의 생존수영 교육현장을 찾아가보니 주민들과 섞이면서 잦은 민원과 전문 강사 부제, 학생 이동에 따른 안전 등 많은 문제점들이 발생해 제대로 된 생존수영 교육을 해보자며 기획하게 됐다”며 “무엇보다 생존수영 교육을 전담할 수 있는 거점 수영장의 확보가 중요하고 수영장 사업자들의 수익에도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