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장장 10년에 걸쳐 완성했다. 자료 하나하나를 직접 만들고 수업에 적용하면서 보완해나갔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즐겁게 배울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교사들도 쉽고 재미있게 가르칠 수 있을까’만 생각했다. 그렇게 끊임없이 고민한 결과의 집약체가 바로 ‘여(與)·우(友)·락(樂)’이다. ‘플러그드, 언플러그드와 함께 하여 전통 음악과 친구 되는 즐거운 음악 만들기’라는 뜻을 담았다. 유지영 경기 성신초 교사는 “세종대왕이 백성들과 더불어 즐기자는 뜻으로 창제한 음악 ‘여민락’에서 따와 ‘여우락’이라고 이름 붙였다”며 “친구들과 함께 음악을 즐기자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여우락은 전통음악 만들기(국악 창작) 활동을 쉽고 재미있게 할 수 있도록 만든 교육 자료다. PC, 태블릿, 스마트폰에서 활용 가능한 사용자 중심 애플리케이션인 플러그드 자료와 교실 수업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화이트보드와 장단 카드로 이뤄진 언플러그드 자료, 수업과정안과 학습지로 이뤄진 보조 자료로 구성됐다. 여우락을 활용하면 2015 개정교육과정 음악과 표현 영역의 음악 만들기 활동(장단꼴·말붙임새·노랫말·가락 만들기)이 가능하다. 또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자진모리장단과 중중모리장단, 굿거리장단, 세마치장단을 쉽게 가르칠 수 있다.
이들이 전통음악(국악) 교육 자료를 개발하기 시작한 건 2007년. 다른 교과와 달리 수업에 필요한 자료를 쉽게 구할 수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 필요한 것은 직접 만들어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유 교사는 “현재 우리 전통음악은 교육 현장에서 관심을 받지 못하고 교육 자료 또한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해를 거듭하면서 불편한 점은 개선하고 조금씩 발전시켰다”면서 “수업 연구나 공개수업을 통해 동료 교사들과 자료를 공유하고 보완해나갔다”고 덧붙였다.
사실 교육 자료를 개발하고 자료전 출품을 준비하는 일은 녹록치 않다. 참가자들이 동료 교원들과 공동 연구에 나서는 이유다. 유 교사도 다르지 않았다. 배우자인 김도형 경기 적서초 교사와 힘을 합쳤다. 유 교사는 “모임 시간이나 장소를 따로 정하지 않아도 언제든 함께 작업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었다”며 “공동 연구를 통해 서로를 더 많이 이해하게 됐다”고 귀띔했다.
여우락은 오랜 기간 동안 현장 적용을 거친 후 완성된 자료답게 학생, 교사 모두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학생들은 자신이 만든 장단과 가락을 바로 들어볼 수 있어 수업에 흥미를 보였다. 친구들과 머리를 맞대고 더 나은 가락을 만들기 위해 고심했다. 교사들은 어렵고 부담스럽기만 했던 전통음악을 쉽게 가르칠 수 있어 수업을 효과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었다.
심사위원들은 유 교사와 김 교사가 출품한 여우락에 대해 ‘교육 현장에서 다소 소외되고 있는 국악 교육 자료를 수준 높게 제작했다’ ‘전통적인 교수 학습과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입체적인 활동이 가능하다’ ‘초·중등학교 현장에서 두루 활용할 수 있는 자료’라고 평가했다.
유 교사는 “몇 가지 개선 사항을 업그레이드 해 플레이 스토어에 등록할 계획”이라며 “어렵고 부담스러운 국악 창작 수업에 유용하게 사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여우락 개발에 도움을 준 동료들과 학생들, 가족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고 했다.
“많은 선생님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랑과 열정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끊임없이 연구하면서 더 좋은 교육을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이런 선생님들의 노력이 널리 알려서 학생과 학부모, 사회에서 신뢰하고 존중 받는 데 밑거름이 되길 바랍니다. 더불어 우리 음악에도 관심을 갖고 국악 교육에 대한 지원이 더해지길 바라 봅니다.”
인터넷 주소창(크롬 권장)에 ‘www.krmusic.net’을 입력하면 여우락 교육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