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새로 짓거나 고친 후 몸이 아픈, 일명 '새집증후군'이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신축학교에서도 목과 머리가 아프고 아토피 피부염을 일으키는 '새학교증후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알려진 바와 같이 이러한 '새집증후군'은 주로 벽지, 페인트 등에서 배출되는 유해성분이 원인이다.
사단법인 시민환경기술센터(대표 윤종삼)가 올해 3월부터 4월까지 대전시내 학교 5곳(신설 3개교 12지점, 5년 이상 2개교 8지점)의 실내공기오염 조사를 실시한 결과, 3개 학교에서 발암물질인 벤젠이 유럽 기준을 넘어섰고 페인트 등에서 배출되는 독성물질 톨루엔의 경우, 신설학교 3곳의 평균농도가 오래된 학교보다 90배 가량 높았다.
그러나 현행 학교보건법에는 이산화탄소, 미세먼지, 환기, 온도와 습도, 소음에 대한 기준이 명시돼 있을 뿐 새집증후군의 주원인인 휘발성 유기화합물에 대해서는 별도기준이 없다. 이번 달부터 오염 건축자재 제한, 실내공기 측정 및 환기설비 의무화 등을 골자로 한 '다중이용시설 등의
실내공기질 관리법'이 시행에 들어갔지만 학교는 다중이용시설에서 제외돼 법 적용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시민환경기술센터 최충식 기획실장은 "면역성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생활하는 유치원도 국공립에 한해, 그것도 300평 이상일 경우만 법의 적용을 받는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최 실장은 "이런 제한의 근거가 뭔지 따져 물으면 정부 관계자 누구도 설명하지 못한다"면서 "외국의 사례를 보고 선진국 기준들을 조합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학교실내공기 조사에 참여한 대전대 환경생명공학과 김선태 교수는 ▲학교 신축공사를 개교 한 학기 이전에 완성 ▲안전한 실내환경 조성 학교에 대해 정부가 학교홍보 등 각종 인센티브 제공 ▲학교 건축자재 기준 강화 ▲학교장 및 담당자 정기 교육 ▲기존 신축학교는 방학 중 환기 및 강제산화처리 ▲학운위나 지역사회와의 협조 통한 지속적 모니터링 등을 제안했다.
학교 실내환경의 중요성을 감안, 교총과 시민환경기술센터, 환경운동연합생태도시센터, 한겨레신문사, 참교육학부모회 등 4개 단체는 '학교 실내공기질 조사 공동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이 조사는 벤젠, 톨루엔 등 오염물질을 측정할 수 있는 작은 크기의 샘플러를 학교의 일정 장소에 일주일간 부착했다가 수거해 분석하는 것. 조사 분석을 맡은 시민환경기술센터 측은 "교무실과 교실 한두 곳, 강당이나 식당 등 학생들이 많이 몰리는 곳, 실험실 등에 샘플러를 부착하면 될
것"이라면서 "열흘 정도 후면 각 학교의 실내공기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사를 원하는 학교는 7월 31일까지 시민환경기술센터(www.etcc.or.kr)나 환경운동연합(
http://ecocity.or.kr)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문의=042)242-6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