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도서벽지가 많은 지역 중심으로 일부 학교가 새 학기를 맞아 기간제교사 구인난을 겪고 있다. 여러 요인으로 수요가 급증했는데, 이렇다 할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 전남, 경북 등 일부 지역의 학교 현장에서는 새 학기를 맞아 기간제교사를 구하느라 ‘채용 전쟁’이라고 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정주 여건과 교통 환경이 열악한 도서벽지 지역 학교들은 수차례 공고를 해도 지원자가 없어 발만 동동 구르는 형편이다. “기간제교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얘기마저 나올 정도다.
이렇게 된 것은 학기 초에 출산·육아·질병휴직 등 기본적인 요인이 발생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규모 명퇴에 따른 수급 불균형 ▲초등 교원 임용시험 미달 ▲학생 수 감소에 따른 정원 조정 예측 등 다양한 기간제 수요 요인이 겹쳤기 때문이다.
경기도 지역은 정원 외 기간제 사서교사 채용까지 해야 하는 형편이다. 지난해 8월 학교도서관에 전문 인력(사서교사·사서 등)을 의무 배치하는 ‘학교도서관진흥법’ 개정으로 인해 도교육청이 관내 734개 학교에 ‘사서교사 자격증 소지자’ 채용을 안내했기 때문이다. 일선 학교에서는 지원자를 물색하느라 주변 인맥까지 동원해야 했지만, 현재까지도 적임자를 찾지 못한 학교가 상당수다.
대규모 명예퇴직과 신규교사 임용시험 미달로 인한 수급 불균형도 기간제 구인난에 영향을 미쳤다. 전남의 경우 명예퇴직자가 사전 희망자보다 100여 명 많았지만, 초등과 중등 장애교원 선발 미달과 소수교과 결원도 생겨 160여 명의 기간제교사 수요가 발생했다.
벽지 학교가 많은 강원은 아예 초등·장애교사 선발이 크게 미달돼 최소 초·중등 도합 235명의 기간제교사 채용이 필요하다. 이마저도 출산휴가나 병가로 인한 수요는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사립 중·고교의 경우 자유학기제, 고교학점제 등 교육과정 다양화 추세 속에서 교원 수요가 확대되는 상황에 대응하기가 벅차다. 학생 수 감소에 따른 향후 정원 감축을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에 마냥 정규 교사를 늘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 결과 교단의 기간제교사 비율은 점점 높아지고 있고, 그만큼 기간제교사 채용을 책임져야 하는 학교의 고충도 커지고 있다. 유·초·중·고 정규교원 대비 기간제교사 비율은 지난해 10%를 넘어섰다. 2010년 2만 6537명으로 전체 교원 45만 5907명의 5.82%였던 것이 2018년 기준 4만 9977명으로 전체 교원 49만 6263명 중 10.07%에 이른다. 학교급 별로는 초등 4.0%, 중등 15.0% 내외다.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기준으로 한 교육부의 중장기 교원수급계획도 이런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학생 수에 따라 2030년까지 초‧중등 신규 임용 규모를 2500~3000명 줄여야 하는데, 학생이 줄어도 학급을 줄일 수 없는 농어촌 학교, 인구 유입으로 과밀학급이 여전한 도시학교의 차이가 정교하게 고려되지 않아 실제 수요와 차이가 생기기 때문이다.
한국교총은 이에 대해 6일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기간제교사 구인난은 학교 현장의 고충을 덜어줌과 동시에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 차원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학교에만 떠맡길 것이 아니라 교육청 다양하고 두터운 인력풀 구축, 행·재정적 지원, 농어촌 근무에 대한 획기적인 인센티브 부여 등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정부도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신규 임용을 축소해 기간제교사 증가의 빌미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며 “정규 교원을 충분히 확충해 학급당 학생수 감축을 통한 교육여건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