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읽고 싶은 책을 한가득 고르고, 온기 가득한 마룻바닥에 앉아 책 속 이야기에 빠져든다.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읽은 내용에 대해 얘기 나누고 웃음꽃을 피운다. 친구네 집에서 일어날 법한 모습이지만, 서울 대치중에선 일상이다. 학교 공간혁신 선도학교로 지정, 도서실에 변화를 준 덕분이다. 빽빽한 서가, 어두운 실내, 적막한 분위기는 이곳에서 찾아볼 수 없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교과수업, 독서캠프, 인문학콘서트 등이 진행되는 열린 공간이다.
교육부는 지난달 27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학교 공간혁신의 성공적 현장 안착을 위한 합동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날 워크숍에는 전문가 자문단과 시·도교육청 관계자 등이 참석해 학교 공간혁신 추진 전략과 공간혁신 사례 등을 공유했다.
‘학교시설 환경개선 5개년 계획’의 일환인 학교 공간혁신 사업은 공급자 중심의 획일화·표준화 된 공간에서 벗어나 실제 사용자가 설계에 참여해 상상력을 자극하고 다양한 수업에 활용 가능한 교실 및 개방형 창의·감성 휴게학습 공간을 만드는 프로젝트다. 교육부는 향후 5년간 1250여 개 학교를 대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학교 공간혁신 총괄디렉터 제도도 도입한다. 총괄디렉터에는 이화룡 공주대 교수를 선임했다. 총괄디렉터는 학생, 교사 등 사용자 참여 설계와 퍼실리테이터(사용자 참여 설계와 시공 등 제반과정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조언자) 교육 등을 총괄 기획하고 정책 발굴 및 제도 개선사항 등의 제언, 자문 역할도 한다.
이날 참석자들은 학교 공간혁신 현장을 방문했다. 서울 대치중은 도서실에 변화를 줬다. 건축 전문가가 학생, 교원 등 학교 구성원의 요구사항과 행태를 분석한 후 설계부터 시공까지 진행했다. 용도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마루공간과 기능을 고려한 독립공간, 맞춤 제작한 수납공간을 마련하고 자연광 유입을 최대화 했다.
올해 개교한 서울하늘숲초는 학교 전체 공간을 구성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꾸몄다. ▲아이들의 성장과 교육과정을 고려한 교실 조성 ▲교실과 복도 사이 칸막이 벽체를 통한 공간 활용 ▲유휴공간을 쉼·놀이공간으로 활용 ▲교무실·행정실을 열린 소통 공간으로 재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학교 공간혁신을 통해 학교를 학생 중심의 다양하고 유연한 교육활동이 가능한 공간으로 조성하고 학습·놀이·휴식 등 균형 잡힌 삶의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달 중 학교 공간혁신 사업 가이드라인과 매뉴얼을 배포하고, 전국 학교를 대상으로 사업 공모를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 1월 ‘학교시설 환경개선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학생 안전 및 건강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위험·위해 요소를 없애 안전한 학교를 구축하고 학생 중심 교육과정에 따른 창의·융합학습 공간을 마련하는 게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