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캔몽고(4Can夢Go)’ 프로그램 개발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진로역량 집중
직업…‘수단’ 아닌 ‘가치’에 의미 둬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안에서 답을 찾았는데 밖에서 문제를 못 풀 리 없고, 안이 단단하다면 밖이 흔들릴 리 없고, 안이 새로워졌는데 밖이 그대로일 리 없다. 세상 모든 새로움은 안에서 시작된다.”
한 반도체 기업의 광고 문구다. 이 광고는 내실을 충분히 다지면 그것이 언젠가는 밖으로 드러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진로역량 프로젝트 포캔몽고(4Can夢Go)로 미래 준비하기’ 연구로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이재안 서울문덕초 교사는 내실을 다지는 ‘역량 키우기’ 진로교육에 주목했다. 그는 “학생들이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자존감이 낮아지거나 모든 것을 물질만능주의로 생각하는 등 정보와 변화의 홍수 속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고 연구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일과 직업을 단순히 삶의 수단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평생 직업 및 삶의 가치 있는 꿈으로 연계한 것이 우수하고 일반학교의 창의적 체험활동에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교사의 연구는 4가지 진로역량 활동(Can)을 통해 자신의 꿈(夢)을 향해 나아가는 구성이다. 4Can은 나&우리 존중하기(Can Respect), 열린 마음 갖기(Can Open), 미래 탐색하기(Can Explore), 미래 설계하기(Can Design)로 단계별로 교과와 연계된 9가지 활동을 실시했다.
단계별 대표 활동을 소개하면 1단계 나&우리 존중하기에서는 과거에서 현재, 현재에서 미래로 향하는 ‘인생 나이테’를 그려보면서 자신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했다. 2단계 ‘학교 안 투명인간은 없다’ 활동에서는 청소아줌마나 주무관 등을 인터뷰하면서 학교에는 선생님 외에도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3단계 ‘나의 랜선라이프’에서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로서 원하는 콘텐츠를 찍고 친구들과 공유하면서 다채로운 진로체험의 기회를 가졌다. 4단계 ‘꿈트폴리오’에서는 꿈에 대한 활동을 책으로 엮어 미래 설계에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교사는 “학생들에게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수의사’, ‘과학자’와 같은 직업을 이야기 한다”며 “직업이 꿈이 되면 나중에 꿈을 이뤘느냐 못 이뤘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나뉘고, 실패한 아이들의 가능성은 닫히게 된다”고 말했다. 꿈이란 인생 전체를 통해 이뤄 나가는 것이라는 개념을 세워주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꿈은 ‘수단’이 아니라 ‘가치’로 범위가 더 넓어졌다. 예를 들어 ‘수의사’가 꿈이었던 학생은 ‘동물이 행복한 세상 만들기’를 새로운 꿈으로 정했고, ‘태권도 선수’가 꿈이었던 학생은 ‘모든 나라가 태권도를 알게 하기’를 목표로 삼았다. 꿈에 대한 개념이 가치 위주로 변화하게 된 것이다.
연구 결과 진로인식검사의 경우 T점수가 프로그램 실행 전보다 평균 약 6%가 상승했다. 질적 검증에 대해 이 교사는 “학생들과 면담을 해보니 자신의 미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고 그 중 몇 명은 신장된 역량을 바탕으로 자신의 미래를 위한 구체적인 준비방법을 알아보고 있었다”고 밝혔다.
“세상의 기준으로 자신을 맞추다 보면 결국 변화에 끌려가는 사람이 됩니다. 내실을 다져 안에서부터 새로움이 시작돼야 변화를 이끌어가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포캔몽고 프로그램으로 더 많은 아이들이 숨어있는 진로역량의 씨앗을 찾아 싹틔우게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