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은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어제 오후 6시 일월공원에서 처음으로 ‘가족, 이웃, 친구와 손잡고 행복 포크댄스’를 가졌다. 참가자는 무려 20명. 첫 시간 수업치고는 인원 모으기에 성공이다. 알고 보면 주위 좋은 분들이 많이 도와 주셨다. 그 덕분에 첫 출발이 순조로운 것이다. 그러나 강사로서 스스로 반성할 점도 있다.
수업 시작 1시간을 앞두고 가까운 대형마트에 갔다. 오늘 참가자들에게 간식으로 야쿠르트를 드리려고 한 것이다. 참가 인원을 예상할 수 없어 30개를 샀다. 오신 분들 더위에 힘들게 수고 하셨는데 목을 축이시라는 답례의 의미다. 작은 것이지만 마을만들기 사업에 동참해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수업 장소인 원형광장에 준비물을 챙겨들고 갔다. 준비물은 휴대용 앰프, 스마트 폰, 카메라, 간식, 포크댄스 네 글자 출력물 등이다. 벌써 모이신 분들이 벤치에 앉아 있다. “오늘 포크댄스 배우러 오신 분들이죠?” 반갑게 인사를 하니 그냥 공원에 놀러왔다고 한다. 한쪽에 연세 드신 여성 분은 포크댄스하러 나오셨다고 한다.
헉, 그렇다면 인원이 너무 적다. 비즈니스 실력을 발휘해야겠다. 놀러오신 분들에게 이야기 한다. “여기에서 포크댄스 배우기가 있는데 구경하면 재미가 없고 실제 참여해야 재미있답니다. 함께 해 주시기 바랍니다” 조금 있으니 얼굴이 익은 마을만들기 위원들도 보인다. 우리 아파트 위층 분도 오시고 상캠포 동호회 회원도 오셨다. 아내와 아내 동료도 모이니 10명이 넘는다.
이제 포크댄스 시작이다. 둥그렇게 모여 손을 잡고 국민체조를 몸을 푼다. 앰프에서 나오는 음악 소리가 작다. 음량을 크게 녹음 했어야 하는데 실내용이다. 야외에서는 적합하지 않다. 나의 준비 부족이다. 몸풀기 후 독일의 어린이 폴카를 배웠다. 간단한 동작이지만 처음 배우는 사람은 시행착오가 있다. 손뼉치기와 집게 손가락으로 상대방 가리키는 동작은 신체 협응이 이루어져야 한다.
아내는 귀가 후 수업 모니터링을 해 준다. 포크댄스는 즐기는 게 목적인데 왜 여기서 정확한 동작을 요구하느냐? 손과 발 순서가 틀려도 그냥 넘어가라. 연세 드신 분들에게 동시에 몇 가지를 요구하면 그들은 수행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파트너 바꿀 때 그냥 걸어가라고 하면 되지 꼭 오른쪽 어깨를 스치고 지나가라고 하냐고 묻는다. 강사는 서로 부딪치지 않게 이동규칙을 강조하는데 그게 무리한 요구라는 것.
잘 하는 사람 시범 보이게 해야 하는데 동작이 틀린 사람을 지적하면 주눅이 든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포크댄스는 운동 감각이 있으면 쉽게 배울 수 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몇 번을 반복해야 제대로 된 동작이 나온다. 내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몸치라도 3개월만 하면 몸치 탈출이 가능하다는 것. 다만 중도에 포기하지 않는 인내와 꾸준함이 있어야 한다.
첫 수업 준비까지의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마을만들기 사업 추진 결정 이후 현수막 제작 주문하고 직접 걸기, 장소가 달빛나루에서 원형광장으로 바뀌어 안내 화살표 출력해 네 곳에 표시하기, 홍보 포스터 복사해 산책객에게 구두홍보, 우리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들려 게시판에 홍보 부탁하기, 지인에게 동참권유 SNS 홍보, 수업장소 안전사고 예방 위해 잔돌 골라내기 등.
아내는 내가 수업 준비하는 모습을 지켜보니 눈빛이 반짝거리고 신바람이 나 있다고 한다. 수업 준비와 홍보를 위해 하루에 공원 나간 횟수를 세어보니 무려 8차례. 어떤 일의 임무를 맡으면, 그 일에 빠져들면 머리를 짜내 아이디어를 동원하고 완수하려 달려든다. 능력을 다 발휘한다. 최선을 다하려는 것이다. 그래야 마음이 놓이고 후회가 없다.
그러나 일이 끝나고 나면 항상 부족함이 보인다. 남성역 모자를 챙기지 못했고 공원 인근 가장 규모가 큰 아파트 홍보가 미흡했다. 기존 포크댄스 동호회 동참을 이끌어 내는데 역부족이다. 수강생의 장점을 보아야 하는데 결점을 찾아 고쳐주려 했다. 결점 지적보다 장점 칭찬이 효과가 크다는 것을 알지만 실천을 하지 못했다. 포크댄스 강사로서 이번 첫 수업, 70점이다. 더욱 분발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