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국회가 ‘18세 선거법’(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아무런 논의 없이 본회의에 상정해 강행 처리하려는 가운데 교총이 19일 입장을 내고 “교실 정치장화, 학생들의 선거법 위반, 민법 및 청소년보호법과의 충돌 등 선결 과제에 대한 그 어떤 논의나 대책도 없이 선거 유불리만 따져 졸속 처리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국회가 학생을 득표의 수단으로만 여기는 게 아니라면 ‘18세 선거’는 법안에서 제외‧분리하고, 여러 부작용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할 방안 논의와 대책마련부터 한 후, 사회적 합의를 거쳐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하려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18세로 선거연령 하향 △18세로 성인연령 하향 △18세 선거운동 허용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한 부칙을 통해 내년 4월 15일 국회의원 선거부터 법을 적용하도록 했다.
이에 교총은 “법 개정안은 단순히 선거연령을 한 살 낮추는 게 아니라 18세 고3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선거운동과 정당 가입 등 정치활동을 허용하는 것은 물론, 성인 연령을 18세로 낮춰 소위 ‘18금’ 보호막 해제까지 담고 있어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또 “이 때문에 교총은 그간 교실 정치장화 근절 및 학생 선거사범 예방‧보호, 성인 연령 하향 등과 관련한 민법, 청소년보호법 등 여타 법령‧제도와의 충돌 해소 등 선결과제 논의와 대책 마련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육현장과 학생들에게 미칠 여파와 부작용이 이처럼 심각한 데도 18세 선거가 지역구 조정이나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 이슈에 묻힌 채 아무런 논의도 없이 도매금으로 처리돼서는 안 된다”며 “국회가 파행만 거듭하다 그 어떤 대책도 없이 총선 일정에만 쫓겨 법안을 강행처리하려는 것은 이유를 막론하고 매우 무책임하며 비교육적인 행태”라고 비판했다.
교총은 법안이 18세 고3의 선거운동과 정당 가입‧활동을 허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학교․교실 정치장화에 대한 근절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서울, 부산, 전남 등 전국에서 정치편향 교육 논란이 일고 있고, 2015~2019년 정치 중립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교원이 292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총은 “법이 통과되면 고3 학생들은 특정 정당, 후보자를 지지‧반대하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게 되고, 찬반 갈등이 본격화되는 등 교실이 정치장화 될 수 있다”며 “여기에 정치, 이념세력이 학교에 들어오고, 교사들의 정치편향 교육이 제어되지 않는다면 그 후폭풍은 가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편향 교육 금지 가이드라인과 교내 정치활동 제한, 지도방안을 마련하는 등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고, 교실의 정치‧선거장화 및 학습권 침해를 차단하는 대책부터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