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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학생중심 수업은 여전히 중요하다

교육부의 정시 확대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당초 지난해 발표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에 의하면 서울대를 비롯한 16개 대학은 2023학년도까지 수능 위주의 정시 비중을 전체 선발 인원의 40% 이상으로 늘려야 했었다. 그런데 이들 대학에 지원되는 재정을 무기로 1년 이른 2022학년도까지 정시 비중 40% 달성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고1부터 정시 비중이 확대되기 때문에 교육현장의 변화가 예상된다.

 

정시 확대로 학종 줄지 않아

 

정시 비중이 확대되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은 수업이다. 그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정시 확대로 인해 이제 막 자리를 잡고 있는 학생중심 수업의 뿌리가 흔들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아무래도 지금까지는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모둠협력학습, 교과융합학습, 창의적과제탐구학습 등 학습자 중심의 수업이 늘었는데, 수능 비중이 높아지면 과거처럼 교사중심의 주입식 수업으로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요 16개 대학의 정시모집이 40%로 높이더라도 학종으로 선발하는 인원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16개 대학의 2021학년도 정시 선발 인원은 1만4787명으로 전체 모집인원(5만1013명)의 29% 수준으로 정시 비중을 40%로 늘리면 5625명이 증가한다.

 

그런데 이들 대학은 대부분 수시에서 논술전형을 실시하는데 이 전형을 폐지하라는 교육당국의 방침을 고려하면 논술전형으로 선발하는 인원을 정시모집으로 전환해도 정시 40% 달성은 무난하다. 2020학년도를 기준으로 주요 16개 대학은 수시 논술전형 선발인원은 5799명으로 정시 40%에 맞추기 위해 필요한 인원을 넘어선다. 게다가 특목고의 일반고 전환에 따른 수시 특기자전형 폐지까지 감안하면 오히려 학종 인원이 늘어날 수도 있다. 

 

일례로 연세대의 경우 2021학년도 정시선발 인원이 1137명인데 2023학년도 정시 40%인 1489명에 맞추기 위해서는 343명을 늘려야 한다. 그런데 2021학년도에 논술전형으로 선발하는 인원이 384명, 특기자전형이 124명으로 정시확대에 따른 증가분을 맞춰도 인원이 남아 오히려 수시 학종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수능 응시 졸업생 비율 증가 

 

매년 수능 응시자 현황을 보면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재학생 비율은 줄어드는 데 비해 졸업생 응시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것은 대학입시가 수시는 재학생, 정시는 졸업생으로 이원화되고 있다는 증거다. 이미 재학생의 경우, 정시로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수능 전문학원에서 집중적으로 문제풀이 교육을 받지 않으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따라서 정부의 정시 확대 방침이 곧 수시 학종 축소는 물론이고 학생중심수업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선입견을 가질 필요는 없다. 학생중심수업을 견인하는 학종은 수시에서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에 정시 확대로 인한 문제풀이식 수업으로의 전환을 크게 고민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재학생들은 학생중심수업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대입제도 하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학종과 수능 두 마리 토끼를 잡기 보다는 재학생들이 잘 할 수 있는 한 마리 토끼인 학종을 확실하게 잡을 수 있는 학생 중심 수업을 이어가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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