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를 앞둔 교사들의 마음은 한결같다. 아이들을 만날 생각에 설레는 한편, 1년 동안 학생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큰 그림을 그리느라 마음이 분주하다. 코로나 19로 개학은 연기됐지만, ‘첫 단추 잘 끼우기’를 고민하는 교사들을 위해 기획 ‘신학기 준비하기’를 2회에 걸쳐 연재한다. 학급 운영(생활지도)과 교육과정 운영(교과 지도), 그밖에 알아두면 유용한 팁을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소개한다.
도움말 = 강대일 경기 덕천초 교사(교사 365 대표 저자), 손지선 서울 양서중 교사
학급 운영에도 ‘골든타임’이 존재한다. 개학 후 일주일이 일 년 학교생활의 성패를 좌우하는 골든타임이다. 학교급에 상관없이 이 기간은 ‘관계 맺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강대일 교사는 개학을 앞둔 2월에는 같은 학년 교사들과 함께 ‘첫 만남 프로젝트’를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모은다. 가령 1일 차에는 학생, 교사가 자신을 소개하고 알리는 활동을, 2∼3일 차에는 학급이라는 공동체에 소속감을 느끼게 돕고, 지켜야 할 규칙을 만드는 데 집중한다. 4일 차에는 갈등이 생겼을 때 해결할 방법을 이야기하고, 학급을 이끌 리더를 뽑는다. 5일 차에는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이 무엇인지 이야기 나누고, 한 학기 또는 일 년 동안 도전할 공동 과제를 설정한다.
강 교사는 "학생 스스로 좋은 학급의 기준과 함께 지켜야 할 규칙, 리더가 갖춰야 할 자격 등을 생각할 시간을 가져야 한다"며 "개학 후 일주일이 일 년을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학부모와의 관계도 중요하다. 학교생활을 궁금해하는 학부모들을 위해 ‘담임 편지’를 준비하는 게 좋다. 교사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자신의 교육 철학을 바탕으로 한 학급 운영의 방향성, 학기 초 준비사항, 학교 규칙 등을 소개하는 것이다. 강 교사는 "새 학년이 되면 학부모도 교사처럼 불안감을 느낀다"면서 "담임 편지는 불안감과 걱정을 줄이고 교사를 신뢰하게 만든다"고 귀띔했다.
손지선 교사도 "3월은 목숨 걸고 준비한다"고 했다. 치밀하고 체계적으로 학급 운영의 기반을 닦아야 일 년 동안 흔들림 없이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학 첫날에는 아이들에게 자신을 소개한다. 교사가 지향하는 것과 중요하게 여기는 교육 가치 등을 명확하게 알린다. 적어도 일주일을 할애해 학급 규칙을 정한다. 민주적인 의사소통 과정을 거치고, 그 과정을 학부모에게도 안내한다.
특히 강조하는 건 ‘학교폭력 예방 퀴즈’다. 학교폭력 예방 퀴즈는 학교폭력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불러오는지를 알려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실제 학교에서 일어나는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하고, 법적인 해석도 곁들인다. 손 교사는 "사춘기 학생들과 생활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갈등의 최소화"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알아야 할 내용을 알려주고 이를 바탕으로 규칙을 정합니다. 하지 않아야 할 행동과 그 행동을 했을 때 어떤 책임을 질지도 학생들 스스로 결정하지요. 규칙을 정하지 않고 사안이 생길 때마다 지도하면, 같은 잘못을 저질렀어도 교사의 감정과 상태에 따라 다른 대처를 하게 됩니다. 아이들 눈에는 차별, 편애로 비칠 수 있고요.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문제 행동을 다룰 때 규칙이란 큰 틀 안에서 처리하면 신뢰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학교생활기록부에 대한 설명도 잊지 않는다. 학교생활기록부에 어떤 내용이 담기는지, 언제까지 보존되는지 등 현실적인 이야기를 곁들인다. 조회 시간에는 시사성이 있는 각종 멀티미디어 자료를 보면서 인성·진로·생활·창의성 교육을 진행한다. 손 교사는 "요즘 아이들은 이해하지 않으면 행동하지 않는다"면서 "현실적인 이야기를 통해 학창 시절을 후회 없이 보낼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과의 소통도 중요합니다. 전 SNS를 소통 도구로 활용합니다. 아이들을 쫓아다니면서 무엇을 좋아하는지, 관심사는 무엇인지 파악해요. 수업 활동 모습을 올려 메시지를 남기기도 하죠. 중·고등학교는 3월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학급 운영의 성패가 나뉩니다. 적극적으로 기반을 닦아야 하는 이유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