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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시네마편지> 꽃피는 봄이 오면

나는 오늘도 꿈을 가르칩니다


10년만의 무더위로 잠 못 이루던 게 불과 한달 전인데 어느새 찬바람이 코끝을 스쳐간다. 이러다보면 금세 눈 내리는 겨울이 올 테고, 그리고 도저히 녹을 것 같지 않은 빙판길 위로도 언젠가는 하늘하늘 꽃비가 내리겠지….

트럼펫 연주자 현우(최민식) 오디션에서 번번이 떨어진다. 애인 연희가 다른 남자를 만난다고 털어놓는데 화도 못 낸다.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친구가 여유부리는 것도 꼴보기 싫다. 남은 것이라곤 '나는 음악을 한다’는 자존심뿐이다.

또다시 오디션에 탈락하고 연희의 결혼소식을 들은 현우는 관악부 지도교사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발견하고 강원도의 한 중학교로 떠난다. 그러나 소리도 제대로 안나는 악기, 너덜너덜한 악보, 하루씩 번갈아가며 눈병에 걸리는 아이들, 상황은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다.

“선생님, 이번에 전국대회에서 우승 못하면 관악부 없어진대요.”

딴따라라고 야단맞으면서도, 집안형편상 음악을 계속하기가 무리라는 걸 알면서도 아이들은 클라리넷을 불고 심벌즈를 친다. 자포자기 심정의 현우는 아이들을 통해 자신이 처음 음악을 시작하던 그 순수한 열정을 발견한다. 그리고 아이들의 상처를 보듬고 용기를 키워주는 진짜 '선생님’이 되기 시작한다.

현우는 짜증만 부리던 어머니에게 “엄마, 내가 영양제 사드리면 잡수실래요?” 하고 던지듯 묻는다. “먹지 그럼. 사줘만 봐라.” 어머니의 대답에 그는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쏟아낸다. 익숙해서 잊고 살았던 어머니의 사랑, 연희의 마음, 음악에 대한 열정. 봄이란 이렇게 얼어붙어 버린
익숙함을 녹여주는 계절이다.

관악부 연습실에 놓고온 트럼펫처럼 현우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꿈을 아이들에게 남겨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아이들의 '꽃피는 봄’을 위해 꿈을 가르치는 진짜 선생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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