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 처리율 20.8%에 불과
국가교육위 처리 넘어갈 듯
안전 관련 법안도 다수 계류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1054건. 이달 29일 임기 만료를 앞둔 20대 국회에서 그동안 교육위원회에 제출된 법안 건수다. 이 중 가결되거나 부결, 폐기 등 처리된 법안은 308건으로 13일 기준 746건이 계류 중이다. 계류 법안들은 임기 내에 처리되지 못하면 모두 자동 폐기된다. 현재 20대 국회에 발의된 전체 법안은 2만4078건이며 이 중 3분의 2에 달하는 1만5259건이 계류돼 있다. 20대 국회가 역대 최악의 ‘무능 국회’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2018년 기존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교육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위원회로 분리되면서 독립상임위로 재탄생했다. 10년 만의 교육위원회 부활에 교육계는 ‘일하는 교육위’에 큰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18년 7월 이전 교문위에서 처리된 법률안 259건 중 교육위 소관 법률안 111건을 제외하면 분리된 독립상임위에 접수된 법안은 943건이다. 이 중 가결되거나 부결, 폐기 등 처리된 법안 197건을 제외하면 법안 처리율은 29.2%에서 20.8%로 떨어진다. 20대 국회 전체의 법안 처리율 36.6%에도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이다.
본지는 계류 법안 중에서 의미 있는 법안들과 21대 국회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를 짚어봤다.
문재인 정부 주요 국정과제인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는 사실상 21대 국회로 넘어가는 모양새다. 지난달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이후 추진에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20대 국회에서는 조승래, 전희경, 박홍근, 안민석, 유성엽 의원 등이 관련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민주당은 공약집에서 “21대 국회에서 가장 먼저 국가교육위원회법을 처리하고 충분한 예산과 인력을 확보해 각종 교육 의제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21대 국회에서 여당의 추진으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교육위원회는 중장기 교육정책을 논의하는 기구로 올해 출범이 목표였지만 해당 법이 국가교육위를 대통령 직속으로 그 취지를 변질시키고, 위원 구성도 정부·여당 쪽으로 편향돼 있어 교총과 야당이 수정을 요구하고 있는 법률안이다.
학교운영위원회에 정치인 참여를 제한하도록 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전희경 의원)도 1년 넘게 계류 중이다. 최근 마지막 남아 있던 정당인 학운위 참여 금지 지역인 서울까지 정치인을 받아들이면서 이제 전국의 모든 학교 운영에 정치인이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정치인 참여 금지가 없어지면서 학운위 위원의 20%가량이 정치인으로 채워질 전망이다.
전희경 미래통합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선거에 당선된 지방의원 3751명 중 709명(18.9%)이 학운위 위원을 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총은 “학운위 정치인 참여는 학교의 정치장화를 심화하게 될 것”이라며 “법률에 정치인의 학운위 참여 금지를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생과 교직원의 안전을 위해 발의된 다양한 법안들도 계류 중이다. 조원진 의원이 발의한 ‘교원지위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도서벽지 지역 관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교원의 신변보호 등 안전대책을 수립·시행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종배, 조승래 의원이 각각 발의한 ‘직업교육훈련 촉진법 일부개정법률안’도 제자리 걸음이다. 제주도 현장실습 고교생이 사망한 사고를 계기로 현장실습산업체의 장이 실습계약 사항을 준수하도록 하는 것과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보호 관련 규정을 직업교육훈련촉진법에도 준용해 현장실습생의 안전을 근로자와 동등한 수준으로 보호하자는 게 골자다.
이밖에도 모든 학교에 보건교사를 의무적으로 배치하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규모 이상의 학교에는 2명 이상의 보건교사를 두도록 하는 내용의 ‘학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박인숙 의원)도 계류 중이다.